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숲과 같은 마을 ‘숲옛마을’을 찾아서

공공문화센터는 최근 거창 갈계리 숲옛마을 만들기 컨설팅 사업(이하 숲옛마을 사업)을 마무리하고 최종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숲옛마을 사업은 2007년 4월, 갈계리 전통문화마을 추진위원회와 희망제작소가 정식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마을회관과 한옥군락의 리모델링, 숲옛마을 브랜드이미지 디자인, 각종 상품 패키지와 사인물 디자인, 마을의 마스터플랜과 경관지침의 제작, 마을의 주요테마와 장기적인 발전계획 작성 등을 골자로 하는 이번 사업은 2년만에 그 내용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_1L|1235505943.jpg|width=”350″ height=”224″ alt=”?”|북상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왼쪽에 송편모양의 작은 섬이 갈계숲이고, 오른쪽의 까만 지붕들이 한옥군락이다_##]

숲옛마을 사업은 경남 거창군 북상면에 소재한 갈계마을이 2006년 문화관광부의(현 문화체육관광부) ‘일상장소 문화생활공간화 사업’과 농촌진흥청의 ‘전통테마마을 시범사업’에 당선되면서 시작되었다.

주민들은 ‘갈계리 전통문화마을 추진위원회’ (이하 추진위)를 구성하여 주민 회의를 통해 마을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를 논의하였고, 직접 사업제안서를 작성하여 문화관광부와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사업비를 지원받았다.

그리고 마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갈계숲에서 영화제를 개최하고 마을 뒷산을 오르는 등산로를 손수 정비하는 등 갈계리를 ‘살기 좋은 마을’로 가꾸기 위한 사업을 하나씩 진행시켜 나갔다.

추진위는 마을회의를 통해 ‘숲옛마을’ 이라는 이름을 갈계마을의 새 이름으로 정하였다. 예로부터 어르신들의 쉼터이자 마을의 상징이었던 갈계숲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상징하며, 갈천서당, 서간소루 등 지정문화재를 포함한 마을주변의 한옥군락과 문화재들은 마을의 오랜 전통을 상징한다.

[##_1R|1308065868.jpg|width=”250″ height=”167″ alt=”?”|가운데 집이 은진 임씨의 종가이다_##]

숲옛마을(갈계마을)

조선중기에 온 나라 선비들을 통틀어 육현(六賢) 중 하나로 선발되었을 정도로 학문이 뛰어났던 갈천 임훈(林薰, 1500~1584)과 그 동생 첨모당 임운(林云, 1517~1572) 형제가 살았던 곳이며, 은진 임씨의 종가이기도 하다. 그들이 받은 효자비와 정문을 포함하여 갈천선생 목판, 장판각, 임씨고택, 서간소루와 갈천서당 등 임훈/임운 형제를 기리는 많은 문화재들을 찾아볼 수 있다.
갈계숲

북덕유산에서 발원하여 흐르는 소정천이 마을 앞에 이르러 잠시 갈라졌다가 다시 만나면서 그 가운데가 자연섬을 이루는데, 작고 평평한 섬에 오랜 아름드리나무들이 숲을 이뤄 ‘갈계숲’이라 불린다. 소나무, 오리나무 등이 군림을 이루는 천연보호림이며, 특히 물가로 늘어선 오리나무들은 전국 어디에서도 쉽게 보기 힘든 풍경이다. 또한 왜가리 물총새, 딱따구리와 꾀꼬리 등 다양한 조류가 찾아드는 서식지이기도 하며, 여름철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붉은배새매 등이 관측되기도 했던 훌륭한 천연의 생태 학습장이다.

[##_1C|1088487093.jpg|width=”596″ height=”192″ alt=”?”|갈계숲 전경_##]

2006년 가을, 추진위는 보다 구체적인 설계와 프로그램의 설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희망제작소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고자 했으며, 희망제작소 공공문화센터에서는 부설연구소인 도시공간연구소를 중심으로 류제홍 (공간력 연구소) 당시 공공문화센터장과 유석연 (경간도시디자인건축) 당시 도시공간연구소장이 주축이 되어 문화재, 생태, 조경, 건축, 문화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갈계리의 조사연구를 시작했다.

[##_1C|1316240156.jpg|width=”655″ height=”193″ alt=”?”|숲옛마을의 BI와 리플렛_##]

2007년 4월에는 추진위와 희망제작소가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마을회관과 한옥군락의 리모델링, 숲옛마을 브랜드이미지 디자인, 각종 상품 패키지와 사인물 디자인, 마을의 마스터플랜과 경관지침의 제작, 마을의 주요테마와 장기적인 발전계획의 작성 등을 골자로 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그 해 8월까지 약 5개월 동안 조사와 계획과정을 거쳐서 결과물을 제출했고, 가을부터는 컨설팅 결과물에 따라 한옥군락의 재활용을 위한 정비와 보수, 각종 포장재 및 마을 시설물의 제작 및 설치 등 실행 사업들이 이어졌다.

[##_1C|1041949231.jpg|width=”566″ height=”213″ alt=”?”|마을내 우물터의 예전 모습과 복원된 모습_##][##_1C|1137171009.jpg|width=”566″ height=”213″ alt=”?”|기존에 마을회관으로 사용하던 목욕탕 건물과 한옥으로 새로 지어진 주민문화센터_##]

오랜 심사와 문화재관련 심의 등을 통과하여 2008년 봄부터는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됐으며, 여름에 마을의 핵심시설이자 주민들의 염원이던 주민문화센터가 완공됐다. 겨울에는 각종 체험프로그램을 위한 체험장과 물놀이장, 산책로 등이 마무리됐고, 2009년 1월에 이르러 희망제작소는 이 모든 과정과 결과물들을 담은 연구보고서를 주민추진위에 제출할 수 있었다. 주민들로서는 3년, 희망제작소로서는 2년이 좀 넘어서 드디어 숲옛마을 사업이 완료된 것이다.

[##_1L|1315638799.jpg|width=”191″ height=”270″ alt=”?”|결과보고서 표지_##]숲옛마을 만들기 컨설팅 보고서

결과보고서에는 각종 마을인프라의 설계도면과 BI패키지 디자인 외에도, 추진위에서 마을 운영규정을 만드는데 참고할 수 있는 참고자료들과 고가민박, 산촌유학, 1사1촌, 체험프로그램 등 기존의 마을 자원들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다.

해마다 정월대보름에는 마을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대동제를 치루며 친목을 다지는데, 올해 정월대보름에는 (양력 2월9일) 마을출신 인사들과 군, 도의 고마운 분들을 모시고 마을의 미래를 바꿀 중요한 사업이 무사히 종료된 것을 감사하는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숲옛마을 사업은 이제 종료됐지만, 진정한 숲옛마을 가꾸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주민들 스스로 조직을 구성하여 다양한 공동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공동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인프라가 지난 3년간의 사업으로 구성됐다면, 그것을 최대한 활용해 숲옛마을을 더 풍요롭고 살기 좋은 마을로 가꾸어나가는 일이 아직 주민들에게 남아있다.

오랜 시간 준비해 온대로 지금까지처럼 주민들이 힘을 모아 정성과 노력을 다한다면 몇 년 뒤에는 분명 숲옛마을에 건전하고 아름다운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Comments

“오래된 숲과 같은 마을 ‘숲옛마을’을 찾아서” 에 하나의 답글

  1. 고생하셨습니다…. 더 멋진 활동 기대할께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