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키워드: 시니어취업

헌책방으로 간 호스피스

새벽녘, 이름도 희한한 태풍, 곤파스가 세상을 뒤흔들었다. 거리로 나서니 키 큰 가로수가 길게 누워있다. 눈이 의심스러울 만치 얕은 뿌리를 드러낸 채…. 바람이 멎고 여전히 비가 뿌린다. 습도가 높아 내 몸에서도 사람들 얼굴에서도 땀이 흐른다. 대학로, 소극장 간판을 읽으며 마로니에 공원을 지나 ‘아름다운가게 헌책방’을 찾아갔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니 널찍한 공간에 가득한 책, 책 내음이 묻어나온다. 김완복 선생님(65, 행설아 6기 수료)이 서가에서 책 정리를 하시다가 환한 얼굴로 맞아주신다.  “아름다운 헌책방 혜화점은 여섯 번째 서가입니다. 서울에 다섯 곳, 지방에는 광주에 있어요. 여기는 원래 한정식 식당이었어요. 인테리어도 그대로 이용하고 책장만 새로 짜넣었지요. 헌 책방 역할을 넘어서 책 특화매장으로 자리 잡으려고 하고요.” 기증자와 가게가 윈윈  초롱초롱한 눈빛의 박희진 매니저(32)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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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숭동 헌책방, 우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아름다운가게 여섯 번째 헌책방인 동숭동 헌책방이 2010년 6월 16일 수요일, 문을 열었습니다. 오픈하기 전부터 행복설계아카데미(행설아)를 수료하신 선생님께서 참여해 봉사를 해오셨고요. 또 오픈과 동시에 5명의 행설아 선생님들께서 활동을 시작하셨답니다. 그래서 작은 화분 하나 들고 찾아갔습니다. 나는 1남2녀의 둘째다.위로 누나와 아래 여동생이 있다. 여동생은 누나와 6살 차이로 옷을 물려 입기엔 나이 차이가 좀 많았다.그렇다고 내가 누나 옷을 물려 입을 순…없고대신 큰집 사촌 막내 형이 누나와 동갑이어서명절 때 큰집에 가면 쇼핑백으로 한가득 헌옷을 받아오곤 했다. 형제가 많은 친구들이 형 옷을 물려 입는 것에 대해 늘 불평을 늘어놓고는 했지만,나는 큰집 사촌형 헌옷을 받아 올 때는 무척 설렜던 기억이 있다. 당시 우리집이 잘 사는 형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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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밖 것들, 성 안 사람들

희망제작소 시니어사회공헌센터는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쌓은 은퇴자들이 인생의 후반부를 비영리기구(NPO) 또는 비정부기구(NGO) 활동에 참여해 사회공헌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행복설계포럼’은 시니어사회공헌센터가 운영하는 ‘행복설계아카데미’ 과정을 수료한 교육생들이  매월 자체적으로 기획해 성공적인 인생 후반전을 위한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자리입니다. “흥인지문이 있는 이곳은 고종 7년에 다시 축성하였습니다. 여기는 성안일까요? 성 밖일까요? 예전에는 ‘성안 사람들’, ‘성 밖 것들’ 이렇게 구분해서 불렀습니다.”맑은 하늘이 펼쳐진 5월 27일, 18차 행복설계포럼은 서울 성곽을 함께 걷는 프로그램으로 꾸며졌습니다.     출발지인 흥인지문 앞에서 이 날의 안내를 맡은 조중웅 선생님이 열심히 설명하십니다. ‘성 밖 것들’인  행복설계아카데미회(행설아회) 50여 명이 조 선생님의 손짓에 따라 흥인지문을 살펴봅니다. leftright 조 선생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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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은퇴는 고려장”

5월 12일 시니어사회공헌사업단 LET’S의 발대식이 있던 날. 종잡을 수 없었던 봄 날씨가 그날만은 참으로 햇살이 따사로웠다. 행사장 입구에 걸린 강렬하면서도 푸근한 느낌을 주는 주황색 바탕에 흰색 글씨로 쓰인 ”LET’S’ : 프로페셔널, 프로보노로 진화하다!’ 라는 현수막이 참석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디자인만으로도 LET’S가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가슴에 달아준 LET’S 로고가 새겨진 커다란 배지 하나. 역시 주황색 동그라미 속에 렛츠가 해야 할 일들이 가득가득 담겨 있는 듯 했다. 11시, 렛츠 단원인 홍정구 선생의 사회로 발대식이 시작되었다. 렛츠 사업단장을 맡고 계신 김용정 선생의 렛츠 추진 배경에 대한 설명과 나종민 간사의 렛츠 단원 소개가 이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발대식 분위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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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블로그를 해야 하는 세 가지 이유

지혜를 포스팅하라!   희망제작소 시니어사회공헌센터에서는 중고령 시니어를 대상으로 1인 미디어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블로그 세계에 입문하는 시니어들의 열정이 무척 뜨거웠는데요. 강의를 수강하신 김석기님의 교육 후기를 소개합니다. 돈이 필요한 한 사내가 하느님에게 간절히 빌었습니다. “하느님, 제발 복권에 당첨되도록 해주십시오. 다른 사람들은 당첨되는데 왜 저에게는 그런 행운을 주지 않는 것입니까?” 하느님은 딱하다는 표정으로 혼잣말을 했습니다. ‘먼저 복권을 구입하고 나서 당첨을 빌어야지, 쯧쯧…’ 요즘 희망제작소가 마련한 ‘시니어 블로그 교육(4월 13일~5월 6일)’을 받으면서 이런 유머가 생각났습니다. ‘기회의 창’이자 ‘미래로 향한 관문’인 온라인과 담 쌓은 채 무엇을 바라는 것은 복권을 사지 않고 복권당첨을 기대하는 것과 다를 바 없겠지요. 다소 비약하는 측면이 있습니다만, 시니어가 블로그를 해야하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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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스카프 맨 시니어, 펜을 들어라

12기 행복설계아카데미 수료식 현장 스케치 1시“안녕하세요~”3시부터 특강과 수료식이 시작됨에도, 벌써부터 낯익은 얼굴들이 희망제작소 4층 희망모울에 모여듭니다. 반갑게 안아주시는 선생님들. 1시 반‘왁자지껄’ 대부분의 12기 선생님들께서 수료식 연습을 위해 일찍들 나오셨네요.동그랗게 모여 그간  담아두었던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잠시 후“사랑해 당신을~ 정말로 사아랑해~ 당신이 내에 곁을~”떠들썩했던 강의장은 어느새 조용하고 나지막한 음률로 가득 찹니다.김미자 선생님의 지도 아래 생전 처음해보는 수화를 따라하면서 말이죠. “아니 아니..오른손을 이렇게~ 그렇지 잘하네..”“왼손은 가슴에서부터 이렇게~”엉성하지만 진지하게, 때론 장난스럽게 따라하는 모습이 유치원 아이들만 같습니다.여기저기 ‘까르르’ 터지는 웃음에서 긴장감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모여서 무엇이든 같이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웃음을 짓게 하는 모양입니다. 3시“동남아 순회공연을..아니 영국 순회공연을 마치고 막 돌아오신 박원순 상임이사님을 소개합니다.”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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