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과 함께 ‘기본사회’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본주거, 기본돌봄 등 생활 전반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기본’이 무엇인지 다시 살피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민이 일상에서 최소한의 안정과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사회의 바탕을 새롭게 다져 보자는 흐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주민과 가장 가까이 있는 지방정부가 있습니다. 지역의 현실과 주민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삶의 기본을 만드는 지방정부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지방정부의 길을 함께 모색해봅니다.

기본사회, 새로운 사회계약의 시작
21세기 한국 사회는 저성장, 고령화, 소득 양극화, 기후위기라는 구조적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한때 고도성장의 동력이었던 제조업 중심 경제는 한계에 봉착했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는 복지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층적 위기 속에서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기본사회’ 구상은 단순한 복지정책이 아니라 국민의 삶 전체를 재설계하는 새로운 사회계약의 비전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본사회란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해 필요한 소득, 주거, 의료, 돌봄, 교육, 교통, 통신, 에너지, 금융, 문화 등을 헌법적 권리로 규정하고, 국가와 지방정부가 이를 보편적으로 보장하는 사회 구조를 의미합니다. 이는 선별적 복지에서 보편적 기본권 보장으로의 전환을 뜻하며, ‘누가 더 어려운가’를 심사하는 시혜적 복지가 아니라 ‘모두가 인간답게 살 권리’를 전제로 하는 권리 중심 사회 시스템입니다.
기본사회의 핵심 가치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기본권 보장입니다. 모든 시민이 동등한 조건에서 인간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둘째, 포용적 성장입니다. 공유부 중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통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성장 과정에 참여하고, 그 과실을 공정하게 나누는 것입니다.
셋째, 연대와 공존입니다. 무한경쟁 사회에서 파편화된 공동체를 복원하고, ‘나 혼자 살아남기’가 아닌 ‘우리 함께 살아가기’의 사회적 연대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지방정부에서 피어나는 기본사회
기본사회는 중앙정부의 구호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생활 속에서, 마을 단위에서 구현될 때 비로소 실질적 사회 변화가 가능합니다. 이미 여러 지방정부가 기본사회의 철학을 선도적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 농어촌기본소득 : 소멸 위기 농촌의 희망
정부는 지난 10월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로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남 청양, 전북 순창, 전남 신안, 경북 영양, 경남 남해 등 7개 군을 선정했습니다. 2026년부터 2027년까지 2년간 이들 지역 주민들은 1인당 월 15만 원(연 18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받게 됩니다. 총사업비는 2년간 8,867억 원이며, 국비 3,278억 원(40%), 지방비 5,589억 원(60%)으로 구성됩니다.
이 정책은 단순한 복지금 지급을 넘어 지역순환경제의 마중물이자 공동체의 사회적 자본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반드시 지역 내에서 사용되므로 지역 상권 활성화와 소상공인 매출 증가 효과가 기대됩니다.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은 2022년부터 전국 최초로 농촌기본소득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3년여가 흐르는 동안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은 평균 12% 증가했고, 주민 공동체 활동은 1.8배 늘었습니다. 오랫동안 문을 닫았던 정육점과 미용실이 다시 영업을 재개했으며, 한 치킨집 주인은 “손님의 90%가 농촌기본소득 상품권으로 결제한다”며 안정적 경영이 가능해졌다고 말합니다.
다만 인구 변화는 복합적이었습니다. 사업 초기 5개월간(2021년 12월~2022년 5월) 청산면 인구는 3,895명에서 4,172명으로 277명(7.1%) 증가했지만, 이후 다시 감소 추세로 돌아섰습니다. 이는 기본소득만으로는 농촌의 교육·의료·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공동체 회복 효과는 분명히 확인되었으며, 기본소득이 농촌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임을 입증했습니다.
✔ 햇빛·바람 연금 : 에너지 전환과 복지의 결합
전남 신안군의 ‘햇빛 연금’은 기본사회의 혁신적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신안군은 섬이 많고 일조량이 풍부한 지리적 특성을 살려, 주민 소유의 공유지를 태양광·풍력 단지로 전환하고 그 수익을 주민 연금 형태로 지급하는 제도를 2021년 전국 최초로 도입했습니다.
