지역자원을 활용한 지역 경제 활성화

2022년 6월 1일 지방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 직후 치러지는 선거에다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대선 후보들이 출마하면서 대선이 연장된 느낌이다. 지방선거에서는 시·도지사나 시·도의원, 자치구·시·군의 단체장과 의원, 시·도의 교육감을 선출한다. 의원선거는 비례와 지역구로 나뉘어 특별자치시·도가 아닌 지역에서는 7번의 투표를 해야 하니, 누구를 뽑아야 할지 많이 고민이 많다. 누구를 뽑아야 하나? 선택은 기준은? 이제 대선이 끝나고 지방선거를 맞이했으니, 지역경제로 눈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1990년대 초 지방자치가 부활할 즈음 ‘고용없는 성장’이 우리 사회의 주요 화두로 등장하고 1997년 외환위기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양극화’와 ‘저성장’이 고착화하면서 일자리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되었다. 이에 따라 지방정치에서도 지역 주체의 자립적인 경제 발전을 도모하는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1990년대 초 지방자치가 부활하면서 지역경제 개념도 생겨난 것이다. 물론 여전히 중앙정부와 재벌 대기업 중심의 개발론이 우세하지만, 지역별 고유의 자산을 토대로 자립적, 자구적인 방식으로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려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국가 주도 국민경제 발전전략으로 인해 초래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극화 문제, 청년과 서민을 좌절하게 만든 수도권 부동산값 폭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국내 포도 생산의 13%를 차지하는 최대 주산지 영동군은 농산물 시장개방에 대응하기 위해 1차 산업을 2차·3차 산업으로 고도화하고 융·복합화를 추진해 부가가치 창출과 고용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2008년부터 ‘100 농가 와이너리 육성사업’에 집중했는데, 지역에 있는 유원대학교 와인사이언스학과 등과 손잡고 와인 아카데미를 열어 와인 제조 및 인허가, 와인 포장과 완성품 제작, 홍보 마케팅 등을 지원했다. 2014년 문을 연 와인 연구소는 농가 와이너리에 와인 품질 분석, 토종 효모 지원, 가공품 개발 등을 도왔다. 덕분에 상당수 농가의 도전과 실패 속에서 현재는 40여 농가형 와이너리가 제각각 맛과 멋을 유지하며 우리 식탁의 선택권을 넓혀주고 있다.

정이품송으로 유명한 보은군은 지역경제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활력소로 스포츠와 문화예술을 선택했다. 먼저 대중의 관심 밖이던 여자축구 리그전을 2011년부터 유치해 지역 활성화를 추진했다. 덕분에 20여 차례 열리는 경기마다 1,500명 이상이 경기장을 찾는 등, 2006년 완공 뒤 매년 500여 명 방문에 불과하던 공설운동장이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더해 전지훈련 방문자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인 덕분에 전국 최고의 하계훈련장으로 거듭났다. 2021년 기준 11년째 여자축구 리그전 유치에 성공한 보은군은 여자축구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광명시는 폐광 뒤 40년 가까이 새우젓 저장소로 이용되던 곳을 매입하고 동굴 내 물을 퍼내어 시설보강을 거쳐 동굴 테마파크로 개조했다. 갱도와 지하 광산 안에 좌석 350개를 갖춘 동굴 예술의 전당, 지하 암반수를 끌어 올려 1급수 토종 물고기를 기르고 전시하는 동굴 아쿠아월드, 195m에 이르는 ‘와인 동굴’등을 조성했다. 여기에 더해 각종 이벤트와 팔도 농산물 상생 장터 등을 운영하고 스마트 관광 안내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매년 100만 명 내외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으로 거듭났다.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니, 꼭 한번 방문해 보기를 권한다.

시장개방에 맞서 연구와 제품개발로 맞선 영동군, 지역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보은군,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지역자원을 다시 살려낸 광명시의 노력 덕분에 우리는 국내산 와인을 맛볼 수 있고, 여자축구 경기를 관람하며, 도심 근처 동굴에서 공연과 물고기를 구경할 수도 있다. 이렇게 지방자치 부활 이후 지방정부는 지역의 자원을 발굴하고, 연구와 마케팅으로 지역경제를 살리는 사례들을 만들어 내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이것은 대규모 개발사업이나 외부 자본 유치보다 자립적이며 지속 가능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이렇게 지역자원을 활용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지역경제를 살릴 후보를 찾아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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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지방자치가 우리 삶을 바꾼다 – 지역을 바꾼 148가지 혁신사례

정리: 송정복 자치분권팀장 | wolstar@makehop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