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BT] 부시 미국 대통령의 2007년 연두교서에 대한 미국 주요 싱크탱크들의 반응과 쟁점

[##_1C|1043381971.jpg|width=”670″ height=”143″ alt=”?”|_##]홍 일 표 | 희망제작소 연구기획위원/죠지워싱턴대학교 시거센터 방문연구원

2007년 1월23일(화) 밤 9시(미국 동부시각)부터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2007년 연두교서(State of the Union) 발표가 국회의사당에서 이루어졌다. 지난 2006년 11월 중간선거 결과 민주당이 상, 하 양원을 모두 장악한 이후 처음 이루어지는 연두교서 발표였고, 이라크 전쟁을 포함한 부시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지지율이 최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발표였기에 그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이 이라크로부터 단계적으로 미군을 철수시키라는 ‘이라크 스터디 그룹 보고서’의 제안, 민주당의 요구, 미국 국민들의 기대를 모두 무시한 채 매년 2만여 명 규모의 미군 증파를 선언한 이후 이루어진 연두교서 발표였기 때문에 더욱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07년 연두교서의 내용은 경제, 환경, 복지 등 국내문제를 주로 다룬 전반부와 이라크 전쟁 및 ‘테러와의 전쟁’을 중심으로 한 후반부로 구성되어 있었다. 많은 이들은 부시 대통령이 이번 연두교서에서 주로 국내문제를 중심에 두면서 상, 하 양원의 다수당이 된 민주당의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이러한 예상을 가볍게 뒤엎으며, 미군 증파를 포함한 자신의 이라크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하며 자신에게 “기회를 더 달라”는 것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그동안 민주당이 요구해온 건강보험의 개혁이나 에너지, 환경문제 등을 드디어 “언급”하기 시작한 것 정도가 중요한 진전의 하나라면 하나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러한 국내문제에 대해서조차 각론으로 파고들 경우 수많은 쟁점과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이 연두교서 발표 이후 주요 언론 및 싱크탱크들의 분석이었다. 결과적으로 부시가 요구한 “초당적 협력”은 부시의 이라크 정책을 비판하는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의 ‘(구속력 없는) 결의안’ 제출이라는 형태로 우선 실현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2007년 연두교서 내용에 대한 미국 주요 싱크탱크들의 반응과 쟁점들을 정리한다.

브루킹스연구소(The Brookings Institution)
부시 대통령의 2007년 연두교서 발표가 있은 직후, 미국 주요 싱크탱크들은 신속하게 그 내용을 분석하고 그것이 갖는 정치적 의미, 향후 쟁점 등에 대한 글들을 언론 기고나 토론회 개최, 웹사이트 게재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발표하였다. 우선 브루킹스연구소는 연두교서 발표 다음날인 1월24일(수)에 연두교서 내용을 분석하는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State of the Union 2007: President Bush Faces a New Congress』 (http://www.brook.edu/comm/events/20070124.htm). 이날 토론회의 내용은 브루킹스연구소 웹사이트에 오디오와 비디오를 통해 모두 확인할 수 있으며, 발표자들의 발언 내용도 모두 녹취형태로 게재되어 있다. 이날 토론회의 참석자들은 모두 브루킹스연구소 소속이며 이름과 분야는 다음과 같다. 사회자(moderator) 피에트로 니볼라(Pietro S. Nivola, Vice President and Director, Gorverment Studies), 발표자(panelist)는 카를로스 파스쿠알(Carlos Pascual, Vice President and Director, Foreign Policy Studies), 빌 프렌쨀쩰(Bill Frenzel, Guest Scholar, Economic Studies), 데이비드 샌댈로우(David Sandalow, Energy and Environment Scholar, Foreign Policy Studies), 윌리암 갤스톤(William Galston, Senior Fellow, Government Studies)
