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청소년의 내-일 탐구와 모색
– ‘내-일상상프로젝트’를 중심으로

* 본 리포트는 2017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아름다운재단’에서 제작/지원합니다.
* 수행기관 : (재)희망제작소, 장수YMCA, 전주YMCA, 교육협동조합 마을학교

 

연구요약

○ ‘2017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학교생활 만족도에서 ‘소질과 적성 개발(37.2%)’영역이 가장 낮았다. ‘소질과 적성 개발’은 진로탐색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만족도가 낮다는 점, 그 중에서도 고등학생이 유독 낮다는 점은 우리가 주목해야 할 시사점이다.

○ 양질의 진로교육을 보장하려면 지역사회 단위로 학교, 교사, 지역단체, 청소년지도자 등 이해관계자가 긴밀한 협업 관계를 맺고 시스템 속에서 움직여야 한다. 이 때 청소년은 지역 안에서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만나고, 역동적으로 소질과 적성을 개발하며 성숙한 진로의식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우리는 지역사회에서 작은 실험을 시도하였다.

○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청소년 진로탐색 활동으로 비수도권 지역 청소년들과 총 3차 년도에 걸쳐 진행된다. 1차 년도(2016)는 전라북도 전주시, 순창군, 완주군 세 곳에서 실행하고, 올해 2차 년도(2017)는 전라북도 전주시, 장수군, 진안군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 1차 년도 결과, 총 4가지의 시사점을 발견하였다. 첫째, 청소년들은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면서 사회를 인식하고,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기회를 경험하게 되었다. 둘째, 농 · 산촌 지역 청소년들은 도시 지역 청소년들보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지역의 장점과 한계를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생겼다. 셋째, 청소년들은 진로를 결정할 때, ‘나’를 주요 기준으로 보면서도 자신을 잘 알지 못하는 답답함과 어려움을 보였다. 넷째, 청소년들은 일을 원론적인 개념으로 행복이나 가능성과 같은 의미로 표현한 반면, 직업은 먹고 살기 위한 수단, 구속당하는 느낌 등으로 표현하며 분리하여 인식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 새로운 문제의식으로는 첫째, 청소년들은 일과 직업에 대해 분리된 의미 표현과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일’을 원론적인 개념으로 보면서 행복이나 가능성과 같은 느낌으로 표현한 반면 ‘직업’은 먹고 살기 위한 수단, 구속당하는 느낌과 같이 경제적이며 강제적인 의미에 무게를 두었다. 이는 청소년들이 졸업을 하고, 자신의 진로를 선택할 때 고민을 낳고, 가치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2차 년도에는 참여자가 종합적으로 일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상상캠프’라는 단위 활동을 추가하였다.

○ 상상캠프에서는 청소년들이 팀을 꾸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기에 앞서 진로에 대한 기본 인식을 조사하고, ‘나’를 돌아보는 과정과 ‘일’이라는 주제에 대해 서로 고민하고 질문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내 몸 드로잉’ 워크숍을 기획하여 진행하였다.

○ 진행 결과, 두 가지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지역별로 참여자들은 ‘일’을 바라보는 관점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 전주 지역은 상대적으로 특정 직업군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높은 반면, 장수 지역은 비교적 다른 지역보다 놀이의 관점에서 일을 바라보았다. 진안 지역은 다른 두 지역에 비해 활동의 관점에서 일을 인식하였다. 둘째, 참여자들은 하고 싶은 일의 목적과 내용이 얼마나 뚜렷한지에 따라 필요 능력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특히 ‘활동’의 관점에서 바라본 참여자들은 특정 직업군으로 바라보는 경우만큼 구체적으로 객관적인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특정 목적과 내용이 뚜렷한 프로젝트 경험이 청소년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 상상캠프 이후 청소년들이 지역별로 어떤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실행하였는지 알아보고 그러한 경험이 준 인식변화와 가치는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프로젝트별 탐구 주제와 진행한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프로젝트를 실행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포커스그룹인터뷰(FGI)를 진행하였다.

