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절 동안 지켜본 행설아 13기 마지막 강의


am 7시:  
4호선 지하철을 타고 희망제작소로


9월14일 이른 아침 7시부터 희망제작소를 향하는 발걸음은

반가운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즐거움에 가볍기만하다.


오늘 39명의 13기 행복설계아카데미(행설아) 후배들의 마지막 강의를 스케치하러 왔다.

입구에 남경아 팀장과 석상열 연구원, 김돈회 연구원이

강의 자료와 따뜻한 차 준비 등으로 바쁘게 움직이다가 환하게 맞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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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석을 조별로 나눠 앉은 13기 행설아 수강생들의 모습은 2~3년 전 선배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열정과 희망의 열기로 가득하다.


am 9시30분: 원기준 전문위원의 강의


세계적인 조직문화 이론가 해리슨 오웬은 저서 <셀프 오거나이징(자기조직화)>에서 “세상은 스스로 움직인다”고 했다.

참여자의 자발성과 탁월성을 믿을 수 있어야만 가능한 시스템이다. 이 날 광산지역사회연구소 원기준 소장의 강의는  2년 전 프레스센터에서 들었던 강의 때 보다 셀프 오거나이징 과정에 대한 신뢰와 그 결과물의 탁월성에 대한 확신이 가득했다.


보수적 신학도였던 원기준 소장은 대학시절 한창 유행했던 농활, 광활을 한 번은 해야만 하는 의무로 생각하고, 단순하게 참여 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후 태백에서 사회운동을 하면서 두 번이나 옥고를 치렀음에도 아직도 “그곳에 뼈를 묻겠다” 생각하는 것을 보면 태백과의 인연은 ‘운명이었다’ 라고 해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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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옥고를 치루고 나와 처음 시작한 일은 특수아동조기교육센터 ‘사랑의 집’이다. 석방 후 결혼하신 사모님이 특수교육학과를 전공했다지만, 광산 지역에서 가난과 문화 결핍에 시달리는 아동들을 위한 공간으로 특수아동 조기교육센터라니…

원 소장의 해석으로는 그 아이들이 특수 아동이었던 것이다.


사실 교육법상으로는 장애 아동 등을 위한 교육방법을 변별하기 위해 특수아동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해석하자면 탄광촌의 아이들의 환경이 그만큼 열악했던 탓이리라.


아이들의 복지에 관심을 가지면, 아이들의 처한 환경에 개입하게 된다. 대부분이 탄광촌 막장에 근무하던 부모들의 권리를 위해서 노동쟁의 활동을 하게 되고, 연탄 산업이 사향산업이 되면서 폐광이 늘자, 탄광촌 사람들의 막막한 생계를 위해서 정부에게 대책을 간구 해달라는 운동을 하게 되었다.


그 대책위원회가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정선 강원랜드이다. 원 소장은  해결책으로 기대했던 강원랜드가 도박중독 등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후회를 했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연구소의 필요성을 느끼고 광산지역 사회문제연구소를 설립했고, 현재는 광산지역사회연구소로 개명했다.


원기준 소장은 태백에서 주민을 위해 많은 일을 해오면서, 정작 자신이 태백 주민의 입장에서 주민들과 대화를 했는지는 반성한다고 했다. 13기 교육생들에게도 앞으로 지역에 들어가서 일을 한다면 자신부터 지역주민이 될 것을 당부하였다.


현재는 태백 철암지역에서 일하고 있는 원 소장은 셀프 오거나이징 리더로서 아이들과 일하고 있다. 아이들을 믿고 지켜보아주는 것이다.


