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2.0 실현, 무엇이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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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의 보노(가수), 실비아 얼(해양연구원), 제이미 올리버(요리사) 이들은
TED 컨퍼런스에서 가장 담대하고, 절실한 꿈과 비전을 발표해 ‘소원상(Wish Prize)’을 수상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2012년 TED 컨퍼런스 소원상은 최초로 개인이 아닌 아이디어에게 돌아갔습니다.

<City(도시) 2.0> 우리의 지구, 우리의 도시를 변화시킬 새로운 상상력과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가 최초로 사람이 아닌 아이디어에게 소원상을 주기로 한 이유는 <city 2.0> 아이디어야말로 오늘날 유사 이래 가장 큰 도전과 기회들에 직면한 전 세계 수백만의 사람들에게 큰 영감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래 소원상 제정 취지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행동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훌륭한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들이 그런 일을 할 수 있으리라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도시의 미래’는 수많은 개인, 기관, 기업들이 연관된, 너무나 역동적이면서도 중요한 화두이기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상금 10만 달러 역시, 예전과 달리 즉각 <city 2.0>의 종잣돈으로 투자될 것입니다.

<city 2.0>은 100억을 넘어선 지구시민들이 지속가능한 삶을 살아가는 미래의도시입니다. 하지만 이는 무익한 공상이나 막연한 상상이 아닙니다. 인류 집단지성으로 업그레이드될 엄연한 현실세계입니다. 혁신, 교육, 문화, 경제적 기회를 고취시키는 것, 아름다움과 경이로움, 다양성이 넘치는 공간,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환경오염이 사라지는 시대. <city 2.0>은 그 모든 것이 구현되는 도시입니다.” – TED 조직위원회

이러한 움직임에는 이미 세계 각국의 여러 도시들과 기업들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먼저, 세계적인 컴퓨터 회사인 IBM과 Autodesk가 스폰서로 나서면서 <city 2.0> 오픈플랫폼이 개설되었는데, 전세계 누구나 사이트에 가입을 하고 자신의 도시를 설정하면 도시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함께 나누고 소통할 수 있습니다. (서울특별시도 벌써 등록하신 분들이 있네요. 지금은 잠깐 공사중이지만요.) 

이미 미국 시카고시는 30여 종에 달하는 각각의 통계정보와 정치정보들을 온라인‘지도'(GIS)와 함께 보기 쉽게 제공하고 있으며, 무료로 파일다운로드(PDF)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헬싱키시 누리집에는 쌍방향 소통기능까지 구현되어 있습니다. 이를테면 시의 지도정보를 사용한 시민이 불만점이나 개선점, 나아가 대신 답변까지 할 수 있도록 해, 소통공간 역할까지 하고 있는 것이죠. 한국에서도 남양주시가 이미 지난해 전국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이러한 기술들을 바탕으로 한 ‘생태환경정보시스템‘을 개설한 바 있습니다. 더이상 먼나라 이웃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물론 <city 2.0>이 이처럼, 기술과 행정의 결합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몇 해 사이 비약적인 경제성장과 사회혁신을 이루며 주목받고 있는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 에두아르도 시장에게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오늘 밤 말한 것, 계명들은 우리가 도시를 통치하기 위한 수단이고, 방법입니다. 사회 기반 시설들에 투자하고, 환경에 투자하며, 공원을 열고, 공간을 열고, 사회적으로 통합하고,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도시에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문제로 볼 수 없습니다. 그건 환상적(fantastic)입니다! 만약 어느 곳에 지금 35억 명이 살고 있다면 60억 명으로 늘어나고 100억 명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이건 대단해요. 우리가 100억 개의 정신과 100억 개의 재능이 한 데에 모일 것이라는 말이니까요. 그래서 제가 진심으로 믿건데 미래의 도시는 시민들을 생각하고, 시민들을 사회적으로 통합시킵니다. 미래의 도시는 이 위대한 파티에서 어느 누구도 배제하지 않을 겁니다. 그게 도시입니다.”

 

          에두아르도 파에스 “미래도시를 위한 4계명” – TED, 2012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어떻게 보면 이런 변화는 이미 십여년 전 부터 예견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 2003년“참여, 공유, 개방”의 쌍방향 온라인 소통으로 요약되는 웹2.0 패러다임을 팀 오라일 리가 주창할 때 즈음부터 말이죠. ‘오픈플랫폼’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의 발달로 자연재해, 정치적 변화 등 중요한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또 실시간으로 해결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들은 최근 들어 보다 광범위하게, 보다 우리 생활 가까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대표적인 영역이 바로 경제입니다. 남는 자원, 불필요한 자원을 적재적소 꼭 필요한 이에게 전하고,‘트친’, ‘페친’들은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신뢰를 쌓아 사업을 함께 시작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아무리 서로 먼 거리에 떨어져 있다할지라도, 또 피부색과 교육수준, 생활수준이 다르다 할지라도 말이죠.

공유경제 기업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의 에어비앤비(간이침대와아침식사) 입니다. SNS를 통해 연결된 전 세계 각국의 ‘간이침대’ 보유자들이 올린 정보를 보고 오늘도 여행객들은 더 싸고 더 재미있는 숙소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처음 세 대의 침대로 시작한 그들의 사업은 불과 5년 만에 200개국 사람들이 하루 100만 명 이상이 찾는 유망기업으로 성장했고, 2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외에도 자동차를 공유하는 Zip car, MeshLabs 등의 기업들이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데, 샌프란시스코 시가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습니다. 올 해 3월 역사적인 공유경제 워킹그룹 출범을 발표했습니다. 에드윈 리 (Edwin Lee) 시장은 다음과 같이 역설합니다.
 