제도의 구조는 단순하면서도 혁신적입니다. 주민은 1만 원의 조합비만 내면 협동조합 조합원이 되어 태양광 발전회사 수익의 30%를 분기별로 배당받습니다. 발전소와의 거리에 따라 가중치를 적용하여 인근 주민의 환경적 부담을 보상하는 동시에, 전체 주민의 이익 공유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신안군은 2021년 첫 배당 이후 4년간 누적 약 220억 원을 주민에게 배당했습니다. 2021년 17억 원으로 시작한 배당금은 2022년 39억 원, 2023년 78억 원, 2024년 82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2024년 4월 기준 전체 인구의 42%인 약 1만 6천 명이 혜택을 받았으며, 발전소 인근 주민들은 분기당 1인당 10만~68만 원을 받고 있습니다. 비금도의 한 주민은 “예전에는 농사만으로는 생활이 빠듯했는데, 햇빛 연금 덕분에 병원도 편하게 다니고 손주들 용돈도 줄 수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햇빛 연금은 기후위기 시대의 분권형 복지 모델입니다. 기존의 에너지 개발이 대기업 중심이었다면, 신안 모델은 에너지 생산의 이익을 지역 주민에게 환원하는 ‘기본소득형 에너지 전환’으로서 소득·복지·에너지 자립을 동시에 실현하는 ‘정의로운 전환’의 모범 사례입니다.
지속가능한 기본사회를 위한 지방정부의 과제는?
기본사회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지속가능한 사회 시스템으로 정착하려면 체계적 혁신이 필요합니다.
✔ 지역순환형 재정구조 구축하는 '재정혁신'
지방정부는 중앙 의존형 재정에서 벗어나 지역 내 순환 재원을 창출해야 합니다. 신안군의 햇빛 연금 모델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지역의 자연자원(태양광·풍력 등)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주민에게 환원하는 구조는 국가 예산에 의존하지 않는 자립형 재정 모델입니다.
또 다른 재원 확보 방안으로는 탄소세와 재생에너지 이익공유제가 있습니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탄소 배출에 세금을 부과하고, 그 수익을 농촌 및 에너지 생산 지역에 배분하는 방식입니다.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의 재원 구조(국비 40%, 지방비 60%)는 중앙-지방 협력적 재정 모델의 좋은 예입니다.
✔ 생활권 단위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제도혁신'
기본사회는 복지를 넘어 일상적 기본권 보장 체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지방정부는 읍·면·동 단위의 행정 서비스를 통합하여 돌봄·주거·소득 정보를 연계 관리하는 ‘생활권 기본 보장 플랫폼’을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데이터 기반 행정을 구축해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주민이 신청하지 않아도 필요한 서비스가 자동으로 연계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 체계를 통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인간다운 삶’이 끊어지지 않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 시민과 함께 만드는 기본사회 '거버넌스 혁신'
지속 가능한 기본사회는 시민참여형 거버넌스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지방정부는 관 주도에서 민관 협치로 전환해야 합니다. 신안군의 햇빛 연금은 주민협동조합이 사업 운영의 중심에 서 있으며, 행정은 제도적 지원과 조정 역할을 맡습니다. 연천군 청산면 역시 주민협의체가 정책 설계 단계부터 참여하고, 지역화폐 사용처 선정과 사업 평가 과정에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본사회는 복지의 확장이 아니라 삶의 재설계이자 국가의 재구성입니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기획이 그리는 기본사회는 국민이 국가의 보살핌에 의존적으로 살아가는 사회가 아니라, 모두가 스스로 기획하고 함께 책임지는 민주적 사회를 의미합니다. 그 출발점은 지방정부입니다. 중앙정부의 거대 정책보다 중요한 것은 마을 단위에서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작은 변화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상상력과 연대의 행정, 그리고 시민을 동등한 협력자로 보는 국가의 의지입니다. 기본사회는 먼 미래의 이상이 아닙니다. 지금 여기, 우리 곁에서 시작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 현실을 더 크고 깊게 만들어가는 것—그것이 바로 지방정부와 시민, 그리고 우리 모두의 과제입니다. 기본사회는 그렇게 이 땅의 마을과 시민들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글: 정균승 사단법인 기본사회 부이사장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기본사회’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본주거, 기본돌봄 등 생활 전반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기본’이 무엇인지 다시 살피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민이 일상에서 최소한의 안정과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사회의 바탕을 새롭게 다져 보자는 흐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주민과 가장 가까이 있는 지방정부가 있습니다. 지역의 현실과 주민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삶의 기본을 만드는 지방정부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지방정부의 길을 함께 모색해봅니다.
