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제일 어려운 싸움 중에 하나는 아마 의료사고로 인한 분쟁이 아닐까요?
전문 지식과 증거자료를 가지고 있는 의료인과 개인의 싸움은 시작부터 불리한 조건의 싸움일 수밖에 없습니다. 의료사고를 조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절차와 제도들이 있었다면, 드라마 “하얀거탑”의 내용도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몇 년에 걸쳐 힘들게 싸우고 있는 분들의 마음고생과 수고로움, 그리고 고통은 말할 것도 없구요.
스물두 번째 희망제안은, 의료사고의 합리적인 대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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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부터 올 해까지 전국 국립대 병원에서만 발생한 의료사고는 145건. 8일에 한 번꼴로 발생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수치는 공식 절차를 밟은 것만을 집계한 수치로, 집계되지 않은 의료사고까지 감안한다면 그 피해 규모는 굉장할 것입니다. 2007년 현재, 진행중인 의료사고 분쟁은 약 1만 5천 여 건, 이 분쟁에 소요되는 비용만 3천 억 정도라고 합니다. 실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들고 있는데 문제는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의료인과 환자 모두 이에 대처하고 풀어나갈 사회적인 장치가 없다는 점입니다.

”?”지난 8월 말에는 “의료사고 예방 및 피해 구제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습니다. 이 법률안은 의료 사고 입증 책임을 환자가 아니라 전문 지식과 증거 자료를 가지고 있는 의료인으로 전환하고, 또 의료인의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개인의 피해를 보다 빠르고 공정하게 구제하고, 또 의료인의 입장에서는 보다 안정적으로 진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된 셈입니다. 즉 이 법률안은 의료인에 비해 약자라 할 수 있는 환자의 고통을 대변하고 의료진과 개인이라는 힘의 불균형을 극복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법안심사소위를 만장일치로 통과한 “의료사고 예방 및 피해 구제에 관한 법률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재심의 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이 법률안의 핵심이라할 수 있는 의료인의 의료사고 입증 책임이 “의료인의 소극적인 진료와 환자의 의료비 부담” 등의 부작용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이 법률안의 기본 정신은 개인의 고통을 덜고, 의료인과 개인이라는 불평등한 싸움을 보다 공평하게 해결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데 있습니다. 재심의 결정이 이러한 기본 정신을 퇴색하지 않고, 보다 신중한 결정을 위한 한 걸음 후퇴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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