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 미래를 상상하라!

제프 멀건이 제시한 ‘사회혁신의 10가지 우선순위’

‘사회혁신가들의 혁신가’로 불리며 영국 내 사회혁신 생태계를 키워온 제프 멀건(Geoff Mulgan) UCL 교수는 대표 저서인 <사회혁신>(Social Innovation, 2019)에서 2020년대 사회혁신의 과제가 “우리가 살고 싶은 미래를 창조할 수 있다는 힘의 감각을 되찾는 것”이며, 이는 “우리를 행동으로 이끌어줄 대안적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에 달려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지난 시기 사회혁신의 성과와 한계를 토대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사회혁신 분야의 10가지 우선순위를 제시합니다.

▲ Social Innovation, 2019 Geoff Mulgan

01. 큰 이슈를 적절한 규모로 다루기
기후변화를 비롯해 고령화와 실업, 정체된 민주주의는 우리의 중요한 도전 과제입니다. 지금까지의 사회혁신 활동을 살펴보면, 혁신가나 개별 벤처 등 개인적 혁신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았고 그 반대편에는 거시적인 이니셔티브로 모든 기업과 단체의 행동을 변화시키거나 국제적 수준의 변화를 촉진하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변화는 중간 수준의 이슈를 적절히 다루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거대한 도전 과제를 구체적인 체계와 분야로 조정하는 것, 예를 들면 주택이나 보육 문제해결, 도시나 지역에서의 성과 향상 등을 목표로 삼는 것이 더 유용할 수 있습니다.

02. 대규모 자금 조달
공공과 민간 R&D 투자의 상당 부분을 사회혁신을 위한 투자로 연결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혁신을 위한 자금은 꾸준히 증가해야 하며, 그 방법은 대규모 펀드, 대출과 자산, 전환가능한 펀딩, 매칭 크라우드 펀딩, 공공조달, 성과기반 펀딩(채권), 참여예산 등 다양해야 합니다.

03. 임팩트 증거와 행동의 연결
사회혁신의 성과와 영향요인을 찾는 데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거창한 심층연구를 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대체모델을 테스트하거나 성과측정의 공통표준을 만들고, 무엇이 어디서 언제 작동하는지 정교하게 파악하는 등의 ‘분석’ 과정을 조직의 일상업무에 포함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04. 운동, 행동주의, 민주주의와 연결
사회혁신은 더 정치적이어야 하며, 사회혁신가는 맨 앞에서 캠페인을 벌여야 합니다. 정치적 환경이 사회운동과 시민운동에 적대적인 나라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정치와 민주주의에서의 행동은 사회혁신의 번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05. 디지털 최대한 활용하기
DSI와 시민기술, 특히 오픈 데이터와 오픈 지식, 메이커 운동 등의 시민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성과는 그간 시민사회조직과 강력한 연결고리를 형성하지 못했습니다. DSI와 시민기술은 규모화를 위한 더 나은 길을 찾아야 하며, 이는 적정한 재정과 인큐베이션, 조달 연결에 달려있습니다.

06. 다음세대 인터넷 구축하기
사회혁신 분야의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다음세대 인터넷을 디자인하는 것입니다. 다음세대 인터넷은 오픈소스, 오픈데이터, 망중립성, 시민통제로 사회혁신의 원칙과 월드와이드웹 정신에 더 가까운 원리를 추구해야 합니다. 이미 몇 가지 유력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기업과 중국, 러시아의 감시와 통제를 벗어나 인터넷 검색이 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것은 우리에게 여전히 중요한 투쟁이 될 것입니다.

07. 더욱 폭넓고 깊이 있는 사회혁신 기술
사회혁신을 위해서는 아이디어 생성·개발·확장 방법에 대한 지식과 같은 특수한 역량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기술은 드물고, 잠시 유행하다 사라지기도 합니다. 디자인, 프로토타이핑, 파일럿, 실험, 사회적 투자, 평가, 상호작용 등의 실용적 기술 개발을 위한 폭넓은 지원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여기에는 온라인 도구, 원격교육프로그램(MOOC), 더욱 창의적인 풀뿌리 아카데미 등이 포함됩니다.

08. 더 나은 적용
사회혁신을 새롭고 기발한 아이디어나 창의적인 사고의 산물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영역에서 혁신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새롭게) 적용하고 점진적으로 적응하는 것입니다. 혁신가의 첫 질문은 ‘무엇을 빌리거나 적용할 수 있을까?’가 되어야 합니다. 투자자는 독창성보다 똑똑한 적용에 더 높은 점수를 매겨야 합니다.

09. 성숙한 정책 토론
사회혁신을 위한 진지한 국가 정책을 이제 막 등장했습니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국가 전략을 비교분석하고, 사회혁신의 목표에 맞춰 정책이 잘 수립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자금조달 정책, 새로운 합법적 형태, 세금혜택, 조달, 커미셔닝 등이 더 잘 작동할 수 있습니다.

10. 지속적인 네트워킹
사회혁신과 같은 분야는 내향적이거나 배타적인 문화를 갖기 쉽습니다. 사회혁신 현장의 많은 이들이 도시에 살고 교육수준이 높으며 젊은 편입니다. 그러나 의미 있는 혁신은 다양성에서,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 간의 만남에서 비롯됩니다. 공감, 상징의 이해, 상처치유 능력은 합리적인 분석만큼이나 중요할 수 있습니다.

* 출처: Geoff Mulgan, (2019), policy press

– 번역: 연구사업본부 이다현 팀장 | mangkkong2@makehope.org
– 정리: 이미경 미디어팀 연구위원 | nanazaraza@makehop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