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탐구생활

인턴연구원들의 활약상 공개!

안녕하세요. 희망제작소 뿌리센터 31기 인턴으로 활동했었던 이엄지입니다. 인턴이 끝난 후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32기 인턴 분들의 메일을 받고, 곰곰이 생각을 하다가 글을 씁니다.

두 달간의 짧았던 인턴 생활이지만, 저에게는 뿌리센터와 희망제작소가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 역시 다른 뿌리센터 인턴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많이 궁금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서로의 생활을 기웃거리고 관계를 맺어나가면 좋겠습니다. (뿌리센터 홈커밍데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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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일, 눈물의 수료식을 마치고(지금 생각해보니 주책이었네요. ^^) 바로 다음날 짐을 싸서 고향인 대전으로 내려갔습니다.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대학을 졸업하기에는 두렵기도 하고, 졸업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이 있어서 휴학을 했습니다.

그 다음날 전라북도 완주로 방을 구하러 갔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완주로 이사를 했습니다. 대책도 없고, 정신도 없는 며칠이었습니다. 이사한 그날, 혼자서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낯선 시골 마을로 가서 이름도 낯선 ‘퍼머컬처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퍼머컬처 대학’은 성인들을 위한 대안학교입니다. 귀농귀촌을 생각하거나, 농촌에서 무언가 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방법을 공부하는 학교입니다. 첫 학기에는 인문학과 사회경제학, 환경생태학, 영성, 적정기술, 텃밭 실습 등의 과목을 공부합니다.

퍼머컬처 대학에 입학하기까지 3년 이상을 고민했습니다. 용기가 없어서 결정을 못 내렸던 것이지요. 인턴을 하는 동안에 연구원 선생님들이 여러모로 용기도 주시고 실질적인 도움도 많이 주셨습니다. 덕분에 여기서 아주 재미나게 잘 살고 있습니다. 하루에 몇 번씩 “선생님 제가 가서 잘 할 수 있을까요?” 라고 투정부리면, 엄지 씨 잘할 거라며 응원해주신 덕분인 것 같습니다.

완주에서 첫 달, 3월은 퍼머컬처 대학을 다니면서 펑펑 놀았습니다. 바로 코앞에 있는 도서관에 가서 책도 읽고, 못 봤던 예능과 미드도 보고, 새로 사귄 동네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지역 모임에도 참석하고, 고대하던 텃밭도 개간했습니다.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만큼 정말로 즐거운 한 달이었습니다.

3월이 끝날 무렵에는, 생활비가 떨어지고 더 이상 부모님께 손을 벌리는 것이 머쓱해져서 일자리를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퍼머컬처 대학을 운영하는 완주 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의 선생님들과 지역 분들이 여러 일자리를 알아봐주셨습니다. 지역 공부방 교사, 두부 공장, 선거캠프 등…… 생각보다 농촌 지역에 젊은이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았습니다.

여러 가지를 알아보다가 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에 매니저로 취직해서 3월 31일부터 일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교통 문제 포럼, 마을만들기 전국대회 준비, 모금 활동 등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일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를 방문한 뿌리센터 이창한, 우성희, 장우연 연구원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어찌나 반갑던지, 친정 식구를 만난 것 같다는 기분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일정이 빠듯해서 오랜 시간 보지는 못했지만, 뿌리센터와의 인연이 완주에서도 계속된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동네에서 사귄 한 언니는, 저와 같이 뿌리센터 인턴을 했던 허아람 언니의 동아리 후배였습니다. 참으로 신기한 인연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단은 1년으로 생각하고 있는 완주살이가 순풍에 돛단 듯 흘러가고 있습니다. 짧은 평생을 도시에서만 살았던 도시 토박이가 도시 생활에 의문을 품고 농촌을 직접 살아보려고 시한부 귀촌을 선택했습니다. ‘대안적인 삶’에 관심 있는, 깨어 있는 20대인 척 하면서 책에서 본 남의 말로 농촌은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 하는 것이 부끄러웠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무엇을 하며 어디에서, 어떻게 살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계속 공부하고, 경험해도 정확히 알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도시에서의 저는 평생 할 일과 추구할 가치를 20대에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50대에 접어드는 한 선생님의 “인생은 오십부터다. 오십이 되어서야 비로소 내 인생에 대해 좀 알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삶을 멀리 내다보면서, 나태해지지 않는다면 당장 답을 찾지 못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완주에서의 한 달 하고 2주는 저에게 이런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모든 뿌리센터 연구원 선생님들과, 인턴 분들도 어디 계시든 평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기를 바랍니다!

글_ 이엄지 (31기 뿌리센터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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