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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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그때 난

그 사람에게서

하늘냄새를 맡는다.


하늘냄새를 맡을 줄 아는 맑은 사람들이 전라남도 곡성으로 갔다. Hope Makers’ Club 10월 모임(10/16-17)이 있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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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날 12:00

서울 양재동 서초구민회관 앞에 모인 40여명의 회원들은 빵과 과일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이번 10월 행사는 섬진강 기차마을 곡성으로 떠나는 자연과 농업이야기다.

곡성의 자연과 농업현장에 도시민과 곡성 주민들이 소통하는 그린투어리즘으로 진행된다.

행사일정표를 차근차근 점검하고, 곡성에서 둘러 볼 이동현 회원의 미실란 농업현장과 신라 경덕왕 때 세워진 태안사, 독도사진만을 고집하는 김종권남도사진전시관, 곡성 조형래 군수의 강연, 기차마을의 레일바이크, 전주 시각장애 송경태 시의원의 출판기념회까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정은 벌써 회원들의 마음을 부풀게 한다.

지난 9월 경기도 포천 배상면주가 전통술갤러리 산사원에서의 행사 동영상이 전파를 탄다.

우리 술에 우리 문화와 우리 야생초, 과실을 어우러지게 해 아시아 최고의 술 문화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배상면주가.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인 만큼 느낀다’는 말처럼 이제는 술 한 잔을 마셔도 브랜드를 따지고 술병을 봐도 부드러운 곡선의 그 디자인에 취하게 된다.

5백개나 되는 술항아리에 둘러싸인 세월랑에서의 회원들은 모두 이태백이고 신선이었다. 여유롭게 술을 벗하고 권하는 나그네의 모습에서 감동의 물결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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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0

망향휴게소에서 점심식사.

대부분 휴게소 식당 건물이 2층으로 되어 1층은 일반식, 2층은 특별식으로 구분돼 있는데, 이곳은 1층만 덩그러니 있었다.

갑자기 밀어닥친 회원들은 쇠고기장국밥, 콩나물밥, 다슬기해장국, 쌀국수, 비빔밥 등 6가지 음식을 주문하랴, 자리 확인하러 다니랴, 배달하랴 바쁘다.

어떤 회원들은 벌써 음식을 먹고 어떤 회원들은 숟가락만 들고 침을 꿀꺽거리며 기다리고…

한바탕 아수라장이 끝나고 모두 냠냠^-^;;

오늘 처음 참여한 박필근 회장이 아이스크림을 사 주셨다. “부라보 부라보 아빠의 청춘” 그래, 그거다.

부라보콘으로 회원들의 몸과 마음에 활기를 불어넣자.


13:30

버스는 고속도로를 달린다.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다.

희망제작소에는 재능 있는 친구들이 많다. 물론 Hope Makers’ Club이 속해 있는 회원재정팀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버스 진행은 이명희 선임연구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평소 행사 기획의 고수인 그녀는 대부분 실내진행이 주특기였다. 그런데 이번엔 실외에서도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씩 앞자리로 나와 소개를 한다.

곡성 모임에 함께 하기 위해 캐나다 출국 날짜까지 미룬 전은영 한의사, 매월 Hope Makers’ Club에 참여하느라 금요일 진료를 땡땡이(?)쳐 의료진들 눈치가 보이지만 “룰루랄라 나는 간다~” 하면서 Bye Bye를 날리고 온 백현욱 교수, 베네주엘라 차베스 대통령과 친하다면서 그곳에 갈 일이 있으면 연락하라는 국제적 인물 남평오 상무이사, 지금은 보건사회연구원에 있지만 한때는 인터뷰 전문기자로 명성을 떨친 이계홍 전문위원. 이 분은 박원순 변호사와 참 재미있는 만남의 소유자다.

“박원순 변호사와는 자주 만날 수도 없고 약속하기도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북한산에 오르거나 인사동을 지나거나 지하철을 따면 꼭 만나죠, 오늘도 서초구민회관 화장실에서 만났다니까요”

관광학 박사인 황길식 소장은 그린투어리즘을 주창하며 전국의 농촌과 마을만들기 사업을 도시민들에게 소개하고 교류하고 있다.

아~끝이 없다. 회원 분들이 어찌나 본인 소개나 관심분야를 조리있게 정리를 잘 해서 말씀을 잘 하는지….5시간이나 되는 곡성의 먼 길이 후딱 지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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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

미실란에 도착하자 작은음악회 무대와 회원들을 환영하는 플래카드가 춤을 춘다. 때마침 KBS 1TV ‘으라차차 녹색지대’ 제작팀이 귀농해서 성공한 이동현 대표를 촬영하고 있었다. 미실란에 활기가 띈다.

박원순 상임이사는 미실란 이동현 대표를 회원들에게 소개하고 곡성 부군수, 농업진흥청 관계자 거기에 임정엽 완주 군수까지 회원들을 반긴다.

미실란은 농부박사 이동현 대표가 폐교가 된 초등학교에 설립한 발아현미 전문업체다. 이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농생물학 석사를 마친 뒤 일본 큐슈대학교 생물자원 관리학박사로 귀국해 전남 곡성에서 친환경 농업의 선두주자로 정착했다. 특히 둘째 아들 재욱이가 아토피가 심해 농촌에서 친환경 농산물을 먹고 좋은 공기를 마시다 보니 어느새 치료가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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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란(美實蘭)은 아름다운 사람들이 아름다운 열매를 아름답게 꽃피우자는 뜻이다. 이제는 농사도 과학적인 데이터에 의해 농산물을 생산하고 개발해야 FTA 환경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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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아미를 아십니까?” 발아미(현미, 녹미, 흑향미)는 일반 현미에 적정한 수분과 온도, 산소를 공급해 1~5mm 정도의 싹을 틔운 쌀로 현미의 영양과 기능을 극대화한 쌀이다.

