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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희망의 전염병이 돌다

박원순의 한 걸음 더 얼마 전 쌈지로부터 이런 메일을 하나 받았다. 쌈지가 농산물 판매를 시작했다며 농업에 대한 글을 하나 청탁하면서 온 메일이었다.“인사동을 대표하는 복합문화공간 쌈지길에서 우리 땅에서 나고, 착한 농부의 손에서 자란 행복한 농산물 장터가 열린다. 7월 4 ~ 5일(금, 토) 이틀간 진행되는 ‘쌈지농부’ 농산물 장터는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안전하고 맛 좋은 우리 농산물을 농부들이 직접 소개하고 판매하는 직거래 장터다.” 쌈지는 문화예술을 지원하고 문화예술을 활용한 패션잡화를 생산하는 기업이 아닌가. 그런데 왜 갑자기 농산물인가. 계면쩍었는지 그 원고의 청탁자는 스스로 이렇게 해명을 붙이고 있었다.“패션기업 쌈지에서 농산물을 소개한다고 하니 조금 당황스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세상일 중에 가장 창조적인 일이 농사’ 라는 말이 있듯이, 농부가

[박원순]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는 당신에게

박원순의 한 걸음 더 루거 로이케(Rudger Reuke)는 35년간 독일 정부기관 DED(독일개발원조기구)에 근무하다가 은퇴 후 해외원조 민간단체 German Watch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는 정부로부터 연금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 단체에서는 1유로(Euro)만 받고 일한다. 그래서 스스로 ‘1유로 맨’이라고 부른다. 자신은 매일 출근해서 일할 곳이 있고, 세상을 위해 봉사할 수 있으며, 좋은 젊은이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대만족이라고 행복해 한다.‘1유로 맨과 ‘고려장’이야기2004년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의 초청으로 3개월간 독일을 여행했다. 이때 만난 사람 중의 한사람이 바로 이 루거 로이케씨이다. 이 사람의 스토리는 단지 한 사람의 것에 그치지 않는다. 영국에도, 미국에도, 일본에도 수없이 있는 이야기일 뿐이다. 미국의 경우 성인 인구의 절반이 온갖 형태의 자원봉사를 하고 있고

[박원순] 당신이 당신임을 증명하시오

박원순의 한 걸음 더 며칠 전 우연히 택시를 탔다. 핸드폰으로 통화중에 내가 변호사라는 사실을 알게 된 택시 기사 아저씨가 “뭐 하나 물어 보아도 되나요?”하면서 말을 걸어 왔다. 택시를 타다 보면 흔히 있는 일이다. 말하자면 무료 법률상담을 하는 셈이다.이 아저씨는 처음부터 “세상에 희한한 일이 다 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 과거에는 ‘종로구 와룡동 1-450호’인데 1982년경에 행정구역과 명칭이 바뀌면서 ‘종로구 명륜3가동 1-836’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1970년대부터 이 집에서 한번도 이사하지 않고 죽 살아온 택시기사 하태호씨는 최근에 아이들 대학등록금 마련하느라고 빚을 지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래서 은행에 융자를 받으려 하니 법무사와 등기소 측에서 ‘종로구 와룡동 1-450호’의 ‘하태호’와 ‘종로구 명륜3가동 1-836’의 ‘하태호’가 동일인이라는 사실을

박원순의 희망탐사65 중소기업인, 지역문화의 디딤돌 되다

참 대단하다. 한 중소 기업인이 작은 도시의 문화와 예술을 키우고 있다. 그는“정치인에게 기부하면 세금공제를 통해 그대로 되돌려 받는데, 문화 후원 역시 그렇게 해야 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는“한 기업인이 매해 10만 원씩만 보태도 지역의 문화가 달라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가 조금씩 지역의 문화를 바꾸고 있다. 힘겹게 돈을 모으고, 문화행사와 축제를 열었다. 그와 동료들이 시작한 예술제는 이제 시민들의 자발적인 주도로 꾸려진다. 말 그대로‘시민의 축제’로 자리 잡았다. 한 중소 기업인이 만들어내는 세상의 작은 변화다. 2월15일 군포를 찾아 디딤돌문화원의 최승교 이사장을 만났다. 그 변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왔다. 작은 지방도시의‘메세나’최 이사장은 15년째 작은 용접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중소기업인이다. 공고를 졸업한 그는 원래 한 대기업의 공장에서

[박원순] 아름다운 한 시민이 주는 위안과 감동

박원순의 한 걸음 더 새해가 밝은지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날, 아는 지인이 희망제작소 사무실을 찾아왔다. 아주 초췌한 모습으로, 연신 목을 쿨럭거리며 간신히 말을 이어갔다. 어떻게 이런 몸으로 여기까지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간암으로 고통받던 그는 생애의 마지막 순간 나에게 평생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말하였다. 자신의 재산으로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 힘들고 고통스런 순간들을 밀치고 그는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유언을 끝냈다. 그리고 두달여가 지난 오늘 그가 마침내 세상을 떠났다. 자신이 평생 벌었던 재산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고 속세의 모든 것과 이별하고 우리 곁을 떠났다. 누구에게나 돈은 귀하고 자식은 귀엽기 마련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돈을 평생 모아서 자식들에게 몽땅

박원순의 희망탐사 62 혁명 꿈꾸던 예술가, 재래시장에 꽂히다

시장은 조용했다. 한 때는 시끌벅적한 상인들의 농담과 뜨내기 손님의 호기심 어린 눈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거대한 채소 도매시장으로 삶의 활력이 넘쳤지만, 이제는 무채색의 공간이 되어버린 안양 석수 시장. 이 쇠락한 재래 시장을 다시 살리려는 사람이 있다. ‘생활이 예술’이라는 신념을 붓 삼아, 회색의 공간을 생명력 넘치는 원색으로 다시 칠하려는 이다. 지난 1월 23일 안양 석수 시장을 찾아 예술공간 ‘스톤앤워터(Stone&Water)’의 박찬응 관장을 만났다. 그는 ‘석수 시장 레지던시(Residency) 프로그램’ 등으로 공공미술계에서는 대부 격으로 알려진 사람이다. 그의 밑그림을 따라 수많은 예술가가 석수 시장의 다양한 공간을 이용해 작품을 설치하고, 퍼포먼스 공연을 펼치는 등 활발한 창작 활동을 벌여 왔다. 박 관장의 안내를 받아 둘러본 석수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