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C 5월 모임/후기] 지리산의 만춘을 찾아서(1)

호프메이커스클럽에서는 이번 5월 ‘매실향기와 봄나물의 향연’이라는 주제로 지리산의 만춘을 즐기려 떠났다. 지리산을 에워싸고 있는 푸르름은 이미 만춘을 넘어 초여름 앞에 버티고 서 있었다. 1박2일동안 전북 완주, 경남 하동, 전남 광양 청매실농원, 구례, 경남 함양 인산가와 하얀햇살 그리고 전북 남원 실상사를 찾았다. 숨차고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어느 한곳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우리의 산하요, 우리 회원들의 땀과 꿈이 서린 현장이었다. 그때를 떠올리는 추억의 시간을 마련했다.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 김용택

매화꽃 꽃 이파리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푸른 강물에 날리는
섬진강을 보셨는지요

푸른 강물 하얀 모래밭
날선 푸른 댓잎이 사운대는
섬진강가에 서럽게 서 보셨는지요

해 저문 섬진강가에 서서
지는 꽃 피는 꽃을 다 보셨는지요

산에 피어 산이 환하고
강물에 져서 강물이 서러운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사랑도 그렇게 와서
그렇게 지는지
출렁이는 섬진강가에 서서 당신도
매화꽃 꽃잎처럼 물 깊이
울어는 보았는지요

생생한 기운으로 가득 찬 6월 신록의 계절에 Hope Makers’ Club(이하 HMC)은 섬진강물이 흐르고 매실향기 그윽한 남도로 떠났다. 아침 8시부터 시작된 일정임에도 버스 안은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에 대한 반가움과 함께 1박 2일의 여행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하다.

차창 너머로 보이는 나지막한 산과 모내기를 갓 마친 논두렁의 푸르름이 싱그럽다. 회색빛의 네모난 빌딩과 검정색 아스팔트길, 규격화된 사물의 단조로운 모양새에 지친 두 눈이 편안하고 청량음료를 마신 듯 상쾌함이 전해진다.

[##_1C|1280363812.jpg|width=”450″ height=”297″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매월 만나는 회원들이지만, 다시 만나도 매번 반갑다_##]

눈으로는 만춘의 자연을 마음껏 느끼면서 두 귀로는 도봉숲속마을의 박민정 상임이사가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를 낭송한다. 낭랑하고 매끄러운 목소리는 정말로 이금희 아나운서랑 닮아서 듣는 즐거움이 더해진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HMC행사를 위해 멀리 홍콩에서 날아온 한국 IWL 신동기 부사장은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야기와 함께 어렸을 적 어머니가 해주신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금 이렇게 잘 포장된 길을 좋은 버스를 타고 달리고 있지만 예전에는 정말 버스 타기도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어머니께서는 저에게 ‘너는 비행기를 타고 대문 앞을 왔다 갔다 할 거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늘 머릿속에 남아 저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셨죠.”

현재 금융기관전문 사모펀드를 운용중인 그는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한국의 금융 산업이 유난히 뒤쳐져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국내외를 오가며 우리나라를 금융 선진국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그의 모습에서 20대 청년에 버금가는 패기와 열정이 느껴진다. 신동기 부사장에 이어 HMC투자증권의 황태영 지점장이 반가운 모습을 드러냈다. 인사와 함께 막걸리와 숙취해소용 건강음료 등 준비해온 선물보따리를 소개해 주는데 벌써부터 회원들과의 술자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이다.

이어 HMC의 열혈회원인 (주)KSEC의 유영아 대표에게 마이크가 돌아갔다.

“20년째 사업을 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안정이 되자 이제는 사회에 환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가진 분들은 많은데 나눔을 실천하는 분들은 많지가 않은 것 같아요.” 사회 환원과 관계된 1차 프로젝트를 마치고 다음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데, 요즘에는 무담보 소액대출 사업인 마이크로크레디트에 관심을 갖고 있다.

신입회원들의 소개도 이어졌다. 처음이라 낯설고 어색하지만 각자의 일하는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 등을 나누며 금세 가까워지는 분위기였다. 처음 들른 휴게소에서 황태영 지점장이 소개했던 건강음료가 회원들에게 하나씩 돌아갔다. 상황버섯 균사체, 홍삼, 동충하초 등 귀한 재료가 가득 들어찬 음료를 한 모금 들이키니 마치 내일의 여독까지 미리 풀리는 것만 같다. 한약 같기도 하고 그냥 음료 같기도 한 미묘한 맛이 제법 매력적이다.

[##_1C|1076690153.jpg|width=”450″ height=”297″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호프메이커스클럽 회원들을 환영하고 있는 완주군청 공무원들 _##]

버스는 어느새 경기도를 지나고 충청도를 지나 전라북도 완주군 소양면에 도착했다. 점심식사가 예약된 대승가든은 묵은지닭볶음탕으로 지역에서 유명한 맛집이라고 한다.

완주군청의 강평석 계장과 박병윤 계장, 그리고 소양면의 국용호 면장이 먼저 도착해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강평석, 박병윤 계장은 완주군에서 희망제작소로 파견을 나온 적이 있어서 박원순 상임이사와 회원들을 더욱 반갑게 맞이해 준다.

대승마을은 전주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 주산지로 전주의 한지가 명성을 얻게 된 근원지이다. 완주군은 이러한 명성을 잇기 위해 ‘대승한지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해온 결과 한지타운이 오는 7월 중순 개관 예정이다. 이 사업은 2007년 행정안전부의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공모사업에 전통한지를 테마로 응모해 시범지역으로 선정되어 전국에서 처음으로 한지마을을 재현하게 되었다. 대승한지마을은 총 35억원의 경비가 투입된 사업으로, 한지를 전시하고 홍보하는 승지관, 한지 제작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 닥나무 야외 가공작업장, 당시 한지 종사자들이 기거했던 줄방 등이 설치돼 있다.

2011년도 국가사업인 향토사업 육성사업에 선정되기도 한 대승한지마을은, 앞으로 3년간 30억 원의 투자로 한지 생산기술 개발, 공예공방 신축, 마케팅기반 구축 등의 사업이 추가로 진행된다. 이러한 향토 사업을 통해 지역을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가겠다는 그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지역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전해진다.

[##_1C|1101247650.jpg|width=”450″ height=”15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매콤새콤한 묵은지와 닭볶음탕은 환상적인 맛이다. 완주에서 꼭 먹어야 할 강추음식이다_##]

이윽고 기다리던 식사가 준비되었고 다양한 밑반찬과 함께 묵은지닭볶음탕이 상마다 한 그릇씩 오른다. 푸짐한 밥상에 상다리가 휘청거릴 지경이다. 토종닭으로 만든 닭볶음탕에 직접 담가 묵혀낸 김치를 양껏 넣어서 푹 끓여낸 신토불이 명품 먹거리로 닭은 물론이거니와 김치 맛이 일품이다. 거기에 완주를 대표하는 ‘천둥소리’ 막걸리까지 한잔 더해지니 밥맛이 더욱 좋아진다. 바삐 움직이던 수저를 멈추고 잠시 주위를 돌아보니 다들 국물이 옷에 튀는 줄도 모른 채 남도의 맛에 푹 빠져버렸다.

글 : 김성재 회원재정센터 인턴연구원
사진 : 정재석 콘텐츠센터 인턴연구원
      장태복 HMC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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