○ 진행 결과, 청소년들은 크게 팀워크(협업)과 노동가치관 그리고 지역사회에 대한 인식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장수 지역은 주로 농촌 정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것을 통해 상대적으로 진로고민과 부담이 농촌 지역을 떠날 것인지, 남을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온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고민을 그들은 사회적 경제나 관광농원과 같이 경제적인 관점에서 대안을 찾고자 했다. 반면에 같은 농 · 산촌에 살고 있는 진안 청소년들은 상대적으로 교통 복지, 농산물 마케팅과 같이 지역사회에서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는 문제에 관심을 두었다. 이는 지역의 특성이 비슷하더라도 참여자가 어느 분야에 관심을 두고 진행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가능성을 함의한다. 동시에 비슷한 지역적 특성 아래에서도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지역파트너(지역 현지 기관)의 설립 방향성, 기존에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와의 연계 지점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 흥미로운 점은 중도시 · 거점도시에 속하는 전주 지역은 상대적으로 지역의 문제보다 좀 더 큰 단위에서 사회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그들의 문제의식은 자신의 고민을 사회적으로 말하지 못하고 참아야 하는 상황에서 출발하였다. 청소년만 참여할 수 있는 토크콘서트나 참정권 캠페인은 주어진 인프라가 제약되어있다는 인식보다 사회적으로 말할 수 있는 권리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자리가 제약되었다고 인식하는 것에 가깝다. 따라서 지역이라는 단위보다 사회라는 단위에서 더 무게를 두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나간 것이다.

○ 이처럼 지역별 프로젝트는 공통적으로 계획하기-실행하기-성찰하기 단계에 따라 진행되었으나 지역특성, 청소년의 관점과 인식에 따라 다양한 주제와 내용으로 차별화되었다. 구체적으로 그들이 어떤 관점과 가치관을 갖고 일을 인식하는지 알아보고, 그러한 인식이 어떻게 하나의 프로젝트로 이어지는지 상관관계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다.

○ 지역사회는 청소년 진로탐색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어떤 사회적 조건과 자원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내-일상상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세 지역의 학교 교사, 지역 멘토, 학부모를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를 진행하였다. 해당 프로젝트가 참여자 뿐 아니라 주변 구성원에게도 사회적 효과가 일어나는지 검증하고, 지역 내 이해관계자의 인식 과 욕구를 조사하여 사회 단위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정책과 인프라를 모색하고자 하였다.

○ 심층조사 결과, 그들이 인식하고 있는 현장의 문제점은 두 가지로 정리된다. 첫 번째는 지역사회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 두 번째는 이러한 인프라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학교 관계자들이 연계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이다.

○ 앞서 인터뷰 참여자들은 지역사회에 어떤 인프라가 가장 부족한지, 그로 인한 문제점은 무엇인지 말해주었다. 또한 <내-일상상프로젝트>를 하면서 협업이 확대된 경험과 변화를 직‧간접적으로 인식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내-일상상프로젝트>가 활성화되고, 청소년들과 지역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기 위한 지원과 조건, 나아가 지역사회가 실천할 수 있는 진로교육의 관점과 내용, 해당 프로젝트에서 보완해야할 점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 이번 보고서의 시사점을 전체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청소년들은 진로에 대한 고민과 욕구를 프로젝트 실행으로 풀어갈 때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이를 테면 그간 어른들에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또래 친구들과 털어놓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거나 지역에서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을 방문하여 진로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나아가 팀워크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협업에 대한 가치를 제고하고, 공동의 일을 목표로 할 때 어떤 행동과 선택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 둘째, 농 · 산촌 지역의 청소년들은 도시 지역의 청소년들보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지역사회의 한계를 직 · 간접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들이 본 한계는 농촌 지역이 ‘살기 좋은 곳’, ‘사람답게 사는 곳’이지만 나의 진로나 일에 대해서는 ‘망하기 쉬운 곳’, ‘돈 벌기 어려운 곳’이라는 점이었다. 이를 통해 ‘진로’가 개인이 선택하고 고민하는 영역이지만 지역사회의 여건과 환경에 따라 기회가 제한되고 개인의 관점에 영향을 미친다면 사회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했다.

○ 셋째, 농 · 산촌 지역에서 가장 부족한 인프라는 사회 자본으로서 청소년이 자신의 진로나 일에 대해 참고할 만한 청년 모델이 도시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다. 그로 인해 개인이 인맥을 활용하여 그들의 진로 고민을 해결할 수밖에 없는 불편함을 갖고 있었다. 이는 지역사회가 청소년 진로교육에서 우선해야 할 영역으로 인적자원 개발과 사회자본 확충이라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 넷째, <내-일상상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교사와 지역 멘토의 협업 경험을 통해 학교와 지역사회가 연계하여 진로교육을 진행할 때, 부족한 인프라를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경험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려면, 교사나 지역 멘토의 개인적인 관심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협업할 수 있는 장치와 네트워크 자리가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 마지막으로 보편적인 진로교육의 관점을 견지하되 지역사회에서 적용할 수 있는 그리고 적용하고 싶은 청소년 진로교육의 관점과 방향이 ‘노동교육’과 ‘농촌정착’ 두 가지임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농촌정착’의 관점은 지역의 관심과 지원이 실현할 수 있는 필수요소다. 노동교육 또한 실제 아르바이트나 현장실습을 통해 일을 하는 청소년들 뿐 아니라 활동, 프로젝트의 형식도 일상에서 노동의 가치와 의미를 인식할 수 있는 영역으로 고민이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었다.

