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시작되었다 : NPO를 넘어 CSO로

[##_1C|1278089832.jpg|width=”500″ height=”375″ alt=”?”|사회창안 국제회의에서 발표 중인 니시다씨._##]편집자 주/ 지난 10월 8~9일에 열린 희망제작소 사회창안 국제회의에는 다양한 국가에서 초청된 연사들이 자신의 활동을 소개하고 사회 창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었다. 국제회의장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들었던 발표뿐만 아니라 좀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고자 대안센터 국제팀 림혜영 연구원과 희망모울 강유가람 연구원이 국제회의 기간 중 이틀에 걸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만남의 주인공은 교토시 시민활동 종합센터의 센터장 니시다 히로유키씨다.


어떻게 NPO 센터에서 일을 하게 되었나?

대학 졸업 직후부터 현재까지 10년 동안 일해오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후배가 권유해 함께 했던 ‘캠프’가 계기가 되었다. 주로 지적 장애(자폐증 등) 청소년과 함께한다는 취지의 행사였는데, 그때의 경험이 즐거웠기 때문에 대학 졸업까지 계속 그 조직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했었다. 지적 장애아동이 있는 가정은 맞벌이를 하는 부모가 대부분이고 여름, 겨울 장기 방학 때는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이 조직에서는 캠프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했다. 이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시민사회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과의 교류 과정에 영감 받아서 휠체어로 이용 가능한 리프트카 법제화 운동에도 관여했다


교토시 시민활동 종합 센터와 활동 단체를 좀 설명해달라

2003년 6월에 NPO, 시민활동지원을 목적으로 교토시가 설치한 시설이다. 교토 시내에서는 처음으로 그 관리와 운영을 NPO 법인에 위탁한 것이다. 활동하고 있는 단체는 특정 비영리 활동 법인 NPO 센터인데, 1998년 7월에 설립된 민간 중간지원조직이다. 시민 사회의 발전을 목표로 한다. 시민이 자립성을 가지고 느슨하게 연대하고 주체적으로 참여/기획 가능한 사회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현재 우리 조직에 상근자는 18명이지만, 13명은 교토시의 종합센터에서 일하고 나머지 5명은 본부에서 일한다.


희망제작소의 해피시니어팀이 올 초에 센터를 연구 조사차 방문했을 때의 이야기를 들었다. 굉장히 시설이 좋았다고 하더라

이건 사실 일본의 지자체들이 지역 부흥을 일으키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 일본의 지자체들은 지역에 주민자치센터 같은 것을 크게 지음으로써 건설업을 일으켜 지역의 산업을 부흥시키려고 하는 측면이 있다. 교토시 시민활동 종합센터가 만들어졌을 때, 당시 교토시에서 낡은 사회복지협회의 사무실을 대처할 공간이 필요했고, 그것과 동시에 이러한 시민활동 센터도 함께 만들었는데,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주민자치나 시민단체 활동에는 그렇게 큰 건물이나, 좋은 시설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나 역시 반대 입장이었다(웃음). 어쨌든 교토시가 이 건물을 짓고 나서 시정 적자 선언을 했기 때문에 이 이후에는 이런 식의 건축물은 세워지지 않고 있긴 하다.
[##_1C|1388136626.jpg|width=”670″ height=”131″ alt=”?”|교토NPO센터의 캐치 프레이즈 ‘새로운 연대의 시대 :시민세기의 소셜인클루젼’._##]현재 조직이 핵심적으로 삼고 있는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NPO센터의 자립적인 발전을 지원하는 것만이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 CSO라는 개념을 가지고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 CSO는 시민사회조직(Civil Society Organization)의 약어다. 우리는 특정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는 NPO로서 활동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 사회에서 결성된 자발적인 집합체나 조직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간다. NPO, 대학, 기업, 행정 등의 각 섹터를 연결하는 폭넓은 네트워킹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활동을 하는 당사자들의 만남을 촉진하고 연대할 수 있는 사업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행정가들과 주민들이 함께 만나는 워크숍을 진행하는데, 역할을 바꿔서 토론을 해본다. 각각의 입장에서 토론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역할에서 토론을 진행한다. 그러다보면 서로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지점에서 대화가 가능해 진다. 물론 행정 쪽에서는 동원되어서 나온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변화가 시작되는 것은 그런 워크숍을 함께함으로써 가능해진다. 그리고 커뮤니티 싱크탱크로서 자발적 시민 참가를 촉진하려 한다. 이를 통해 한 사람 한 사람의 자립성과 자발성이 보장되는 ‘시민사회’의 실현에 기여하는 것이 과제다.


98년에 설립되었는데 그렇다면 지금 어느 정도의 단계에 와 있다고 생각 하는가?

