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고맙습니다

우리 사회의 희망씨, 희망제작소 후원회원님을 소개합니다.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마음이 시린 계절입니다. 11월을 맞이하며 어떤 후원회원님을 만날까 고민하다, 추운 겨울 한파에도 끄떡없이 보낼 것 같은 후원회원 두 분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바로 2013년 후원회원의 밤 ‘응답하라 4336’에 참석했던 다정한 커플 한영주, 황성주 후원회원입니다.

작년 연말에 희망제작소를 방문했던 두 분은 연인으로 지금도 좋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언제 만나도 반갑고 또 부러운(?)두 분을 만나러 한달음에 달려갔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뵙게 되었습니다. 반갑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한영주 – 저는 그동안 대학을 졸업했어요. 지금은 연주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바이올린을 전공했거든요. 희망제작소에서 연락 주셔서 깜짝 놀랐어요.

황성주 – 저는 전기공학과 관련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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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후원을 시작할 때는 학생이라서 재정적 부담이 있었을 텐데, 어떻게 후원을 하게 되셨나요

한영주 – 학교에서 ‘사회적기업가 정신’이라는 수업을 들을 때였어요. 당시에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였던 박원순 시장님이 강연을 했는데 감명 받아서 바로 후원을 시작했어요.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거든요. 친환경적이고 공동체적인 의미를 담은 강연을 듣고 마음이 뭉클했어요. 대안적인 삶에 대한 관심과 좋은 일을 하는 곳에 후원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황성주 – 작년에 영주랑 같이 희망제작소 후원회원의 밤에 갔을 때, 영주가 권유해서 희망제작소 후원회원이 되었습니다.

한영주 – 사실 저는 2011년에 후원을 시작하고 나서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통장 잔고가 계속 줄어들어서 무슨 일이지 하다가 희망제작소에 후원하고 있었다는 걸 다시 기억하게 됐어요. 재정적으로 좀 어려워서 고민하고 있는 시점이었는데 후원회원의 밤 초대를 받았어요, 한번 가서 둘러보고 결정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희망제작소에 간 거예요.

희망제작소, 직접 방문해보니 어떠셨나요

한영주 – 후원회원의 밤에서 기억에 남는 말이 ‘후원회원들이 보내주는 돈을 가장 가치 있는 곳에 사용하려고 한다’는 것이었어요. 그 얘기를 듣고 지금까지 3년 넘게 후원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내가 후원하면 희망제작소가 더 대안적이고 혁신적인 일들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어요.

황성주 – 1004클럽 벽에 후원회원들 사진 붙여놓은 것도 그렇고, 딱딱한 사무실 같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화기애애할 것 같고.(웃음)

올해는 사회적으로도 여러 가지 일이 많았는데, 두 분은 어떻게 지내셨나요

한영주 – 올해 세월호 참사도 그렇고 유난히 사건 사고가 많았잖아요. 기도회도 참석하고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도 했어요. 저로서는 굉장히 적극적인 행동이었어요. 올해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솔직히 이민도 생각했어요. 국가가 국민이 하는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듣고 반응을 하면 좋을 텐데 답을 주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은 들은 척도 안 하고… 이렇게 밑에서만 소리치고 있는 상황이 정말 답답했어요. 환풍구 사고를 봐도 그렇고요. 국가의 지도자들이 국민을, 나를 지켜주지 않는구나 싶었어요. 그렇다면 나를 스스로 지켜야 되는데, 참 무섭고 슬픈 일이예요.

황성주 –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태어났고 국민이면 사회가 부조리하거나 답이 없는 부분이 있더라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친구들한테도 노력하면 바꿀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그렇게 말하기가 어렵네요. 사고가 일어날 수는 있는데 국가의 지도자들이 제 몫을 해주지 않는 현실을 보면서 많이 실망했어요.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가 바뀔 수 있을까요

한영주 – 정치, 사회, 문화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부모세대 어른들은 ‘원래 그래, 아무리 그래도 바뀌지 않아. 너무 애쓰지 마라.’ 그렇게 말씀하세요. 그래도 우리와 다음 세대가 대한민국에서 계속 살아갈 거니까 오히려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할 것 같아요. 올해 여름에 제주 강정마을에 갔어요. 많은 사람들이 해군기지 반대를 외치는 있는데 이런 문제들이 지금 꼭 해결되지 않더라도 계속 뜻을 가지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요. 희망이지요. 그리고 다음 대선을 기다리고 있어요. (웃음)

황성주 – 한 해 한 해 지나갈수록 사회를 깊이 보게 됩니다. 의료보험 민영화, 연금 소식도 그렇고… 아쉬운 것은 제가 뭘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 혼자 답해가야 한다는 거예요. 주변사람들은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기 삶을 살기에도 바빠서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기 힘들어요.

문제의식은 있어도 대안을 만들기 위해서 직접 무언가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내가 무언가를 하면서 안 될 때는 그냥 포기하고 가면 되는데, 아무것도 해보지 못한 상황에서 길이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마음을 힘들게 해요. 누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 마음 편히 노란 리본 하나 달지 못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생각한 것을 자유롭게 표현하지 못하게 만드는 자기검열을 없애야겠다는 반성도 했어요. 당장 먹고 사는 게 힘들지만 혼자 조금 더 윤택하게 사는 것 보다는 같이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20대 청년으로 살면서 가장 고민하는 것은 어떤 부분인가요

한영주 – 결혼을 생각하면 여러 가지 고민을 하게 돼요. 사랑하는 두 사람이 함께 살기까지 왜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하고 긴장하고 힘들어야 할까 그런 거죠. 시민청에서 했던 ‘작고 뜻깊은 결혼’이라는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돈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우리가 원하는 것은 우리 뜻대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황성주 – 우리는 잘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데, 결혼식을 생각하니까 의식하게 되는 것이 많았어요. 결혼은 어디서 하고, 여행은 어디로 가고, 어떤 집을 구하고… 실제로 같이 사는 사람은 그 누가 아니라 우리인데 다른 사람들 시선을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우리가 결혼식을 어떻게 하고 어디에 사는지 사실 사람들은 금방 잊을 텐데 너무 의식하고 있었어요. 결혼을 준비하면서 이러저런 강연을 들었는데 생각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어요. 비슷한 생각을 가진 청년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도 좋았고요.

후원회원으로서 희망제작소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한영주 – 희망제작소에서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반값 등록금도 그렇고, 얼마 전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처럼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세요. 그 자리에서 계속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청년의 목소리를 모아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한테 전달하고, 그래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황성주 – 대안을 만들지 못해도, 당장 결론이 나지 않더라도 청년들이 행동할 수 있는 것들을 함께 이야기하고 고민하는 자리를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지금 청년들이 느끼고 있는 깊은 무력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마당을 열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내년은 정말 더 좋았으면 좋겠다”는 두 분의 얘기가 마음 깊이 남았습니다. 한영주, 황성주 후원회원님의 바람을 잊지 않겠습니다. 두 분의 마음이 작은 불씨가 되어 이 시대 청년들의 열정을 모으고 키워갈 수 있도록 희망제작소가 소통의 장을 만들겠습니다.

우리 사회를 위해 고민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한영주, 황성주 후원회원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희망제작소와 함께 해 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글_ 김희경 (공감센터 연구원 hlhmp@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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