○ 정책적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청소년 진로교육에 필요한 지역사회 인적 인프라를 개발하고, 확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청소년에게 다양한 삶의 모델이 되어 줄 지역 청년들을 발굴하고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단순하게 활동 지원금을 주거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청년들이 지역사회에서 새로운 영역의 일을 발굴할 수 있도록 ‘창직’, ‘창농’에 대한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 둘째, 지역사회에 흩어져 있는 단위 기구와 실무자들이 지속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 교육청 관계자, 지방자치단체 교육부서 관계자, 학교 관리자, 현장 교사, 마을학교, 교육 활동가, 학부모 등 관련 인사가 모여 지역에서 실천할 수 있는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협업할 수 있는 공감대를 쌓는 등 구체적인 사업단계에 필요한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 셋째, 교사나 청소년지도자 등 관련 실무자들이 지속적으로 협업하려면 개인의 업무 과중으로 이어지지 않게 교육청, 지방자치단체와 같은 행정 단위에서 충분한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학교와 지역 간 협업을 중점적으로 맡고, 실행할 수 있는 사람들이 배치되어야 서로 부담을 줄이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더불어 그들이 해당 영역의 전문성을 가질 수 있도록 정기적인 연수와 교육도 함께 가야 한다. 교사는 비영리 단체, 사회적 기업, 마을학교 등 학교와 다른 조직의 형태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지역 활동가는 학교 내 시스템과 업무환경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만 서로에 대한 인식 차이를 줄이고 신뢰를 쌓을 수 있다.

○ 넷째, 청소년들이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진로탐색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마을카페, 학교 협동조합, 청소년수련관, 지역아동센터 등 다양한 형태가 있지만 무엇보다 청소년 스스로 프로젝트를 실행해볼 수 있는 기회와 사회 인프라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테면 마을카페라는 형태의 공간에서 새로운 실험을 하는 청년들과 만나거나 교육 활동가와 하나의 프로젝트를 실행해볼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공간이 주어져야 하고,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어야 한다. 공간을 새롭게 만들기보다 ‘학교’나 ‘청소년수련관’ 같은 공공기관의 빈 공간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마지막으로 진로교육에 대해 청소년이 직접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교육 커리큘럼이나 정책의 내용은 공무원, 학부모, 교사 등 어른들의 요구에 의해 짜여 지는 경우다. 물론 교육이나 정책은 전문가가 해야만 하는 부분도 있다. 다만 그로 인해 청소년들은 자신의 욕구가 반영되지 않은 교육에 참여하며 낮은 만족도나 참여율을 보이거나 본인을 대상으로 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어떻게 이뤄지는지 모르는 경우가 있어서 나타나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자리를 마련하지는 않더라도 큰 단위의 정책이나 청소년에게 직접적인 효과가 가는 경우는 자문위원회나 간담회 발제자 등 다양한 형태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기회가 필요하다. 이 때 앞서 시사점으로 도출되었던 ‘노동교육’이나 ‘농촌정착’ 등의 관점에 대해서도 폭넓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 앞서 시사점을 도출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언했으나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심과 지원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보편적인 관점을 견지하면서 지역 특성에 맞게 3차 년도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어떤 주제와 방법으로 녹여내어 실천할 수 있을지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

○ 본 연구가 제한된 지역과 대상으로 진행된 만큼 이밖에도 청소년 진로에 대한 다양한 문제를 고민하고 탐색해야 한다. 그 과정 중 하나로서 이 연구가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목차

연구요약

Ⅰ. 서론
1. 기획배경 및 목적
2. 진로탐색의 개념과 범위
3. 학교-지역사회 협업
4. 연구방법

Ⅱ. 내-일상상프로젝트 진행 현황
1. 내-일상상프로젝트의 시작

Ⅲ. 내-일상상프로젝트 2차년도
1. 상상캠프의 기획과 진행
2. 내 몸 드로잉 워크숍

Ⅳ. 지역 청소년의 내-일 탐색
1. 지역별 프로젝트 탐구 및 모색
2. 프로젝트 경험을 통한 인식변화
3. 지역별 프로젝트 비교‧분석

Ⅴ. 내-일 탐색에서 지역 협업으로
1. 현장의 인식
2. 새로운 모색에 대한 요구

Ⅵ. 결론
1. 연구결과 및 시사점
2. 제언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