. 이날 토론회에서 발표자들은 대체로 비판적인 관점을 나타내었으나, 오랜 기간 공화당 하원의원을 지냈던 빌 프랜쨀(Bill Frenzel)은 부시의 경제정책, 세금정책, 건강보험 정책 등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섰던 파스쿠알은 부시의 연두교서 내용이 미국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을 진전시키기 위한 내용을 전혀 담고 있지 못할 뿐 아니라, 대통령이 계속 강조하는 ‘초당적 협력’을 스스로 무시한 채 ‘나의 길’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혹평하였다. 그는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한다고 하면서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에서 탈레반과 알카에다가 새로이 부활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대응은 하지 못한 채 이라크에만 병력을 증파하는 것, 이라크 주변 국가들은 물론 세계 다른 나라들과의 공조와 협력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 등을 지적하며 대통령의 연두교서를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브루킹스연구소 소속 연구원들의 2007년 연두교서에 대한 비판적 인식은 국내문제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드러났다. 미국인들의 가솔린 소비량을 줄이고 지구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체에너지 개발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자하겠다고 하는 등 다소 변화된 에너지, 환경 인식을 보여준 것처럼 비친 부시의 연두교서 내용에 대해서도 연구원들은 많은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에너지 문제 전문가인 샌댈로우 연구원은 대체에너지로서의 에탄올 연료 개발에 대한 지원에 대해 B학점, 승용차 연비 상향 발언에 대해선 C, 온실가스 문제는 언급조차 하지 않은 채 이루어진 지구 기후변화 관련 발언은 F, 국내 석유생산 정책도 F학점을 매겨 거의 낙제에 가까운 평가를 내렸다. 세금정책이나 건강보험 개혁과 관련해 갤스톤 연구원은, 여전히 부시 대통령은 소수의 이익, 사보험 회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만 해결 방향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비록 프랜쨀 연구원이 부시의 “증세 없는 예산균형의 달성”이라는 주장을 지지하였지만, 이날 브루킹스연구소 주최 토론회는 부시 대통령의 상황인식과 방향 제시가 모두 잘못되었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할 것이다.
[##_1C|1144337635.jpg|width=”565″ height=”244″ alt=”?”|브루킹스 연구소의 2007년 연두교서 평가 토론회_##]미국기업연구소(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for Public Policy Research)
부시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당일 오전에 미국기업연구소는 연두교서에 담길 내용 및 담겨야 할 내용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하였고, 『The 2007 State of the Union Print Mail : Addressing Key Questions of Economic and Foreign Policy』(http://www.aei.org/events/eventID.1454/event_detail.asp). 이날 토론회의 내용을 담은 오디오와 비디오를 미국기업연구소의 웹사이트에서 접할 수 있다. 다만, 토론회 내용 녹취록은 제공되지 않고 있다.
연두교서 발표 이튿날 이 연구소의 대표적 연구원들인 데이비드 프룸(David Frum)과 마이클 노박(Michale Novak)이 각각 언론에 기고문을 발표하였다. 흥미로운 것은 대표적 네오콘들이라 할 수 있는 프룸과 노박의 글은, 구체적 정책에 대한 분석적 비평이라기보다는 부시에 대한 ‘응원 메시지’라고 느낄 만큼 감성적 표현들로 가득 차 있었다는 점이다.
[##_1C|1080354107.jpg|width=”643″ height=”206″ alt=”?”|_##]2002년 대통령 연두교서에서 사용된 ‘악의 축’이라는 표현을 만들어낸 당사자로도 알려진 프룸은 언론 기고에서 2007년 연두교서를 ‘뒤죽박죽’(hodgepodge)이라고 지적하며 대통령이 지금보다 더 분명하고 일관된 태도를 취할 것을 촉구하였다 데이비드 프룸(David Frum, resident fellow), “Even More of a Hodgepodge Than Usual”, Wall Street Journal, Jan. 24. 2007(http://www.aei.org/publications/pubID.25511/pub_detail.asp)
. 프룸은 2007년 연두교서에 ‘열정과 신념에 가득 찬 목소리로 자신의 외교정책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부시 대통령’과 ‘의회를 별달리 흥분시키지도 않을 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별로 흥미 없어하는 국내 이슈를 끌고 온 또 다른 부시’가 혼재되어 있다면서, 대통령이 비록 ‘어려운 상황’(adversity)에 처해 있다 하더라도 그는 언제나 최선을 다해 잘해 왔던 만큼 어정쩡한 타협이 아닌, 더욱 분명한 태도로 어려움을 돌파해나가야 한다고 요청하였다.
