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성인 연령에 대한 잠깐 퀴즈!

한국에서는 몇 살부터 성인일까요?

①만 14세 ②만 18세 ③연 19세 ④만 19세 ⑤만 20세

정답은 ①②③④⑤ 모두입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겠지만, 이렇게 성인 연령이 들쑥날쑥인 까닭은 법마다 성인을 규정하는 연령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만 20세가 되어야 법률 행위를 할 수 있습니다. 민법이 규정하고 있는 성년이 만 20세이기 때문입니다. 음반 비디오물 및 게임에 관한 법률, 영화진흥법, 공연법은 만 18세 미만을 미성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공직선거법은 만 19세부터 선거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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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청소년 유해 환경을 규제하는 내용을 주로 담고 있는 청소년보호법은 보호해야할 청소년의 연령을 만 19세로 두고 있습니다. 만 18세부터는 근로자로서 노동을 할 수 있으며(세금도 납부), 남성의 경우에는 병역의 의무도 지게 됩니다. 형법은 “만 14세가 되지 않은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법률마다 청소년/미성년의 연령기준이 다른 이유는 각 법률의 취지와 목적에 따라 청소년/ 미성년의 기준이 왔다갔다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이 서로 다른 연령 기준 때문에 일상을 살아가는 (미)성년들은 크고 작은 불편함과 고충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몇 가지 예를 살펴볼까요?

7살에 학교를 들어간 올 해 대학신입생 또는 사회초년생의 경우, 주민등록증도 받고 운전면허증도 딸 수 있지만 만 19세가 되지 않아 술집에 출입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런가 하면 좀 더 저렴한 통신요금을 이용하고자 특정 요금제를 신청할 경우 성인이기 때문에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고 통보받습니다.

그래서 명의 변경을 하려고 하면 “법정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어떤 서비스는 성인이어서 이용하지 못하고, 명의 변경은 미성년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모순된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술집은 갈 수 없지만 성인용 영화로 분류되는 ‘만 18세 이용가’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는 있고, 그러나 같은 영화라도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 ‘청소년 유해매체’라는 판정을 받으면 인터넷을 통해서는 볼 수가 없습니다. 또 고등학교를 졸업한 순간, 성인이 아님에도 성인 요금(교통비, 영화관람비등)을 내야합니다.

2004년 법무부는 성년의 나이를 만 19세로 낮추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였습니다만, 3년째 계류중입니다. 문화관광부 역시 청소년보호법의 연령을 기준으로 하여 청소년을 만19세로 규정하는 개정안을 마련했지만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연령기준이 서로 다른 데서 오는 불편함과 혼란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들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제대로 결실을 이루지 못한 것입니다.

한국과 학제가 다른 해외 사례들을 일괄적으로 비교하기는 힘들겠지만,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 등 대부분의 국가는 미성년을 18세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UN의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역시 18세 미만을 미성년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미성년을 18세 미만으로 규정한 취지는 달리 말하면 권리의 상대적 제한과 배제, 사회적 통제가 18세 미만을 최고상한으로 두어야 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보호와 통제의 논리로 미성년 연령을 논의하기보다 청소년의 권리 전반을 함께 고려하는 속에서 연령 기준을 통합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보다 합리적인 미성년 규정이 마련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