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리포트 | 당신의 선의가 ‘데이터’를 만날 때

2026-02-27

당신의 선의가 ‘데이터’를 만날 때: ‘착한 일’을 넘어 가치 있는 ‘업’으로 📱

- 소셜디자이너의 실험을 ‘대안’으로, 진정성을 ‘데이터’로 만든 SIR대회의 임팩트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그 자체로 중요하지만, 모든 실험이 살아남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지역에 밀착된 시민의 문제해결 활동은 ‘의미있는 경험’, ‘좋은 일’에서 멈추기 쉽고, 이를 지속가능한 ‘업’으로까지 연결하기에는 현실적인 장벽이 높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소셜디자이너 연구를 통해, 지역의 사회혁신가들이 반복적으로 마주하는 세 가지 ‘공백’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개인의 역량이나 의지 부족이 아니라, 현장의 복합적인 맥락을 담아내지 못하는 기존의 지원 시스템의 한계 때문에 발생합니다. 

지난 해 12월 4일 개최된 ‘2025 사회적가치투자 SIR(Social Investor Relations) 대회’는 시민 투자(지지)와 사회적 인정(검증)이 맞물려 작동할 때, 이 공백이 어떻게 메워질 수 있는 지를 보여줍니다. 소셜디자이너의 임팩트가 개인의 선의를 넘어 우리 사회의 공동 자산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공유합니다.


😥 지역 문제 해결은 왜 지속되기 어려울까? : 소셜디자이너가 마주하는 세 가지 공백

날로 복잡해지는 사회와 맞물려, 지역 문제 또한 점점 더 복합적이고 세분화된 방식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돌봄 문제는 일자리와 연결되고, 주거 불안은 건강과 이어지며, 기후 위기는 지역경제와 맞물리곤 합니다. 한 가지 분야(의제)나 담당 부처의 대응으로 정리하기 어렵지요. 그런데 이들을 지원하고 평가하는 방식은 여전히 칸막이와 숫자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틀에 맞추는 순간, 현장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변화의 맥락이 가려지게 됩니다. 이는 곧 소셜디자이너의 활동을 멈추게 하는 세 가지 공백으로 이어집니다.

  • 💰 자본 공백(Funding Gap): 가능성을 확인한 실험이 지속성을 증명하는 결과까지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지역 실험은 초기 실행비를 모으기 어렵습니다. 기존의 공모나 투자 기준은 매출이나 정형화된 성과에 집중되어 있어, 유연한 자금이 절실한 ‘실험 단계’의 시도들은 시작조차 하지 못하거나 중간에 동력을 잃곤 합니다.


  • 🔔 신뢰 공백(Trust Gap): 역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검증될 무대가 부족해 파트너십이 단절됩니다. 역량이 있어도 이를 증명할 기회가 부족합니다. 인프라가 집중된 수도권 위주의 생태계에서 지역의 혁신가들은 검증될 무대 자체를 얻기 어렵고, 이는 곧 파트너십의 단절로 연결됩니다.

  • 📈 측정 공백(Measurement Gap): 성과/가치를 증명할 언어와 지표가 부족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어렵습니다. 지역의 변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비선형적으로 발생합니다. 하지만 이를 설명할 언어와 지표가 부족해 가시적인 성과로 번역되지 못하며, 결과적으로 시민과 자본을 설득할 객관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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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해 온 소셜디자이너가 시민들과 마주 앉아 현장의 맥락과 고민을 나누고 있다. ⓒ희망제작소


🔖 SIR대회, 가치를 ‘언어’로 번역하고 ‘구조’로 증명하다

누구보다 사회문제 해결에 ‘진심’인 소셜디자이너가 구조적 장벽에 부딪혀 활동/비즈니스를 멈추지 않기 위해서, 희망제작소는 이들이 가진 가치를 기록하고 번역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2025 사회적가치투자SIR대회에 출전한 15팀에게 지급된 총 투자금(상금)은 3,000만원이지만, 이들이 한 해동안 지역에서 창출한 사회적 가치는 약 5억 3천만 원(536,930,393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희망제작소의 가치 환산 작업은 누군가의 ‘진정성’에 가격표를 붙이는 일이 아닙니다. 현장의 노력이 “좋은 이야기”, “선의”로만 소비되지 않도록 협업·후원·투자를 결정하는 공통의 언어로 번역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기여도와 가치까지 보편적 관점으로 해석해내는 과정입니다.

희망제작소는 신청서, 발표 자료, 인터뷰, 홍보물 등의 자료를 수집해 각 소셜디자이너의 활동/비즈니스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이를 교육/참여, 콘텐츠 제작, 정책 제안·공론화, 기술/플랫폼 설계, 탄소감축·자원순환, 커뮤니티 운영 등 유형 별로 분류하고, 공공 기준 단가·선행 사례를 기준으로 타당성을 평가해 이들이 한 해 동안 산출한 사회적가치를 화폐가치로 환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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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에 숫자를 입혀 가치를 증명합니다." ⓒ희망제작소


📩 SIR대회가 소셜디자이너에게 남긴 변화 : "필요했던 것은 자본, 얻은 것은 확신"

지역사회문제 해결을 ‘업’으로 이어가려면, 결국 자원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소셜디자이너들이 자주 마주치는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문제 해결에 집중하기 보다, 자금을 확보하고 관리하는 과정(증빙·정산·보고)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하는 순간이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들의 활동이 멈추는 이유를 개인이 아니라 구조에서 찾아야 합니다. 의지나 역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실험을 지속하기 어렵게 만드는 시스템의 문제니까요.