이처럼 부시의 용기를 북돋워주고자 하는 듯한 미국기업연구소의 입장은 네오콘의 대표적 이데올로그라 할 수 있는 노박의 글에서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마이클 노박(Michael Novak, Jewett Scholar). “A Force : W’s Next to Last State of the Union” National Review Online, Jan. 24. 2007(http://www.aei.org/publications/pubID.25513/pub_detail.asp)
노박은 지지율이 리차드 닉슨 전 대통령과 경합을 벌일 만큼 최악으로 떨어진 상태로 연두교서를 발표하기 위해 국회의사당에 들어선 부시 대통령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심사숙고하고 낮지만 강한, 보수적 입장의 논변, 그리고 균형 잡힌 태도”로 연설하였다는 사실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글머리를 장식하였다. 그는 이어 “결코 패배자의 모습이 아니었고, 인기 없는 이의 모습이 전혀 아니었으며 그의 유머는 여전했다”고 부시 대통령을 한껏 추켜세우며 글을 마무리하였다. 네오콘의 가장 대표적 이론가라 할 수 있는 노박이 왜 이렇게까지 노골적인 ‘격려’의 글을 썼을까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이다. 결국 프룸이나 노박의 글은, 현재 부시를 포함한 미국 네오콘들이 처한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여전히 부시를 통해 자신들의 이념이 실현되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고, 한걸음 더 나아가 그가 다시 한 번 ‘결집’의 중심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헤리티지재단(The Heritage Foundation)
미국기업연구소와 더불어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평가는 상대적으로 냉정하였다. 헤리티지재단은 별도의 토론회를 개최하지는 않았지만, 연두교서 발표 당일과 이튿날에 연이어 연두교서에 담긴 다양한 쟁점들에 대한 제언과 분석의 글을 자신들의 웹사이트에 게재하였다 헤리티지재단의 웹사이트에는 (http://www.heritage.org/Press/Misc/SOTU2007.cfm)이라는 제목으로 10편의 글이 올라와 있다. 각 글의 제목과 필자만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흥미로운 것은 가장 많은 쟁점을 형성하고 있는 주제라 할 수 있는 ‘건강보험(health care)’에 대한 분석 글이 없다는 것이다.
State of the Union 2007: Trade, the Missing Issue
State of the Union 2007: What the President Should Have Said on Missile Defense – Peter Brookes and Baker Spring
State of the Union 2007: A Counterproductive Energy Policy – Ben Lieberman
State of the Union 2007: Recognizing the Threat of Strategic Oil Dependency – Ariel Cohen, Ph.D.
State of the Union 2007: Fiscal Policy Challenges for Today and Tomorrow – Alison Acosta Fraser
State of the Union 2007: A New Way Forward in Iraq – James Phillips
State of the Union 2007: Increasing the Size of the Army and Marine Corps – Mackenzie M. Eaglen
State of the Union 2007: High Points and Low – Mike Franc
State of the Union 2007: A Renewed Call for Immigration Reform – Matthew Spalding, Ph.D., and James Jay Carafano, Ph.D.
