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한국 젊은이, 영국 시니어를 만나다 (4)”사용자

희망제작소와 연세대는 협력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대학생 현장 탐방 프로젝트 uGET’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4명의 대학생으로 구성된 프로젝트팀이 2010년 여름 한 달간 영국 런던에 머물면서 영국 시니어들의 사회공헌활동 현장을 조사해 그 방문기를 연재할 계획입니다. 영국에서 전해질 재기발랄한 젊은이들과 지혜로운 시니어들 간의 조우에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민간 부문과 시민 사회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프라임타이머스를 방문했던 우리 팀은 현재 왕성히 활동하는 회원으로부터 보다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졌습니다. 회장인 브렌트씨에게 소개를 받아 현재 여러 NPO들의 일을 돕는 회원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멋진 분의 이름은 줄리아 로버츠(Julia Roberts).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죠? 실제로 만나보니, 동명의 영화배우 못지 않게 아름다운 여자분이셨습니다. 그녀는 우리의 주 관심 대상인 시니어로 분류되기에는 다소 젊은 나이로 보였습니다. 그녀와의 만남을 통해 우리는 프라임타어머스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용자
줄리아는 2006년부터 프라임타이머스의 회원으로 다른 NPO들을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프라임타이머스 기관 자체의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담당자로 일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 밖에 홈-스타트 바넷(Home-Start Barnet)이라는 NPO의 이사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대학 졸업 후에 PR 회사에서 일했습니다. 대기업 PR 부서, PR 컨설팅 회사에서도 일했고, 직접 컨설팅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지요. 기업 간 PR이 그녀의 전문 분야였습니다. 이렇게 8년 정도 일을 하고 난 후, 그녀는 육아를 위해 직장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자녀들이 어느 정도 자라 다시 일터로 돌아가려 결심했을 때, 그녀가 향한 곳은 바로 시민사회(Civil Society)였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경험과 나이가 쌓여 가면서, 사람들을 위한 변화를 일으키는 데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시민사회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지식은 없던 그 시절, 그녀는 프리랜서로 일을 하는 한편 NPO 소개 에이전시를 통해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 곳에서 프라임타이머스를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앞선 글에 소개되어 있듯이, 프라임타이머스는 시민사회에서 일하고자 하는 전문가들과 시민사회 단체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사회적기업입니다. 시민사회 단체 중 새로운 단기 프로젝트를 시작하거나 상근 인력을 필요로 하지만, 풀타임 인력을 채용할 여력은 없는 곳에서 프라임타이머스를 찾아옵니다.
 
이러한 단체들을 위해 프라임타이머스는 자체적으로 엄선한 120여 명의 전문가 회원 풀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줄리아도 그 중 한 명입니다. 그녀는 프라임타이머스가 단순한 채용 에이전시가 아니라 독특한 연결 시스템을 운영한다는 사실에 매력을 느꼈다고 합니다.

물 만난 PR 전문가

그렇다면 PR 및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쌓은 재능과 경험으로 줄리아는 어떻게 NPO들에 기여하고 있을까요? 그녀는 프라임타이머스와 연결된 많은 단체들 중 주로 청소년 관련 단체들과 일합니다. 현재 영국의 18 ~ 25세 사이의 청소년 중에는 정규 교육을 그만두고,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은 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들은 범죄와 약물, 폭력에 쉽게 노출되곤 합니다. 그녀가 일하는 단체들은 주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이들을 사회와 다시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럼으로써 앞서 언급한 위험들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고, 사회적 비용 또한 줄이는 것입니다.

현재 그녀는 런던 지역의 16 ~ 25세 청소년을 위한 페어브릿지(Fairbridge)라는 단체와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프라임타이머스는 청소년부문 개발기금(Youth Sector Development Fund)이라는 정부기금을 공동 위탁운영 하고 있습니다. 기금을 바탕으로 3년 간 각종 청소년 관련 단체를 지원하는 역할입니다.

