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디자인하는 ‘문화도시 김해’

‘김해문화관광사업소 시민참여형 예산 설계 라운드테이블’ 현장

문화도시 김해를 시민의 손으로 가꾸기 위한 ‘김해문화관관사업소 시민참여형 예산 설계 라운드테이블’이 6월 10일과 24일, 7월 8일 등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시민, 지역 예술인, 문화활동가,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김해문화관광사업소의 예산 현황을 점검하고 시민 효용성이 높은 사업을 마련하는 자리였습니다. 라운드테이블 현장에선 김해시민들의 문화적 자부심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시민의 호응과 참여가 높았던 까닭

김해시는 2021년 1월, 법정 문화도시에 선정됐습니다. 경남 지역 최초이고, 가야문화권으로서는 처음이며, 역사전통 중심형 법정 문화도시 첫 선정사례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최초’ 타이틀을 여럿 보유기까지,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김해시는 2018년 12월, 역사전통 분야 제1차 예비도시로 선정돼 1년간 사업을 수행했지만 최종선정에서 탈락하는 시련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김해시와 시민들이 힘을 모아 다시 한 번 도전했고, 결국 ‘제2차 문화도시’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이 과정에서 법정문화도시 선정에 대한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관심과 열망이 매우 높아졌는데, 이런 흐름이 이번 ‘김해문화관광사업소 시민참여형 예산 설계 라운드테이블’의 적극적인 시민 참여로 이어진 것입니다.

‘김해문화관광사업소 시민참여형 예산 설계 라운드테이블’은 시민이 직접 김해문화관광사업소 예산을 검토하고 사업을 기획해보는 워크숍입니다. 총 3회에 걸쳐 4개 팀(분야)으로 나뉘어 진행됐는데, △시민 문화 향유 및 콘텐츠 개발 지원, △문화예술인 지원 및 문화(시설) 조성·운영, △문화관광사업 및 문화시설 운영·관리, △문화재 복원·관리 및 자원화 등 4개 분야 가운데 참가자가 자신의 관심 분야를 직접 선택해 의견을 개진하도록 했습니다. 한 팀 안에 문화예술·관광에 관심 있는 시민과 관련 분야 전문가, 김해시 문화관광사업소 직원 등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분야별 사업을 기획했습니다. 그럼, 문화도시 김해를 시민의 손으로 가꾸기 위해, 워크숍 기간에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이 이루어졌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차 워크숍 : 시민 참가자들의 아이디어 대·방·출!

시민 참여자로 구성된 첫 번째 라운드테이블은 평등하고 안전한 토론을 위해 서로를 존중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약속문 낭독’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이어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의 선행연구(김해문화관광사업소 예산분석 및 정책과제 개발 연구) 결과 발표를 통해 김해시 문화관광사업의 전반적인 현황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해시 문화사업의 중추인 김해문화관광사업소와 김해문화재단의 예산구조와 사업도 파악했습니다. 평소 시민들이 알기 힘든, 김해시의 관광사업 추진 계획과 현황을 촘촘히 들여다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시민 참가자들은 제시된 4개 분야(△시민문화향유 및 콘텐츠 개발 지원, △문화예술인 지원 및 문화(시설) 조성·운영, △문화관광사업 및 문화시설 운영·관리, △문화재 복원·관리 및 자원화) 중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선택해 팀을 구성하고, 각 분야의 현황과 문제점, 미래상(비전), 사업 아이템 등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거쳐 팀별로 사업 아이템을 2개씩 도출했습니다.

시민참가자들이 분야별(팀별)로 도출한 사업아이템

△시민문화향유 및 콘텐츠 개발 지원
– 24시간 열린 시민 문화거점공간 구축, 문화기획 역량강화 프로그램 운영
– 동별 자치문화예산 지원, 마을단위 축제 플랫폼 구축

△문화예술인 지원 및 문화(시설) 조성·운영
– 문화시민활동가 역량강화를 위한 기본교육·심화교육(지원 예산 확보)
– 문화예술인 네트워크를 위한 플랫폼 운영

△문화관광사업 및 문화시설 운영·관리
– 권역별/아이템별 로컬 여행사 운영
– “I Like Gimhae” 내가 생각하는(개발하고 싶은) 김해관광콘텐츠 공모전

△문화재 복원·관리, 자원화
– 김해 역사 시립 놀이터
– 경전철 따라 역마다 운영하는 무형문화재 스팟(시민체험형 상설 운영)


각 팀은 도출된 아이템들을 뉴스보도 형식의 역할극으로 만들어 발표했습니다. 팀원들이 주민·전문가·활동가 등의 역할을 맡아 가상의 인터뷰·현장취재·자료발표·대담을 꾸민 건데요, 실감 나는 현장 인터뷰에 중간광고까지 등장하는 등 재치 있는 발표 덕분에 모두가 웃으며 팀별 아이템을 공유하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편, 참가자들은 첫 번째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한 소감으로 “시민과 함께하겠다는 김해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 2차 워크숍 : 전문가 참가자들의 사업계획서 작성

관련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2차 워크숍에선 깊이 있는 토론을 거쳐 구체적인 사업계획서 작성이 이루어졌습니다. 전문가 참가자들은 우선 김해시가 추진할 문화도시 사업에 담겨야 할 가치를 도출하기 위해, 팀원들끼리 논의해 20장의 ‘가치카드’를 고르고 빙고게임을 진행하며 공통의 가치를 확인했습니다. 이어 시민 참가자들이 1차 워크숍에서 팀별로 2개씩 도출한 사업 아이템의 맥락을 살펴보고 시민 참가자의 욕구를 파악하는 한편, 치열한 토론을 통해 아이템을 구체화하고 실현가능성과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사업계획서를 작성했습니다.

전문가 참가자들이 작성한 사업계획서 구성요소
△사업명, △팀이름, △해결하고 싶은 문제, △목적과 목표, △필요성
△주요 사업내용(문제해결 방법), △추진계획/협력 주체, △기대효과


발표는 ‘갤러리워크’ 형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팀별로 발표자를 선정해 사업계획서를 모든 참가자들과 공유하고, 참가자들이 공감되는 부분에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입니다.

◆ 3차 워크숍 : 참가자 전원이 함께 최종사업계획서 완성

3차 워크숍은 시민 참가자와 전문가 참가자가 모두 참여해 최종 사업계획서를 완성하고, 평가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각 팀별로 1차 워크숍에 참가했던 시민들의 아이디어가 2차 워크숍에서 전문가 참가자들에 의해 어떻게 구체화되었는지 살펴보며 서로의 입장에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팀별로 최종 사업계획서를 2개씩 작성해, 총 8개의 사업계획서가 완성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완성된 최종사업계획서를 ‘차별성’, ‘시의성’, ‘중요성’, ‘현실가능성’ 등 4개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한 후 그간의 활동에 대한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문화도시 김해’를 위해, 함께 나아가는 발걸음

‘김해문화관광사업소 시민참여형 예산 설계 라운드테이블’은 김해시민, 담당부서 공무원, 전문가가 협력해 ‘문화도시 김해’를 위해 결과물을 도출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참가자들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뽐냈고, 무엇보다 ‘함께’ 이루어가자는 의지를 다지며 워크숍을 마무리했습니다. ‘오래된 미래를 꿈꾸는 역사문화도시 김해’에서, ‘시민’을 중심에 두고 역사와 미래의 가치를 담고자 노력하는 김해시와 이에 열정을 다해 응답하는 김해시민들의 동행을 응원합니다.

글: 온영한 연구사업본부 연구원 coconutcrab@makehope.org
사진: 연구사업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