State of the Union: New Approach to Education Needed – Dan Lips
. 이 가운데 마이클 프랑크(Michael Frank, vice president for Goverment Relations)의 글 Michael Franc, “State of the Union 2007: High Points and Low” WebMemo #1326, Jan. 25, 2007
(http://www.heritage.org/Research/GovernmentReform/wm1326.cfm)
은 부시 대통령의 2007년 연두교서에 대한 헤리티지재단의 총괄적 입장을 드러낸다고 할 것이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존재를 분명히 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연두교서를 발표할 필요가 있었고, 실제로 ‘부시 독트린’을 강력히 옹호했다고 평가하였다. 무엇보다 그는 부시가 “9.11 이후 미국 국민들에 대한 테러 공격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 결코 우연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막아냈다’라는 것 자체가 승리의 징표”라는 사실을 분명히 강조한 것에 대해 높은 점수를 부여하였다. 또한 지금 벌어지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은 단순히 무력충돌이라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자유를 향한 이데올로기 투쟁’이며, 중동에서 미국이 수행하고 있는 전쟁은 그곳에 살고 있는 이들의 자유와 인권을 위한 것임과 동시에 ‘미국 국민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쟁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는 점을 중시하였다 제임스 필립스(James A. Phillips, Research Fellow for Middle Eastern Affairs)는 이라크에 대한 미군 증파가 “이라크에서의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군의 철수가 실패를 보장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라고 하여 부시 대통령의 결정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http://www.heritage.org/Research/MiddleEast/wm1322.cfm).
이러한 외교정책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달리 국내 정책에 대해선 ‘반반’(半半)이라고 평하였다. 프랑크는 부시 대통령이 제안한 건강보험 개혁, 특히 지금까지 직장건강보험을 가진 이들에게 주어졌던 대규모 세금혜택을 줄이고, 사보험에 직접 가입하는 사람에게 세금감면을 해주겠다고 하는 제안은, 미국의 건강보험 체제를 건실하게 만드는 중요한 정책제안이라고 평가하였다. 비록 일부 자유주의자들이 “그나마 미국 국민들이 누리던 건강보험의 혜택을 축소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프랑크는, 만약 이 정책이 성공을 거두게 된다면 이는 가장 강력한 ‘자유시장적 건강보험 개혁’이 될 것이며 최근 몇 년간 이루어진 ‘가장 큰 세제개혁’이 될 것이라는 이들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었다. 이와달리 그는 부시 대통령이 제안한 에너지 정책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였다. 많은 보수주의자들은 부시 대통령이 제안한 에탄올을 중심으로 한 대체에너지 개발에 정부 지원이 제공되는 것에 대해 찬성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_1C|1076758406.jpg|width=”643″ height=”206″ alt=”?”|_##]미국진보센터(The Center for American Progress)
‘진보판 헤리티지재단’을 내걸고 출범한 미국진보센터는 부시 대통령의 2007년 연두교서에 대해 혹평을 아끼지 않았다. 연두교서 발표가 있기 전부터 부시의 실정을 문제 삼으며 연두교서 내용에 대한 예측과 비판적 시각을 계속 발표해 왔던 미국진보센터는 2007년 연두교서 발표 일에 맞춰 미국진보센터가 발표한 주요 글들은 다음과 같다.
Karen Davenport, Bush is Wrong on Health Care(http://www.americanprogress.org/issues/2007/01/bush_healthcare.html)
CEOs Warm to Action on Climate Change(http://www.americanprogress.org/issues/2007/01/sotu_energy.html)
Lawrence J. Korb, A Strategic Crossroad(http://www.americanprogress.org/issues/2007/01/sfrc_testimony.html)
The Way Forward in Iraq(http://www.americanprogress.org/issues/2007/01/way_forward.html)
Dan Restrepo, P.J. Crowley, Refocusing Border Efforts(http://www.americanprogress.org/issues/2007/01/border_security.html)
Gene Sperling, Christian E. Weller, Five Economic Challenges That Need More Policy Attention
(http://www.americanprogress.org/issues/2007/01/state_of_economy.html)
연두교서 발표 다음날 ‘(부시의)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 사이의 양다리 걸치기’라는 제목의 간략하지만 신랄한 코멘트를 발표하였다. “State of the Union : Straddling The New and The Old.” The Progress Report
(http://www.americanprogressaction.org/site/apps/nl/content2.asp?c=klLWJcP7H&b=1331575&ct=3459831)
앞서 미국기업연구소나 헤리티지재단의 글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부시의 비교적 ‘잘된 연설’이라는 평가와는 달리, 미국진보센터는 부시가 ‘정치적으로 취약해지고 수많은 나라들로부터 더욱 고립되어 가는’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조금도 변화시키지 못한 연설이었다고 혹평하였다.
