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소셜디자이너 바인더, 이렇게 기록하고, 조금씩 나아갑니다

2025-11-05


소셜디자이너의 바인더 프로그램은 누군가의 강의를 받아 적는 교육이 아니라, 각자의 질문을 꺼내 쓰고 서로의 삶을 경청하며 함께 길을 찾는 과정이자 커뮤니티입니다. “삶의 전환기를 기록하고, 지역의 제도·자원·관계망과 연결해보는 포트폴리오 실험 프로그램”으로 스스로의 전환기를 정의하고, 기록을 사회적 실험으로 확장합니다.

 


희망제작소에서 소셜디자이너의 바인더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도 “누구를 위한 프로그램이라기보다,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목표도 단순합니다. 나의 전환을 나의 언어로 기록하고, 그 기록을 지역과의 연결, 작은 실험의 설계로 자연스럽게 이어보는 것. “꼭 지역 이주나 창업만이 답은 아니다”라는 단서를 달며, 지금 내가 딛고 선 곳에서 시작하는 변화를 강조했습니다.

현재 희망제작소가 운영하는 소셜디자이너의 바인더 프로그램은 총 3단계의 스테이지로 나뉩니다. 스테이지별 80% 이상 참여 시 다음 단계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약 두 달 여 간 스테이지1,2까지 진행되었으며 각 스테이지 별로 나의 전환을 탐색하는 과정은 아래와 같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 스테이지 1: 타임라인, 감정지도, 전환사전 등으로 나의 전환기와 질문을 명료화합니다.
  • 스테이지 2: 도보 15분 생활권 등 지역을 실제로 탐방해보며 지역 자원·제도·공간과 연결합니다.
  • 스테이지 3: 앞선 기록을 토대로 작은 실험을 설계·실행합니다.

  소셜디자이너 바인더 워크북 중 일부

 

참여자 이야기: 개인의 질문에서 사회로 이어지는 다리



"바인더는 단순한 워크북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저에게 쉼 없이 질문을 던지는 도구였습니다. 나의 문제 정의는 무엇인가? 이것이 지역 사회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가? 내가 상상하는 작은 실험은 무엇인가? 이 질문들을 따라가며 기록하고 정리하는 과정은 헝클어진 실타래를 푸는 것 같았습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프로그램의 구조였습니다. 개인의 성찰에서 출발해 지역 사회의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게 하고, 각자의 접근법에 소셜함이 자연스럽게 얹어지도록 이끌었습니다. 혼자였다면 개인적 문제에만 머물렀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제 경험 속에 담긴 사회적 가치를 발견하고, 지역의 문제와 연결하는 시야를 얻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막연했던 아이디어가 지속 가능한 실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습니다."

- 👩 허○○ 님(소셜디자이너의 바인더 스테이지1 참여자)


"스테이지 1의 워크북은 지금 내 삶에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질문’들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침표로 끝내려 했던 전환기에 새로운 시작을 꿈꾸게 하는 낯선 물음들이 이어졌습니다. 아마 이 과정을 혼자서 이어가려고 했다면 중도포기 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각자의 다른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는 동료들과 함께 하니 위로가 되기도 하고, 활력소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무사히(^^) 과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특히 2장 ‘세상의 전환 사례에서 배우기’에서는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늘 사람들 속에 있었지만 외로웠습니다. 왜 그랬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일을 잘하고 싶다,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마음이 앞서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지 않았던 겁니다. 그러다 보니 세상에 혼자 남겨질 것 같아 불안했습니다. 그런데 전환을 삶의 작은 선택으로 받아들이고, 나를 둘러싼 세상과 소통하려는 소소하지만 소중한 사례들을 찾아보면서 용기를 얻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스테이지 1을 통해 받은 가장 큰 선물인 것 같습니다."

- 👩 조○○ 님(소셜디자이너의 바인더 스테이지1 참여자)


"최근 1-2년 간 노부모의 급작스런 노화를 경험하면서 나 자신의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구체화되었습니다. 올해 환갑 기념으로 자신과 가족의 돌봄시간을 가지며 삶의 전환기를 잘 정리하고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중략)... 다양한 연령대와 지역에서 오신 분들이셨지만 ‘우리는 동지’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커리어 또는 삶에서의 ‘전환’을 공통 키워드처럼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바인더의 구조화된 질문들은 전환기 삶의 고민들, 즉 경력개발, 거주지, 돌봄 등에 대한 생각을 보다 구체화하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반면 이런 고민들과 도전들이 경제활동과 직결될 수 있을지, 지속성은 있을지 등 아직 시도해야 할 것들에 대한 막연함으로 답답해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미 수많은 선행 사례와 연구결과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다양한 아이디어들에 대한 벤치마킹이 가능하겠다는 생각과 자신감도 생겨났습니다."

- 👩정○○ 님 (소셜디자이너의 바인더 스테이지1 참여자)


"갑작스런 아버지와의 이별, 그리고 틈 없이 찾아온 어머니의 희소난치병 진단. 그 과정에서 세밀한 감정의 변화, 부정, 분노, 슬픔, 수용, 그 기록을 언젠가는 꼭 해야겠다고 늘 생각했습니다. 언젠가는 해야지, 하고 계속 미루고 있었는데, 다양한 방법으로 ‘나’를 기록한다는 점은 소셜디자이너의 바인더에 지체없이 참여하는 두드림이 되었습니다. 상실의 경험을 겹겹이 남길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이번 참여는 지금까지 몰랐던 저를 발견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관심사와 직업이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며 이 불일치에 오랫동안 질문을 해 왔습니다. 그 해답을 바인더의 첫 여정인 자기탐색 캔버스에서 찾았습니다. 나의 관심사인 치유와 돌봄이 따뜻한 활동가 공동체를 운영하고 창조적인 교육 과정 개발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정말 반가웠고 응원이 되었습니다."

- 👩 김○○ 님(소셜디자이너의 바인더 스테이지1 참여자)


기록은 혼자 쓰지만, 의미는 함께 만든다


스테이지1에 참여한 허○○ 님은 소셜디자이너가 자신에게 남긴 것으로 아래와 같이 4가지를 꼽았습니다. 


  • 전환기를 새롭게 정의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소셜디자인적 관점
  • 개인의 경험을 사회적 가치로 연결하는 구체적인 사고의 방향성
  • 유사한 고민을 가지고 다양한 시점을 가진 사람들간의 느슨한 연대
  • 막연한 아이디어를 현실적인 실험으로 발전시키는 용기와 방법


어쩌면 우리는 종종 ‘전환’을 너무 멀리서 찾았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전환은 거대한 선언이 아니라, 질문 하나를 꺼내 적는 손짓에서 시작합니다. 바인더 속 한 줄 기록, 한 번의 대화, 한 가지 시도가 모이면 서로의 용기가 됩니다. 희망제작소는 그 용기가 이어지도록, 기록과 대화, 탐색과 실험이 끊기지 않게 흐르는 커뮤니티를 만들겠습니다. 우리는 다시 각자의 바인더를 펼쳐 서로의 페이지를 읽고, 또 한 장을 덧붙일 것입니다.


글: 희망제작소 사회혁신팀 안영삼 팀장 

📞소셜디자이너 바인더 프로그램 문의 : 사회혁신팀 02-6395-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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