“오늘은 공유경제에 있어 중요한 날입니다. 공유경제는 기술과 혁신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내 모든 지역과 소득계층을 대상으로 새로운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이미 샌프란시스코는 2011년 공유경제를 장려하고, 선도하고 있는 비영리단체 Shareable과 함께 공유도시 정책을 20편의 시리즈물로 발행한 바 있습니다. 지속가능 경제 & 법률센터의 변호사들이 작성한 시리즈는 자동차, 주차공간, 카풀, 주택, 업무공간 등의 공유뿐만 아니라 개방적인 녹색 공간, 도시 농업, 도구 공유 등에 대한 새로운 정책의 필요성의 개요를 정리한 것으로, 샌프란시스코의 공유 경제 워킹 그룹의 초기 관심사의 많은 부분이 반영되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는 새롭고 지속가능한 공유경제의 진원지로서 공유경제를 보다 촉진시키고 법률을 개선함과 동시에 관련 정책과 이슈들을 해결하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_1C|1241863721.jpg|width=”490″ height=”365″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샌프란시스코 ‘공유경제’ 워킹그룹_##]

우리 시대 사회적경제, 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하다

우리 시대 사회적경제는 과연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까요. 또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UN이 정한 세계협동조합의 해
를 맞아, 관련 정책과 제도, 정보들이 봇물을 이루지만 아직 잘 상이 그려지질 않습니다. 어느 때보다 상상력의 발휘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최근 사회적경제에 관심이 있거나, 관련 창업을 준비 중인 분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도 바로 “너무 어렵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하다.”는 하소연이었습니다. 호혜와 연대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경제. 무척 매력적이고 가슴 설레는 말이지만, 숱하게 회자되는 몬드라곤처럼 100년 이상 된 ‘전설적인 사례’들 만으로는 아무래도 멀게 느껴진다는 것이죠.

그것은 무엇보다 한국 사회적경제가 그동안 그늘에 가리워져 있었던 까닭이 큽니다. 실제 협동조합만 보더라도, 유기농 바른먹거리를 중심으로 비약적으로 성장한‘소비자생협’을 포함, 나름의 역사와 규모가 이미 상당한 편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대기업 중심 경제성장 정책에 눌리고,‘개별협동조합법’이라는 칸막이에 발목 잡혀 제대로 기지개를 펴질 못했죠. 시대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거나, 정부, 기업, 비영리단체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이 두 영역의 교차점이 우리 시대 사회적경제의 출발점이자, 적극적인 상상력 발휘가 필요한 임계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 두 영역에 몸담고 있는 분들을 만날 때마다 동일한 분야에서 같은 목표를 갖고 활동하는 사례가 많아 놀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는 경우가 드물어 또 한 번 놀라곤 합니다.

올해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되면 드디어 기존의 칸막이를 뛰어넘어 다양한 연대와 협력 상상력의 발휘가 가능해집니다. 이 때에 기존의 사회적경제와 새로운 사회적경제, 온라인과 오프라인, 이네들을 서로 잇고, 연결한다면 분명 어떤 전환점이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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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예를 들어볼게요. 2010년 치솟는 대학 기숙사비, 신촌 지역 방값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민달팽이 유니온이 결성됐습니다. 연세대 학생들이 중심이 돼 만든 이 주거협동조합 추진모임은 민박이 가능한 ‘게스트하우스’를 열었고, 순식간에 100명이 넘는 조합원을 모았죠.

여기에는 오랜 역사와 안정적인 운영시스템을 갖춘 연세대 학내 생활협동조합이 큰 원동력이 됐다고 합니다. 물론 아직 협동조합 기본법이 발효되기 전이기 때문에 직접 투자나 출연, 협력사업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연세대 생협은 협동조합 설립운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한편, 매년 2천만 원을 출연, 민달팽이 기금을 만들어 300명의 학생들에게 주거비를 지원하면서 활동에 힘을 보탰다고 하네요.

만일 여기에 더해 민달팽이 유니온이 SNS를 통해, 서울 시내 대학주거모임, 나아가 전세계 대학주거모임들과 페친을 맺고 주거문제 대안을 함께 고민한다면 어떨까요? 이를 바탕으로 공동으로 게스트하우스 임대 사업을 벌여, 그 수익금으로 민달팽이 기금을 늘리거나 ‘민달팽이 기숙사 건립’을 추진한다면?

미국의 에어비앤비(간이침대와아침식사)가 처음 세 대의 간이침대로 시작했지만, 마침내 도시를 연결하고 세계각국의 개인들을 연결해, 유망기업으로 성장한 것처럼 민달팽이협동조합이 우뚝 서지 않을까요?

마침 <민달팽이 유니온>은 현재 경희대, 서울시립대 등 다른 대학들과 함께 ‘서울시 주거네트워크’ 결성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고 하네요. 앞으로의 행보가 무척 기대됩니다.

전통적인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축적한 노하우와 인프라와  새로운 시대 과제에 대한 도전정신, 거기에 더해 정보통신 기술이 접목된다면, 이런 상상이 그리 먼 미래 일만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늘 그렇듯, 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합니다.

글_이재흥 (사회적경제센터 선임연구원 weirdo@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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