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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종] 나비 군수

 김수종의 사막을 건너는 법“해외여행에서 돌아온 군청 직원이 인사를 하러 왔다. 백을 무겁게 들고 들어 오길래 어디서 선물을 사서 전해 주려는 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그 공무원이 내 앞에 무릎을 꿇는 것이었다. 순간 직감적으로 돈을 들고 인사 청탁을 하러 온 것을 알았다. ‘내가 그렇게 값싸게 보이느냐. 나에게 돈을 주려면 적어도 100억원은 줘야하지 않겠는가’ 나는 그렇게 말했다.”이석형 함평 군수가 며칠 전 희망제작소 포럼에서 풀어놓은 자치단체장 경험담 중 한토막이다. 1998년 함평군수로 당선된 후 3차례 공무원 인사이동을 했는데, 그 때 마다 직원들이 돈 보따리를 갖고 찾아왔다고 술회했다. 보따리 크기로 보아서 액수가 상당한 것 같았다는 게 이 군수의 이야기다.이석형 전남 함평군수는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232명 중 ‘최고의

[김수종] 232년만의 초대

 김수종의 사막을 건너는 법미국은 첫 흑인대통령의 탄생을 놓고 지금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흑인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1980년대 중반 LA에서 ‘로컬 기자’(교포신문 기자)로 일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는 지금처럼 교포가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LA 시내에는 백인은 별로 보이지 않고 온통 흑인과 라티노(주로 멕시코 출신)가 거주했습니다. 특히 사우스 LA는 흑인 밀집지역으로 1960년대 대규모 인종폭동이 발생했던 곳이고, 1991년 LA폭동 때도 험악했던 곳입니다. 한인 사회와 흑인의 갈등그 사우스 LA에서 ‘센테니얼’이라는 흑인 신문이 발행되고 있었습니다. 흑인강도가 한국인 주유소 종업원에게 총격을 가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 신문의 편집국장을 만나 한인과 흑인의 갈등에 대해 의견을 듣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아직 해가 중천에 걸려 있는 오후였는데 그 넓은

[김수종] ‘저탄소 녹색성장’, 선언만으로 안 된다

 김수종의 사막을 건너는 법“지금 우리는 문명의 변화를 보고 있습니다. 세계는 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혁명을 거쳐 환경혁명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나무와 석탄과 석유의 시대를 지나 새로운 에너지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에게 이같은 변화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입니다. 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비전의 축으로 제시하고자 합니다.”이명박 대통령이 ‘녹색성장’을 선언했다. 문명의 변화를 얘기하고 ‘환경혁명’이란 신조어까지 동원했다. 광복절 63주년, 정부수립 6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행한 연설이다. 대통령의 수사(修辭)는 점점 장밋빛으로 변한다. 새만금을 비롯해 국토 곳곳이 태양과 바람, 꽃과 바다 에너지가 만개하는 신천지가 될 것임을 묘사하는가 하면, 녹색성장은 한강의 기적에 이어 한반도의 기적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녹색기술은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일자리

[김수종] ‘디테일의 힘’이 필요하다

김수종의 사막을 건너는 법노원구청과 희망제작소가 공동 주최한 사회창안 포럼을 보고서울 노원구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씨와 찜질방 사업을 하는 박씨는 같은 동네의 조기축구회 회원이다. 어느 날 게임을 치르고 식사를 같이 하면서 각자가 운영하는 사업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슈퍼마켓 주인 김씨는 이해할 수 없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김씨는 조그만 슈퍼마켓에 커피 자판기를 설치하기 위해 구청에 영업신고를 하며 수수료 2만8000원을 부담하였다. 그런데 찜질방 영업주 박씨는 똑같은 커피 자판기를 설치하면서도 수수료 없이 영업신고를 마쳤다는 것이다. 김씨는 너무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제3자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많게는 수십억원대의 내재가치를 지닌 찜질방의 업주가 수수료를 내지 않고 자판기를 설치하는데 영세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자신은 수수료를 낸다는 것이 형평성에 전혀 맞지 않다고

[김수종] 버려진 것을 재창조한 리더십

김수종의 사막을 건너는 법재단법인 희망제작소에 흥미로운 모임이 있습니다. 지방을 살려야 우리나라가 제대로 발전한다는 취지로 3선의 단체장 이력을 가진 전직 및 현직 시장과 군수의 지역발전 프로그램 추진 경험담을 털어놓고 질의와 응답을 하는 일종의 토론회입니다. 면장도 논두렁 정기를 타고 나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선거에서 시장이나 군수에 세 번 당선된다는 것은 대단한 정치적 능력이나 신망으로 무장된 리더십을 갖추지 않고는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10년 이상 특정 지역의 시장이나 군수를 했다면 분명 그들로부터 무언가 배우고 들을 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현행 법률상 시장 또는 군수는 3선으로 끝나기 때문에 경험담을 솔직히 말하는 데 비교적 자유스럽습니다. ‘구원투수’ 김 군수의 빛나는 아이디어 어제 그 첫 발표자로 1995년부터 2006년까지 11년간

[김수종] ‘기상 오보’ 쇼를 하라

 김수종의 사막을 건너는 법텔레비전 뉴스 후반부에 2~3분 방영되는 일기예보는 시청자가 많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이 시간에 나오던 남자 기상 캐스터들이 차츰 사라지고 그 자리를 젊은 여자 아나운서들이 차지해 갑니다. 이들 여자 기상 캐스터들의 패션은 갈수록 화려해지고 있습니다. 근래에는 가슴과 히프의 볼륨을 강조하는 의상이 눈에 많이 띕니다. 보통 앉아서 말을 하는 뉴스 앵커와 달리 움직이면서 구름사진과 기상도를 설명해야 하니 제작자들이 더욱 시청자의 시선에 신경을 쓰는 모양입니다.미모의 기상 캐스터들이 청산유수 같은 말솜씨를 자랑하며 날씨를 예보하는데, 마치 천기(天機)를 다 아는 것처럼 말합니다. 골프와 등산 등 주말 나들이, 출근길 우산 챙기기, 서비스 업종의 수요 예측, 고기잡이, 농사짓는 일 등 전 국민의 일상생활이나 기업 활동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