5년 전에 중장기 10년 계획을 세웠었다. 현재 5년이 지난 시점에서 보면, 네트워크의 거점은 만들어 진 것 같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하기 위한 기반은 만들어 진 것이라고 보면 된다. 비유를 하자면 씨는 뿌렸으니까, ‘어떻게 싹을 틔워서 좀더 잘 자라게 할 것인가’가 현 상태이다.


그럼 그 목표 달성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무엇인가?

매니저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떤 미션을 가지고 갈 것인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행정직원으로서 보자면 현장에서의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큰 역할이겠지만.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일본인은 혼자 말하는 것을 힘들어하는데 함께 말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어떻게 생활의 문제를 ‘발신’해 나갈 것인가가 중요하다. 현재 센터에서 지역의 과제를 해결하는 ‘시민 조사’ 실천 강좌를 개최하고 있다. 사회, 지역의 다양한 과제 해결이나 지역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활동을 하는 NPO, 시민들은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사업을 실행하기 위해서 ‘조사’를 통해서 지역의 요구나 과제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동시에 지역 자원을 파악하는 것이 지속적인 활동을 해나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지원,지지를 얻는 토대가 된다. 이 강좌에서는 ‘조사하는 능력’을 실천적으로 배운다. 이러한 강좌들이 생활의 문제들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고 또한 시민 개개인의 능력을 향상시켜준다.


교토시 NPO의 장기 목표는 사회창안 센터의 기본적인 발전방향과 많이 유사한 것 같다. 차이점이나 느낀 바에 대해서 말해달라

개인이 직접적으로 이렇게 참가해서 아이디어를 내고 하는 방식이 신기하다. 국제회의에서도 지적되었지만 모든 아이디어에 대응하여 정책화 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좀더 정교한 틀을 갖춰서 독립을 시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기업의 CSR 형태로 아웃 소싱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만하다. 여기서 또 고용이 발생할 것이고 사업을 통해 사회를 바꾸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교토시 NPO센터의 독특한 조직 운영 방식이나 경험에 대해서 들려달라

첫 번째로는 교체제 근무(Flex time)가 있다. 센터는 행정시설(교토부 교토시)이기 때문에 평일 및 토요일에는 오전9시부터 오후 9시반 까지, 일요일 및 공휴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까지 꼭 열려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시간 내에는 최소 3명의 실무자(그 중 2명은 기업 CSR: 사회공헌부서 아니면 시민사회에서 2년 이상 실무경력이 있는 자,라는 규정이 있음)가 꼭 근무해야 한다.

교체제도는 A(8:30~17:30),B(13:00~22:00) 두 가지가 있다. 사무실 안에만 있으면 활동감각이 둔해지기 때문에 직원들이 담당분야 현장이나 각자 관심영역에서 행사 등이 있는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월차를 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나는 B시간 대로 근무하는데 새벽 2시정도까지 야근하거나 주말에도 일할 때가 많다. 그래서 ‘지역 평화는 집안 불행’이라는 말이 있다.(웃음)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매개자/촉진자) 연수도 중요한 방식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제도고 조직 내 수평적 대인관계를 만들기 위해 자주 쓰이는 연수인데 퍼실리테이터를 강사로 모셔 조직 내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령 때문에 아무래도 연장자가 너무 길게 이야기를 하거나 젊은 사람은 젊은 사람 대로 발언을 사양하기 쉬운 경향이 있는데 그러한 분위기를 바꿔 가고 ‘사람 이야기는 끝까지 듣는다, 끊지 않는다’,’사람 이야기를 부정하지 않는다, 일단 수용한다’등을 원칙으로 연수를 받는다. 의사소통이 편해지는 등 대인관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기에 다시 강사로 모실까 생각 중이다. 이런 방식은 내부 조직 운영뿐만 아니라 시민교육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세 번째로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히키코모리족 ’경험자 2명을 고용한 경험이다. 일본에서는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 현재 두 명 히키코모리 경험자 분과 함께 일하고 있다. 히키코모리 아들을 둔 어머니가 의뢰를 해 센터에서 검토하고 채용하기로 결정했다.

이 분은 대학 중퇴 이후 20년 동안 계속 집안에만 있었던 40대 남성이었는데 현재 센터에서 일한 지 3년 되었다. 애초에는 무급으로 부탁했는데 지금은 시급 8000원정도의 아르바이트로 주3일 일하고 있다. 세무 처리관련 관련 일, 전문가 상담, 사전 코디네이터나 NPO ?NGO관련 기사 스크랩 등이 담당 업무인데 일을 잘 하신다.