페어브릿지라는 단체에 대한 지원도 이 위탁운영의 일환이었습니다. 빈곤 지역 청소년들을 위해 일하는 페어브릿지에는 좋은 아이디어들이 있었지만, 전체적인 운영을 관리할 사람이 없었습니다. 줄리아는 마케팅 전략, 이름 짓기, 로고 디자인, 웹사이트와 리플렛을 통한 홍보, 목표와 비전 수립, 필요한 네트워크 수립 등의 업무를 담당해, 아이디어들을 실제 프로젝트로 발전시켰습니다. 언론, 재정지원자, 청소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전체를 담당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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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특히 성공적이었던 사례는 최근 이 프로젝트를 위해 개최한 기금마련 행사입니다. 프로젝트의 약속된 지원 기간이 거의 끝남에 따라 정부 지원이 중단되는 시기가 다가왔지만, 아직 할 일은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활동가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그녀가 실무를 맡아 지역 공원에서 야외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지역의 국회의원과 언론인을 포함한 저명인사들을 초대해 이 프로젝트를 통한 청소년들의 활동과 성과를 소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수치를 중시하는 사람들을 위한 경제적 효과까지 포함해서요. 이 행사는 성공적이었고, 덕분에 프로젝트는 조금 더 긴 기간 동안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줄리아는 새로 시작하는 사회적기업들도 돕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방글라데시 이민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빈곤 지역이 있는데, 주로 이곳의 사회적기업들을 돕습니다. 비전과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전략 등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수입보다 일에서 얻는 만족감 커

이쯤 되니 그녀의 수입이 다소 궁금해집니다. 프라임타이머스는 주로 자원봉사가 아닌 유급 직위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넌지시 물어 보았더니, 컨설턴트로 일했을 때의 절반 수준이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시민사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돈을 보고 일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 그녀의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언제부터인가 일 자체에서 오는 만족이 수입보다 훨씬 중요해졌다는 이야기와 함께요.

현재 영국에서는 그녀와 비슷한 결정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영국에서도 한 직장에서 계속 일을 하는 것이 당연시되었지만, 현재는 이직이 잦으며, 어떤 회사들은 직원들에게 다양한 회사나 시민단체에서 경험을 쌓는 것을 장려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 때 프라임타이머스가 가교 역할을 합니다. 또한 오랫동안 한 곳에서 일한 사람들은 동기부여 면에서 다소 지치는 경우가 있는데, 프라임타이머스는 이들에게 다시 에너지를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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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타이머스에서 일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냐는, 다소 어려운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녀는 프라임타이머스를 통해 NPO를 돕는 일이 즐겁고, 보람 있고, 흥미로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계속 몰랐던 영역들을 알아가게 된다는 점에서 끊임없는 배움과 성장의 기회가 된다고 합니다.
 
때문에 그녀는 4~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일에서 큰 동기부여를 느낀다고 합니다. 특히 프라임타이머스의 특성 상 여러 다른 단체와 프로젝트에서 일하게 되므로 더욱 흥미롭다고 합니다.  앞으로 적어도 10년은 지금 만큼 열정적으로 일할 것이랍니다.

생생한 인생 이야기를 주인공으로부터 직접 듣는 일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그러나 이 날은 더욱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 보다 가치있는 목적을 위해 사기업에서 쌓은 능력을 갖고 시민 사회에서 활약하는 줄리아가 발현하는 에너지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단아한 풍모와 진지한 눈빛을 갖고 여러 NPO들을 종횡무진 누비는 그녀는 어떤 영화배우보다도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비단 PR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자신이 가진 능력을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쓸 수 있겠지요. 우리나라에서도 시니어사회공헌센터와 행복설계아카데미, LET’S라는 가교를 통해 이러한 훈훈한 사례를 계속 보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줄리아와의 즐거운 만남 이야기를 마칩니다.

글 _ 박상욱 (uGET 실버라이닝팀)
사진 _ 하진규 (uGET 실버라이닝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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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 젊은이, 영국 시니어를 만나다
2.  ‘늙지 않는 학생’들의 대학 
3. 영국 제 3섹터로 가는 다리, 프라임타이머스  
4. 시민사회로 뛰어든 PR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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