우선 이들은, 시장에서 개인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구입)하는 이들에게 세제혜택을 제공하고, 사보험(private insurance)이야말로 미국 국민들의 건강보험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한 부시의 상황인식과 정책대안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하였다. 지금 건강보험에 가입하지조차 못하고 있는 4700만 명을 포함하여 더욱 확장된 건강보험 혜택을 바라는 미국 국민들에게 사보험은 결코 성공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지금 미국 건강보험의 문제는,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사보험을 구입할 수조차 없다는 데 있는데도 ‘세제혜택을 원하면 사보험에 가입하라’는 부시의 발언은 현재 상황에 대한 무지와 무시를 드러낼 뿐이라는 것이다. 가솔린 소비량은 줄이고 에탄올을 중심으로 한 대체에너지 개발에 대해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발언에도 불구하고 부시는 에너지 효율과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에 관해선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았다. 또한 연두교서에서 ‘심각한 지구 기후변화’를처음 언급했다는 사실은 중요하겠지만, 그것이 미국이 배출하는 엄청난 이산화탄소 때문이라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에너지 및 환경문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지구 온난화’(gloabl warming) 문제를 ‘지구 기후의 변화’라는 중립적 용어로 언급만 했을 뿐이지 이에 대한 적극적이고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국진보센터는 또 부시가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 이에 대한 대처, 복구과정의 문제점에 대해선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하였으며, 이라크에 대한 추가 파병을 통해 자신의 국내정치적 고립은 물론 미국의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더욱 키워나가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지난 6개월 동안 이미 미군 1만2000명을 추가 파병했음에도 이라크의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는 것은 ‘추가 파병’이 결코 정답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하면서, 공화당 의원들조차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을 지지하지 않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처럼 부시 대통령의 2007년 연두교서에 대한 미국 주요 싱크탱크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미국기업연구소나 헤리티지재단과 같이 뚜렷한 공화당 지지 성향의 싱크탱크들은 이라크에 대한 미군 추가파병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며 ‘추가 증세 없는 균형예산 달성’의 약속이나 ‘사보험 확대를 통한 건강보험문제 해결’ 등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음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의견들은 미국 전체 국민들의 여론과도 동떨어질 뿐 아니라 실제 구체적인 분석 수준에서도 ‘이데올로기적 호소’라는 성격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라크 정책에 대해 ‘기회를 달라’고 호소한 부시의 연두교서가 발표된 바로 다음날, 공화당 중진의원인 척 헤이글의 찬성으로 상원 외교위원회가 이라크 미군 증파 반대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현재 부시 행정부가 처한 정치적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 할 것이다. 비록 구속력 없는, 선언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 결의안이지만 그것이 갖는 정치적 의미는 작지 않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뚜렷한 민주당 성향의 미국진보센터는 물론, 비교적 중도 성향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브루킹스연구소의 입장, 특히 이라크 전쟁에 대한 부시 행정부 정책 반대의 입장은 분명한 것으로 확인된다. 뿐만 아니라 보수 성격이 강한 카토연구소도 이라크 전쟁에 대한 부시의 연두교서 내용 및 전략전반에 대해선 강한 불신과 불만을 제기하였다. 크리스토퍼 프레블(Christopher Preble, director of foreign policy studies), Cato Scholar Comments on Iraq Proposals in the State of the Union, Wednesday 24 January 2007(http://www.cato.org/homepage_item.php?id=465)
이런 상황에서 미국기업연구소나 헤리티지재단이 ‘이데올로기 투쟁으로서의 이라크 전쟁’의 의미를 강조한 것은, ‘비현실적’이라기보다는 2008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이루어진 매우 ‘현실적인’ 주장으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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