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보기로 지역에 살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여럿입니다. 꼭 농사가 아니라도 자기한테 맞는 프로젝트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살 곳, 체험 거리, 일거리 줄 테니 한 달만, 일 년만 살아보랍니다. 지역 인구 감소에 대응해 관계인구를 늘리려는 전략입니다. 관계인구는 친구와 애인 사이 같습니다. 지역에 살지는 않지만, 관심이 있는 중간지대입니다. 관계인구 정책 제대로 펼치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살아보기 프로그램, 해 볼만 할까요? Z세대가 지역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번아웃 겪어보신 적 있나요? 서울 토박이이자 일잘러인 나현은 ‘셀프 방학’을 선물했습니다. 지난해 8개월간 충북 제천 덕산에서 보냈습니다. 살 곳과 점심, 작업공간 등을 주는 덕산 청년마을 ‘충북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 덕에 ‘떠나볼 결심’을 했습니다. 정이 드니 고민이 늘었습니다. 쭉 살아볼까? 귀농귀촌 지원 제도를 찾아봤는데 은퇴한 가족 중심이더랍니다. 1인 가구 여성 청년을 위한 건 없나요? 나현은 친구 별과 함께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청년여성 농촌 정착 지원 프로그램 ‘시골언니 프로젝트’의 제천 운영자가 돼 고민을 다른 청년들과 나눴습니다.
관계인구를 처음 정책에 도입하고 활용한 곳은 일본입니다. 2019년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2020년 지방창생정책 2기의 주요 정책으로 삼습니다. 한국도 일본을 벤치마킹해 고향사랑기부제 등을 도입했는데요. 일본만큼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답니다. 박지호 전환정책센터 연구원이 관계인구 정책을 세울 때 반드시 먼저 고려해야할 점들을 짚었습니다. 무턱대고 ‘살아보기’만 벌일 일은 아닙니다.
정주환 인턴연구원은 올해 고향사랑기부제로 전남 무안에 삼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넓은 갯벌, 양파밭 구릉지…아버지의 고향인 무안군의 매력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에게 지역은 ‘전환’의 가능성을 품은 곳입니다. 그곳에선 무한경쟁 궤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직 그는 수도권에 삽니다. 지역에 정착할 결심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정주환 인턴연구원은 청년 이주 정책들을 ‘선분양’ 정책 같다고 지적합니다.
수도권에 인구 절반이 살면 그 누구도 행복하기 쉽지 않습니다. 지역은 사람이 없어서, 수도권은 사람에 치여서 괴롭습니다. 지역균형발전은 인구 분산만 뜻하지 않습니다. 삶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정책들을 고민합니다.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