현미에는 비타민, 당질, 단백질, 지방질, 광물질, 식이섬유 등 거의 모든 영양소가 들어있는데, 발아가 되면 이런 영양소가 몇 배에서 수백 배로 증가되며, 전에 없던 새로운 성분(아라비녹시린, 감마오리자놀, 엽록소, SOD효소, 미네랄 등)이 생겨 현미보다 탁월한 효과가 있는 기능성 식품이 된다.

흔히 사람들은 현미가 영양가가 높다고 많이 찾지만, 현미는 내근이 많은 사무직 직원들에게는 소화가 잘 안되고 위를 깎일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발아미는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단다. 그래서 알고 먹어야 약이 된다는 말이 있나 보다.

일행은 벼 재배시험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쪽 줄은 현미, 이쪽 줄은 녹미, 이쪽 줄은 흑미” 하나하나 설명에 회원들은 절로 고개를 끄덕인다.

날마다 쌀을 보고 밥을 먹고 있지만 이런 신비한 일들이 있나? 사람들은 배워야 한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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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

오색발아현미 떡국이 끓고 있다. 회원들은 이런 떡국은 처음이라면서 칭찬이 자자하다. 아주 부드러운 넘김에 쫄깃쫄깃 식감이 대단하다. 오늘 이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미실란에서 얼마나 꼼꼼하게 몇날 며칠을 고민하고 준비해 왔는지 그대들은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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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

드디어 ‘2009 미실란 추수감사제와 작은 들판음악제’가 시작됐다.

무대 위 우람한 소나무 장식이 눈길을 끈다. 옆에 있던 오남성 회원은 “바로 저 나무가 제 산에 있는 소나무입니다. 어때요? 너무 멋지지 않나요?”

그랬다, 아프리카 추장이 살고 있는 집처럼 뾰쪽한 첨탑이 이색적이다.

군데군데 피어둔 모닥불 위에는 오색발아 가래떡이 익어가고 말랑말랑한 떡을 꿀에 살짝 찍어 먹을 때의 고소함, 입속에 넣고 한번 베어 물면 과즙이 우수수 삐져나오는 달콤한 곡성 배, 방금 감나무에서 따온 오렌지색 감이 풍성하다. 거기에 전남 영광에서 젖소 100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김수영 대표는 직접 발효시킨 요구르트와 치즈를 가져 왔다.

모두 덴마크로 방금 여행을 간 것처럼 원조 유기농 제품을 맛보았다.

저녁식사로 떡국을 먹었는데도, 회원들의 식성은 끝이 없다. 가을 밤 우리들은 이렇게 맘껏 먹고 맘껏 웃으면서 미실란이 준비한 작은 음악회를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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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욱 회원과 이명희 선임연구원의 시낭송과 피아노 연주, 통기타와 하모니카의 오픈닝 송, 바이올린 연주, 미실란 골짝청년들의 허슬댄스 등…

어디에서 이렇게 실력있는 지인들을 초대했는지, 미실란의 들판은 알알이 열린 수확물처럼 감동과 웃음을 선사했다. 특히 골짝청년들의 댄스는 지난 1주일 동안 꼬박 밤을 밝히며 연습했다는데, 역시 젊은이들의 열정과 땀방울이 많이 배어 있었다. 마치 대학 축제 캠퍼스에 와 있는 것처럼 그렇게 그렇게 모닥불도 활활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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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0

한바탕 떠들썩하게 웃고 떠들고 소리치고 박수치면서 작은 음악회는 막을 내리고 곡성 기차마을 분수광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아니, 세상에~ 이 분수가 에버랜드나 롯데월드에서 보았던 분수가 아니던가?

전라도 외진 이곳에 찬란한 분수물결이 춤추고 노래하고 가을밤 바람에 몸을 내맡기고 있다.

모두 탄성 그 자체!

곡성을 그냥 한 시골마을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큰 오산이었다.

분명 곡성에도 사람이 있고 사람이 살고 도시민의 향취를 그대로 향유할 수 있도록 문화공간을 잘 꾸며놓은 것이다.

“노바디 노바디 벗 추“ 원더걸스의 몸짓이 앙증맞게 그려진다. 회원들도 몸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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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0

곡성심청마을 한옥에 여정을 푼 일행.

10여채의 한옥이 친근하면서 시설이 잘 갖춰져 외지인들이 많이 찾고 있단다.

그 중 15호실에 모인 40여명의 회원들.

곡성 옥과 동동주, 옥설 생수와 김치, 이수삼 회원이 가져온 강정, 곡성 배를 안주삼아 모두 한잔씩 짠!

전 주일대사를 역임한 희망제작소 최상용 고문은 가을 밤의 적막함을 “기러기 울어 예는 하늘 구만리~“ 멋지게 한곡. 빼곡이 쌓인 동동주 병들이 가벼워질 즈음 모두 내일 일정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선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17일 새벽 1시경이라 벌써 오늘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