SIR대회는 이 지점에서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총 투자금(상금) 규모만 보면, 일반적인 IR대회에 비해 작고 협소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자금의 진정한 가치는 ‘양’이 아니라, ‘신뢰에 기반한 유연함’에 있습니다. 무증빙·무정산 원칙의 필란트로피 투자로 설계해, 서류 부담을 덜고 현장의 변수에 맞춰 더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소셜디자이너가 실패를 계산하느라 멈추지 않고 문제해결 실험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최소한의 안전망이기도 하고요.

흥미로운 사실은 이 투자금이 단순한 비용(돈)에 머물지 않고, 지속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과 연결되었다는 점입니다. ‘2025 SIR대회 출전 소셜디자이너 사전/사후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대회 경험 이후 소셜디자이너들이 체감한 변화는 크게 두 축입니다. 하나는 사회적 인정의 회복, 다른 하나는 정서적 지지와 연결의 강화입니다. 


  • 사회적 인정의 회복  : 사전 설문에서 “현재 내 활동/비즈니스가 사회적으로 적절한 인정과 보상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5점 만점)”는 질문의 평균은 2.8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사후 설문에서는 4.23점으로 상승했습니다. 이는 지역 현장의 실험이 종종 저평가되는 상황에서, SIR대회가 소셜디자이너에게 “내 활동이 사회적 언어로 설명될 수 있다”는 감각을 제공했음을 시사합니다.


  • 고립감을 밀어낸 지지의 힘 : 사후 설문에서 “SIR대회 준비 및 발표 과정에서 동기 부여가 촉진되었다”는 평균 4.38점, “참여 전과 비교할 때 동료감·심리적 지지감이 증가했다”도 평균 4.38점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동료감 문항은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만점(5점)을 선택했습니다. 이는 지역의 실험이 고립된 과제가 아니라, 시민의 반응과 동료 네트워크를 통해 ‘함께 지지할 수 있는 공동의 가치’로 인식될 때, 심리적 회복력과 지속 의지가 강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2025 SIR대회를 통해 우리는 중요한 가설 하나를 확인했습니다. “지역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혁신가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지원금이 아니라, 자신의 실험이 사회적으로 유효하다는 검증과 지지의 경험”이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SIR대회가 설계한 ‘신뢰 기반의 지원’과 ‘시민 참여형 검증’이라는 고유한 구조가 맞물렸기에 가능했습니다. 물질적 자본과 정서적 자본이 결합할 때, 현장의 외로운 실험은 비로소 멈추지 않는 지속가능한 동력을 얻게 됩니다. 희망제작소는 이 증명을 바탕으로, 소셜디자이너의 아이디어가 우리 사회의 자산으로 도약하고, 그 가치를 객관적으로 증명해 사회혁신 생태계 더욱 풍부하고 정교하게 다듬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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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가면 시도이지만, 함께 가면 대안이 됩니다." ⓒ희망제작소




모든 시민이 소셜디자이너인 시대를 꿈꾸며,
2026 소셜디자이너 모집이 곧 시작됩니다.📌

희망제작소가 지향하는 사회혁신은 단순히 ‘우수 사례 발굴’해 박수를 보내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모든 시민이 소셜디자이너인 시대를 꿈꿉니다. 소셜디자이너의 치열한 고민과 실험이 열린 무대(SIR대회)를 통해 사회적 가치로 인정받고, 동료 네트워크(소셜디자이너클럽)를 통해 실패를 자산으로 삼는 학습을 공유하며, 그 과정과 결과가 정교한 데이터로 플랫폼에 축적되어 더 큰 협업과 자본으로 연결되는 지속가능한 문제해결 생태계를 만들고자 합니다.

“혼자서는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라면 멀리 간다”는 말이 있지요. ‘로컬에서 소셜해서 외로운’ 소셜디자이너라면, 아마도 이 문장이 더 절실할 것 같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지역 곳곳에서 묵묵히 변화를 일궈내고 있지만, 아직 연결되지 못해 만나지 못한 소셜디자이너가 많다는 점이 늘 아쉽습니다.

2026 소셜디자이너 모집이 곧 시작됩니다. 전국 곳곳에서 희망을 만들어내고 있는 소셜디자이너의 ‘진심’이 우리 사회의 단단한 자산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희망제작소는 올해에도 변함없이 소셜디자이너 사업을 준비합니다. 

지역에서 먹고사는 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소셜디자이너 분들이 있다면, 그리고 주변에 꼭 추천하고 싶은 소셜디자이너가 있다면 문을 두드려 주세요. 희망제작소 뉴스레터와 카카오톡 채널을 구독하시면, 가장 먼저 소셜디자이너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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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ㅣ 최나현 희망제작소 사회혁신팀 선임연구원
문의 ㅣ 희망제작소 사회혁신팀 ☎️02-6395-1433 📧trami@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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