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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공사중>이라는 책이 있다. 정말 뉴욕 시내를 걷노라면 여기저기 공사현장들이 많고 그만큼 뭔가 분주히 움직이는 것 같다. 그런데 서울도 그렇다. 아니, 서울은 이제 어느 정도의 큰 공사는 마무리 된 듯하다.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게임, 2002월드컵을 준비하면서 한국인들의 밀어붙이는 뚝심으로 서울의 공간적 랜드마크는 많이 바꿔지고, 많이 정비된 상태다. 바로 오늘 그러한 서울의 도시재생현장을 3월 Hope Makers’ Club(이하 HMC)에서 찾았다.


”사용자

한때 난지도는 쓰레기매립지의 대명사로 불렸다. 악취와 파리, 먼지의 삼다도로 모두 꺼리고 껄끄러워 하는 장소였다. 하지만 그 난지도도 한때는 난초와 지초가 우거진 아름다운 섬이었다고 하지 않던가.

1978년부터 1993년까지 15년동안 난지도는 1천만 서울 시민들이 버린 8.5톤 트럭 1,300여 만 대분의 쓰레기로 세계 최고 해발 98m라는 쓰레기산이 되어 버렸다. 환경오염의 주범인 메탄가스와 곳곳의 파이프마다 흘러나온 침출수로 죽음의 땅이 되어 버린 것이다.

서울시 서부푸른도시사업소 임병욱 과장은 “이런 난지도가 1991년부터 96년까지 안정화 공사를 거쳐 침출수가 새어나오지 않도록 차수벽을 세우고 오염된 물을 정화시키는 침출수처리와 매립지 상부에 흙을 덮어 초지를 형성하는 상부 복토작업, 거기에 대기 중에 발산되는 유해가스를 모으고 처리하는 매립가스처리 그리고 매립지 주변 환경을 관리하는 사면안정처리로 변모됐다”라고 소개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2002년 5월 평화의 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의 월드컵공원은 태어났다.

”사용자

서부푸른도시사업소 내에는 디자인서울갤러리가 있다. 난지도의 역사와 시대별 버린 쓰레기들이 전시된 곳이다. 이곳에는 스티로폴과 나무젓가락, 비닐봉지 등 몇 가지 제품이 완전 분해되는 시간을 비교한 장치가 있다. 스티로폴은 거의 300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든다. 비닐봉지는 150년, 나무젓가락은 15년정도.

현기증을 느낄 시간이다. 이렇게 긴 시간동안 땅속에 그대로 생생하게 살아있는 화학제품의 부산물을 우리는 너무 쉽게 쓰고 너무 쉽게 버리지 않는가. 쓰레기매립지에서 환경생태적 공간으로 복원된 월드컵공원도 지하 1-2m만 파보면 쓰레기 산들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단다.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다.

이 많은 쓰레기들이 안정화사업으로 모든 게 해결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하지만 우리의 환경과 자연은 그렇게 쉽사리 그들의 속살을 함부로 보이지 않는다. 인간들이 버린 양심은 어쩌면 스티로폴이 분해되는 300년보다도 더 많은 시간이 흘러야 본색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새파란 하늘이 드높다. 하지만 못내 이 월드컵공원을 바라보는 마음은 개운치 않다. 진정한 우리의 양심도 이 쓰레기더미에 함께 묻어 버렸기 때문인가? 빨리 근본적인 시민의식과 관계기관의 개선방향이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