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지역 후원회원의 날 / 후기] “대구의 희망은 도심의 새로운 지도에서 시작됩니다”

“여러분! 혹시 ‘건축학 개론’이라는 영화를 보셨습니까? 저는 그 영화를 보면서 감독이 영화를 통해 무엇을 전달하려 하는지 알 수 있었는데요, 우리 삶 자체는 완전히 새롭게 만드는 신축보다는 증, 개축만이 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6월16일(토) 대구 경북 지역의 후원회원의 날. 희망제작소 유시주 기획이사가 행사를 시작하면서 이렇게 한 마디를 던졌다.

“오전에 대구 중구 근대로(路) 골목투어를 하면서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밀려난 삶의 흔적을 봤습니다. 그런 가운데 마을 곳곳 숨어 있는, 살아 있는 우리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낡았다고 해서 부수고 밀어내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짓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하는 것이 바로 국가의 품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_1C|1407902483.jpg|width=”550″ height=”372″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대구 교회건물 중 가장 오래돼 근대건축사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 제일교회(왼쪽)와 회원의날 행사가 열린 박동준패션_##]

격월마다 지역의 회원들을 찾아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희망제작소를 알아가는 지역 회원의 날. 이번 대구 경북 지역은 그 틀을 조금 벗어나 시민들이, 후원회원들이 얼마나 자신의 고장을 잘 알고 사랑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흔히 대구라고 하면 사과? 팔공산 갓바위? 약령시? 정도로 대답을 할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21세기 대구는 근대문화도시로 멋지게 탈바꿈한 찾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으로 변하고 있다.

[##_1C|1349933584.jpg|width=”550″ height=”41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박동준 대표가 갤러리&떼아트르분도를 회원들과 둘러보고 있다_##]

박동준 패션의 박동준 대표는 대구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매년 서울 패션 위크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오늘 행사장도 박동준 패션의 갤러리&떼아트르분도에서 진행돼 축사 전 갤러리를 투어하면서 이곳이 대구의 작은 공공디자인 장소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희망제작소 박경호 고문은 환영사에서 “지역은 우리의 현실이자 미래여서 이 지역사회가 가진 소중한 가치를 발굴하는 마음에서 출발 한다”면서 “대구 시민이 주체가 되어 지방자치단체와 힘을 합쳐 발전하고 있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라고 회원과 대구 시민들을 격려했다.

희망제작소는 ‘지역’ ‘주민’ ‘마을’ ‘참여’ ‘지역자산’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오늘은 그동안 희망제작소가 전국에서 활발히 진행해 온 마을만들기 사례를 발표했다. 뿌리센터 홍선 센터장은 “일본에서는 1970대부터 1980년대 중반에 마을만들기가 시작돼 1995년 이후 주민과 시민단체의 협력적인 관계가 이뤄졌다“면서 현재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지역자산을 발굴해 지역주민의 소득증대를 올리는 커뮤니티 비즈니스에 대해서도 소개해 참가자들에게 도움을 줬다.

[##_1C|1183599266.jpg|width=”550″ height=”41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박경호 고문,유시주 이사,하얀햇살 박태우 회원(왼쪽,위부터 시계방향)과 행사장 회원들 모습_##]

대구는 지난 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도심의 근대문화유산을 둘러보는 골목투어가 많이 홍보되어 대구 시민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이곳을 보면서 단순히 ‘잘 해 놨다‘ ’고생했네‘라면서 둘러보지만, 그 산물을 만들어 낸 사람들의 노고는 드러나지 않는다. 대구시와 중구청에서 실시한 동성로 공공디자인 개선사업이나 삼덕동 담장 허물기 등 대구 원도심의 변화를 가져온 근대문화골목 역사경관 조성사업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주민과 시민단체, 학계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의 결집력이 만들어 낸 결과가 아닐까?.

소통 대담에 나선 경북대 건축토목공학부 이정호 교수는 “이번 근대路의 여행인 대구 근대골목 디자인 개선사업의 주 목적은 민간주도의 주민참여 방식으로 실행되는 공공디자인 사업으로서 앞으로 지속적으로 추진될 후속사업의 중요한 선례가 되었다”면서 “중세 유럽의 골목길은 보존의 의미는 있지만 근대성의 의미가 약한 반면, 우리는 단순한 통로로서의 길만이 아닌, 살아가는 모습이 그대로 보여지는 매력적인 풍경으로 살아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_1C|1326797926.jpg|width=”550″ height=”41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홍선 센터장,이정호 교수,권상구 사무국장이 마을만들기와 원도심 재생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다(왼쪽위부터 시계방향)_##]

대구 중구 도시만들기 지원센터 권상구 사무국장은 참 독특한 시민운동가이다. 친구나 지인들이 대구를 떠나는 모습에 고민도 많이 했다. 하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골목길을 걷다보면 도시가 다르게 보인다는 생각에 근대를 여행하는 자유로운 시간여행자가 됐다. “수학은 1, 2, 3, 4, 5로 계속 되는데 왜 인문학은 1, 3, 12, 17, 36으로 무한대로 변하는 것일까요? 우리가 장소에 깃드는 존재와 인식의 변화를 가져온다면 희망은 새로운 지도에서 시작합니다.” 권 사무국장은 “예전에는 공원에 나무를 많이 심었는데, 이제는 나무보다는 탁 트인 도심공간, 비워 두는 공간도 필요하다”며 의견도 제시한다.

[##_1C|1026492556.jpg|width=”550″ height=”41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시민단체와 대구 중구청 관계자들이 질의응답을 하면서 소통을 하고 있다_##]

대구 수성구에서 행사장을 찾은 남동환 회원은 “오늘 이 자리는 희망제작소 후원회원으로 희망제작소와 좀 더 가까운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만남이었지만, 대구의 역사적인 공간이 이토록 바뀌어 가고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고, 이 자리에서 시민단체와 지방자치단체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는 모습에 오히려 희망제작소에 감사하다”며 대구에 대한 사랑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또한 법무법인 하나로 성상희 변호사는 대구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시작해 서울로 진출한 보기 드문 케이스로, 오늘 회원의 날 행사를 위해 서둘러 서울에서 내려왔다. “이 지역에서 희망제작소 후원회원으로 기부를 할 수 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에도 우리 사회를 바꿔가는 분들이 많아 희망제작소에 나눔을 실천하는 마음에 감동했고 앞으로도 주위를 둘러보면서 소통하는 자세로 살겠다”면서 웃음을 띠었다.

[##_1C|1328330473.jpg|width=”550″ height=”41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성상희 변호사, 남동환 회원이 회원의 마당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_##]

지난 6월 12일 대구 중구청은 ‘한국관광의 별’ 10개 부문 중 ‘장애물 없는 관광자원’으로 최종 선정됐다. 문화관광적인 마인드로 무장된 윤순영 청장의 리더십은 대구 도심을 지구촌에 널리 알리는 청신호요, 솟대임이 분명하다.

글 : 회원재정센터 최문성 선임연구원
사진 : 경북대학교 이지형 법학전문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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