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소비 생활, 지역경제를 살리는 소비 활동

지역에서 빠져나가는 건 인구뿐만이 아니다.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의 시대, 무엇보다 지방정부의 고민은 청년인구의 외부 유출이다. 청년인구가 지역을 떠나는 이유로는 양질의 일자리, 교육과 문화 등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자리와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말은 곧 자원이 부족함을 의미한다. 인구가 유입되고 증가한다는 보장이 있다면 과감한 투자도 이루어지겠지만, 감소하는 인구 추세 속에 추가적인 자원을 투여해 인프라를 만들기도 부담인 상황이다. 지역경제의 위축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고, 일자리 감소는 인구 유출로 이어진다. 자연 감소뿐 아니라 유출로 줄어드는 인구에 지역은 활력을 잃어가고 이는 다시 지역경제의 위축으로 이어진다.

경제 환경의 변화, 지역경제의 위축은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소비를 줄이거나 꼭 필요한 소비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방식으로 소비 계획을 점검한다. 반드시 해야하는 소비라면 지역 내 소비, 지속가능한 소비로의 전환을 고려해볼 수 있다. 지역경제 안에서 소비가 이루어진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소비 활동으로 촉진하는 지역 활성화

지역의 소비구조 탐색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전략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2015년간의 지역경제성장의 동력은 과거와 다르게 나타났다. 2009년에 민간소비의 비중이 높은 지역은 민간소비로 경제성장을 보일 뿐 아니라, 순이출*을 통한 경제성장의 양상을 확인했다. 즉 지역 내 민간소비가 지역경제 성장을 위한 새로운 동력으로 잠재력을 보인다는 것이다.

* 순이출이란? 지역 밖으로 나간 자원에서 생산을 위해 들여온 자원 규모를 뺀 것이다. 순이출이 높다는 것은 들어오는 자원보다 밖으로 나가는 자원이 큰 것으로, 반대로 들어온 것이 많으면 순이입이다. 순이출이 많으면 자립도가 높다는 의미, 순이입이 많으면 타 지역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지역별 소비권 전략으로는 거점도시, 중소도시로 나눈다. 대도시는 거점도시를 활용한 소비권 육성 전략, 중소도시는 지역 자원을 발굴, 활용한 육성전략이다. 중소도시는 소비자 수요 중심의 정책으로 지역관광을 사례로 든다. 지속가능한 관광의 개념의 도입 필요성과 지역자원을 활용하는 ‘지역 공동체’가 핵심이다. 지역 관광산업을 지역 공동체가 중심이 되어 발굴·운영하고, 그 소득이 지역으로 환류될 수 있도록 한다. 또 특정 지역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 간 연계 시스템 구축을 제안한다.

지속가능한 소비 활동 관점으로

소비 방식의 전환은 시장에서 주목하는 핵심 소비층으로 등장한 MZ세대에서 ‘가치 소비’라는 이름으로 유행하고 있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수단으로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세대의 등장은 소비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게 한다. 제로웨이스트(Zero Waste)와 비건(Vegan)을 실천하는 ‘제비족’이라는 신조어와 개인, 소상공인, 기업이 사회적으로 선한 행동을 했을 때 소비로 혼내주는 ‘돈쭐내는’ 문화도 탄생했다. 윤리적 기준에 어긋난 반대의 경우에는 불매운동도 활발하게 일어난다. 소비가 곧 경제적 투표, 권리로 전환되고 있다.

코로나19 재난지원금으로 지급된 지역화폐는 많은 시민에게 우리가 어디에서 소비해야 하는지를 체감하게 했다. 지역경제 활성화, 소상공인 지원 정책 일환으로 도입된 지역화폐 사용처에서의 소비가 곧 지역경제 선순환을 촉진하는 소비이다. 커피를 소비할 때도 가맹점 매장보다는 동네 카페에서의 소비로 지역 내 경제 활동을 응원할 수 있다. 소상공인 외에도 마을기업, 협동조합, 사회적기업에서 소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러한 소비 방식은 지역경제에도 좋을 뿐 아니라 생산-소비 거리를 축소하며 탄소배출을 줄이기 때문에 환경에도 이롭다.

지역에 도움이 되는 소비를 적극적으로 찾아 지역 활성화에 투표하는 방식으로의 소비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대기업, 가맹점보다는 소상공인, 골목상권, 재래시장 등 지역에서 소비로 발생한 소득이 다시 지역으로 환류될 수 있는 구조 안에서의 소비 활동이 필요하다.

소비의 전환, 활동의 전환

보다 적극적으로는 지역 내 소비뿐 아니라 경제 선순환 구조 속에서 생산 활동을 추진할 수 있다. 지역에 밀착한 커뮤니티 비즈니스 방식으로 지역 활동을 도모한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에 존재하는 자원을 활용해 사업모델을 만들어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공동육아, 교육공동체 등 공동체 모임에서 시작한 활동을 마을기업,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러한 활동을 안정적으로 지속하기 위해 공동자산, 사회주택 등 시민자산화 방식으로 공동 소유의 자산을 마련하기도 한다.

생산 활동을 통해 발생한 이익은 다시 공동체에 투자한다. 귀농·귀촌한 청년, 로컬크리에이터의 활동도 지역의 공동자산을 리모델링해 공유 오피스, 북카페, 워케이션 사업 등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기업 유치로 당장의 일자리 증가를 기대하는 것보다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사례를 발굴하고 촉진하는 것이 보다 지속가능한 인구 유입,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인구감소, 지역소멸 문제는 거대해서 중앙정부의 역할로만 인식되기 쉽다. 하지만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보면 우리부터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이전과는 다른 소비문화를 실천하는 것부터 더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시민 활동까지 나아간다면 지속해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 정리: 안영삼 미디어팀 팀장 | sam@makehope.org

참고자료
발상의 전환,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희망제작소, 2023.01.18.
“시민주도 지역순환경제로 위기의 지역경제 새 판짜야”, 부산제일경제, 2022.08.28.
지역의 소비구조 탐색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전략연구, 국토연구원, 2018.03.29.
MZ세대 소비자, “가치 있는 삶 소비로 표현”, 브라보마이라이프, 2021.12.01.
마을을 지속할 수 있게 만드는 기업, 희망제작소, 2022.05.31.
‘자급자족’ ‘공동자산’으로 농촌 청년 모으자, 단비뉴스, 2023.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