21세기 한국 사회는 저성장, 고령화, 소득 양극화, 기후위기라는 구조적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한때 고도성장의 동력이었던 제조업 중심 경제는 한계에 봉착했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는 복지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층적 위기 속에서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기본사회’ 구상은 단순한 복지정책이 아니라 국민의 삶 전체를 재설계하는 새로운 사회계약의 비전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본사회란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해 필요한 소득, 주거, 의료, 돌봄, 교육, 교통, 통신, 에너지, 금융, 문화 등을 헌법적 권리로 규정하고, 국가와 지방정부가 이를 보편적으로 보장하는 사회 구조를 의미합니다. 이는 선별적 복지에서 보편적 기본권 보장으로의 전환을 뜻하며, ‘누가 더 어려운가’를 심사하는 시혜적 복지가 아니라 ‘모두가 인간답게 살 권리’를 전제로 하는 권리 중심 사회 시스템입니다.
기본사회의 핵심 가치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기본권 보장입니다. 모든 시민이 동등한 조건에서 인간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둘째, 포용적 성장입니다. 공유부 중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통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성장 과정에 참여하고, 그 과실을 공정하게 나누는 것입니다.
셋째, 연대와 공존입니다. 무한경쟁 사회에서 파편화된 공동체를 복원하고, ‘나 혼자 살아남기’가 아닌 ‘우리 함께 살아가기’의 사회적 연대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기본사회는 중앙정부의 구호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생활 속에서, 마을 단위에서 구현될 때 비로소 실질적 사회 변화가 가능합니다. 이미 여러 지방정부가 기본사회의 철학을 선도적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 농어촌기본소득 : 소멸 위기 농촌의 희망
정부는 지난 10월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로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남 청양, 전북 순창, 전남 신안, 경북 영양, 경남 남해 등 7개 군을 선정했습니다. 2026년부터 2027년까지 2년간 이들 지역 주민들은 1인당 월 15만 원(연 18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받게 됩니다. 총사업비는 2년간 8,867억 원이며, 국비 3,278억 원(40%), 지방비 5,589억 원(60%)으로 구성됩니다.
이 정책은 단순한 복지금 지급을 넘어 지역순환경제의 마중물이자 공동체의 사회적 자본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반드시 지역 내에서 사용되므로 지역 상권 활성화와 소상공인 매출 증가 효과가 기대됩니다.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은 2022년부터 전국 최초로 농촌기본소득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3년여가 흐르는 동안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은 평균 12% 증가했고, 주민 공동체 활동은 1.8배 늘었습니다. 오랫동안 문을 닫았던 정육점과 미용실이 다시 영업을 재개했으며, 한 치킨집 주인은 “손님의 90%가 농촌기본소득 상품권으로 결제한다”며 안정적 경영이 가능해졌다고 말합니다.
다만 인구 변화는 복합적이었습니다. 사업 초기 5개월간(2021년 12월~2022년 5월) 청산면 인구는 3,895명에서 4,172명으로 277명(7.1%) 증가했지만, 이후 다시 감소 추세로 돌아섰습니다. 이는 기본소득만으로는 농촌의 교육·의료·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공동체 회복 효과는 분명히 확인되었으며, 기본소득이 농촌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임을 입증했습니다.
✔ 햇빛·바람 연금 : 에너지 전환과 복지의 결합
전남 신안군의 ‘햇빛 연금’은 기본사회의 혁신적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신안군은 섬이 많고 일조량이 풍부한 지리적 특성을 살려, 주민 소유의 공유지를 태양광·풍력 단지로 전환하고 그 수익을 주민 연금 형태로 지급하는 제도를 2021년 전국 최초로 도입했습니다.