또 한 분은 20대 여성인데 중학교를 자퇴하고 계속 집안에만 있었다가 집에서 나오기까지 6개월, 전철에 탈 수 있게 되기까지 1년이 걸렸다. 현재는 주2일 하루에 3시간씩 일을 해주고 있다. 서서히 일에 익숙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행정뿐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이 심각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준비의 필요성을 상당히 느끼고 있다.

이외에 활동가들을 위한 배려의 측면에서 보자면 정신 건강에 도움을 줘야 하는데 NPO?NGO는 아무래도 일손이 부족한 관계로 근무형태가 불규칙하기 일쑤다. 이 때문에 심신의 건강을 해치는 사람들이 많다. 장기적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 나가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급여는 지방공무원 연간 급여에서 보너스(연간 2회)와 퇴직금을 뺀 정도 금액이다. 다른 NPO(15~20만엔)에 비해서는 꽤 괜찮은 수준이다.

니시다씨도 젊은 편인데 일본에서 젊은 NPO 활동가들이 겪는 어려움이나 문제점 이런 것은 없나?

운동이라기보다는 직업의 측면에서 NPO 활동을 선택하는 사람도 많아졌기 때문에 조직의 재정적인 문제에 대한 관심이 그렇게 크지 않은 점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사회 문제를 생각하는 것 즉 소셜 디자인에 대한 것은 의외로 어려움을 겪지 않지만 자신의 라이프 디자인 문제에 대해서는 취약한 것 같기도 하다. 어떻게 자기의 삶을 구현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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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는 역시 사람이 중요한 것 같다. 지원활동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교토 NPO 센터의 경우 자원활동가들은 어떻게 지원하고 조직하는가?

어떠한 자원 활동이 있는지에 대한 정보 제공은 계속 진행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 시민이 어떤 조직에 어떤 자원 활동에 적성이 있는지에 대한 매칭까지 할 필요가 있다. 인재풀을 활성화시켜 지역 활성화를 꾀하고 싶다. 내년 3월에는 실시 할 예정으로 준비하고 있다. 자원활동가를 받아들일 때 조직의 미션이나 이념에 공감해주는 사람인지, 기술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인지 경우에 따라 그 사전 체크까지 포함해 코디네이팅을 해나갈 생각이다.


이번에 사회창안 대회를 통해 한국 방문이 처음인데, 한국 사회나 희망제작소에 대한 느낌이나 제안 같은 것이 있는가?

솔직히 아직 한국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음식은 너무 맛있었다. 김치는 일본에서도 먹고 있긴 했지만. (웃음) 사실 한국과의 관련 있는 활동이라면, 교토에서 활동할 때도 교토시 내부의 재일동포 노인 복지시설(Elfa)이나 다른 단체들하고 교류도 하고 있다. 이번에 희망제작소의 사업에 대한 발표를 들었을 때 느낀 것은 굉장히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어떤 사업에 우선 순위를 두어서 더 발전시킬 지가 사실 궁금하다. 리더뿐만이 아니라 팀원모두가 생각해가는 조직이라면 점점 재미있어질 것 같다.

사회창안대회에 참가한 기회를 빌어 희망제작소에서 앞으로 많이 배우고 싶다. 사실 한일간 문제는 감정적인 측면에서 크게 보도가 되기 쉬운데 서로의 시민사회가 어떤 것인지 서울과 교토가 향후로도 지속적으로 서로의 노하우를 나눌 수 있도록 정보교환과 대화를 계속 했으면 좋겠다. 서로가 목표로 하는 것이나 목표를 실현할 구체적 방법뿐만 아니라 지혜와 경험등을 나눌 수 있는 논의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이번 희망제작소 사회창안 국제회의에 참가한다는 정보를 접한 일본 내 여러 NPO 관계자들로부터 사무국에 문의전화가 10건 이상 걸려왔다고 한다. 시민사회 교류가 주목 받고 있는 증거라고 느낀다.



교토시 NPO 지원 센터에서는 지역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몇 NPO가 주도적으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문제제기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커뮤니티의 자원을 모으는 역할을 한다. 앞으로 희망제작소는 교토시 NPO지원센터의 퍼실리테이터 연수나 시민 참여 워크숍에 대한 정보 교환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 희망제작소는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4일 동안 ‘2008 사회창안주간’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영국,핀란드,홍콩,일본 등 세계 여러나라에서 NPO 활동가, ‘사회적 예술가’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희망제작소는 이들과 때로는 대담 형식으로, 때로는 자연스러운 대화 형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프 멀건, 올리버 코차 칼라이넨, 니시다 히로유키, 대니 영의 인터뷰 기사를 링크한다.

[제프 멀건(Geoff Mulgan), 그리고 사회혁신과 사회적 기업가 정신]
[홍콩당대문화연구소 상임이사 대니 영 인터뷰]
[불만합창단 창시자, 올리버 코차 칼라이넨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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