제도의 구조는 단순하면서도 혁신적입니다. 주민은 1만 원의 조합비만 내면 협동조합 조합원이 되어 태양광 발전회사 수익의 30%를 분기별로 배당받습니다. 발전소와의 거리에 따라 가중치를 적용하여 인근 주민의 환경적 부담을 보상하는 동시에, 전체 주민의 이익 공유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신안군은 2021년 첫 배당 이후 4년간 누적 약 220억 원을 주민에게 배당했습니다. 2021년 17억 원으로 시작한 배당금은 2022년 39억 원, 2023년 78억 원, 2024년 82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2024년 4월 기준 전체 인구의 42%인 약 1만 6천 명이 혜택을 받았으며, 발전소 인근 주민들은 분기당 1인당 10만~68만 원을 받고 있습니다. 비금도의 한 주민은 “예전에는 농사만으로는 생활이 빠듯했는데, 햇빛 연금 덕분에 병원도 편하게 다니고 손주들 용돈도 줄 수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햇빛 연금은 기후위기 시대의 분권형 복지 모델입니다. 기존의 에너지 개발이 대기업 중심이었다면, 신안 모델은 에너지 생산의 이익을 지역 주민에게 환원하는 ‘기본소득형 에너지 전환’으로서 소득·복지·에너지 자립을 동시에 실현하는 ‘정의로운 전환’의 모범 사례입니다.
기본사회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지속가능한 사회 시스템으로 정착하려면 체계적 혁신이 필요합니다.
✔ 지역순환형 재정구조 구축하는 '재정혁신'
지방정부는 중앙 의존형 재정에서 벗어나 지역 내 순환 재원을 창출해야 합니다. 신안군의 햇빛 연금 모델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지역의 자연자원(태양광·풍력 등)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주민에게 환원하는 구조는 국가 예산에 의존하지 않는 자립형 재정 모델입니다.
또 다른 재원 확보 방안으로는 탄소세와 재생에너지 이익공유제가 있습니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탄소 배출에 세금을 부과하고, 그 수익을 농촌 및 에너지 생산 지역에 배분하는 방식입니다.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의 재원 구조(국비 40%, 지방비 60%)는 중앙-지방 협력적 재정 모델의 좋은 예입니다.
✔ 생활권 단위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제도혁신'
기본사회는 복지를 넘어 일상적 기본권 보장 체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지방정부는 읍·면·동 단위의 행정 서비스를 통합하여 돌봄·주거·소득 정보를 연계 관리하는 ‘생활권 기본 보장 플랫폼’을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데이터 기반 행정을 구축해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주민이 신청하지 않아도 필요한 서비스가 자동으로 연계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 체계를 통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인간다운 삶’이 끊어지지 않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 시민과 함께 만드는 기본사회 '거버넌스 혁신'
지속 가능한 기본사회는 시민참여형 거버넌스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지방정부는 관 주도에서 민관 협치로 전환해야 합니다. 신안군의 햇빛 연금은 주민협동조합이 사업 운영의 중심에 서 있으며, 행정은 제도적 지원과 조정 역할을 맡습니다. 연천군 청산면 역시 주민협의체가 정책 설계 단계부터 참여하고, 지역화폐 사용처 선정과 사업 평가 과정에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본사회는 복지의 확장이 아니라 삶의 재설계이자 국가의 재구성입니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기획이 그리는 기본사회는 국민이 국가의 보살핌에 의존적으로 살아가는 사회가 아니라, 모두가 스스로 기획하고 함께 책임지는 민주적 사회를 의미합니다. 그 출발점은 지방정부입니다. 중앙정부의 거대 정책보다 중요한 것은 마을 단위에서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작은 변화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상상력과 연대의 행정, 그리고 시민을 동등한 협력자로 보는 국가의 의지입니다. 기본사회는 먼 미래의 이상이 아닙니다. 지금 여기, 우리 곁에서 시작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 현실을 더 크고 깊게 만들어가는 것—그것이 바로 지방정부와 시민, 그리고 우리 모두의 과제입니다. 기본사회는 그렇게 이 땅의 마을과 시민들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글: 정균승 사단법인 기본사회 부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