일례로 철암 지역에 어린이 도서관을 설립하기 위한 모금 활동은 아이들이 직접 제작한 설계도와 스스로 모은 100원짜리 동전에서 시작되어 3억원을 모금했다. 아이들의 조그만 손에서 만들어진 산타 선물과 팥죽이 탄광촌 주민들의 마음을 녹여 후원자 또는 지역일꾼이 되게 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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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소장은  “지역에서는 앞장서려고 하지 말고 이웃 주민으로 함께 소통하라”는 간곡한 당부를 끝으로 강의를 마무리했다.


am 11시 30분: 행설아 동문회 소개


행복설계아카데미 동문회 한석규 회장과 조기대 총무, 이정희 사무국장이 13기 행설아 마지막 수업에 참여해 12기에 이르기까지 행설아를 거쳐간 370여 명의 회원과 그동안의 활동 경과를 소개했다.  한석규 회장은 성공적이고 잘 된 일보다는 그간 겪은 어려움과 고민에 대해서 솔직한 심정을 나누고 관심을 부탁했다.


없는 것도 있는 듯이 포장하고 만드는 것이 요즘 세상인데, 희망제작소에 발걸음하는 사람들은 잘한 것 보다는 못한 것에 대해 고민을 풀어 놓고 함께 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는 이상한 병에 걸려있다. 그 모습이 가슴 찡하다.


우리끼리 너무 잘한다고 자랑만한다면 누가 돌아보겠는가?

13기 교육생들도 무엇이든 참여해서 행설아 동문회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생각들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많은 고민과 구상을 이어가는 한석규 회장과 운영진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pm 12시: 도시락 타임


맛집 순회가 전통이었던 행설아에 때 아닌 도시락이 등장했다.

마지막 날이라 식당으로 오가는 시간을 줄이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라는 취지.


수업 사진을 찍어왔던 12기 나종민 선생이 도시락과 수저를 정성스럽게 챙겨준다. 정겨운 모습이다. 자기 도시락만 챙겨가는 사람은 없다. 7일 간 정들었던 짝꿍들 도시락까지 챙기느라 이리 저리 분주하다. 짝꿍이 챙겨 온 걸 모르고 또 도시락을 챙겨가 반납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도시락이지만 반찬과 국물이 아주 맛있는 점심식사였다.


식사 후 석상열 연구원과 김돈회 연구원이 칠판 앞에서 부지런히 팀을 짜고 있다, 28일 열린 워크숍 카풀 팀을 정하는 것이다. 차량 봉사를 할 분이 자발적으로 손을 들고, 가까운 곳에 사는 분들끼리 삼삼오오 팀을 정하는 데는 10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모두 셀프 오거나이징 전문가들이다.


pm 1시: Retirement인가? Refirement인가?


은퇴 후 변화에 대한 화두를 던진 교육컨설팅 기업 (주) 아그막 이창준 대표는 변화의 방법론과 추진 프로세스를 설명했다.

팀별 리더를 뽑아 팀원들이 적정한 시간 관리를 통해 과제를 마치도록 하고, 토의내용을 요약 발표를 하게 하였다.


리더를 아름다운 분으로 뽑아 달라는 요청 때문에 전부 까르르 웃었다. 나이와 상관 없이 아름답다는 것은 모두를 웃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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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준 대표는 은퇴 후 현재 나의상태는 어떤지를 점검하는 테스트 북을 통해 끝냄(Ending)=>중립지대(Neutral Zone) =>새로운 시작(New Beginning) 등 변화의 3단계를 제시했다.


우리는 실패의 경험 때문에 변화를 두려워한다는 지적과 함께 자신의 현재 상태를 점검하고, 앞으로 나가야 할 나침반을 선물받은 강의였다.


pm 3시30분: 송장식 학장의 당부  


유난히 말끔한 푸른빛 와이셔츠에 일품 미소를 머금고 송장식 행설아 학장이 향후 워크숍에서 논의해야 할 사항들을 미리 당부한다.  향후 활동에 기반이 될 13기 자치모임 구성과 10월20일 열릴 수료식에 대한 이야기이다.


특히 수료식은 특정 리더가 만드는 행사가 아닌 수료생 전원이 함께 만드는 행사이기에, 어려움이 있으면 전 기수 자료들을 모아서 제공해 주시겠다고 한다. 행설아에 대한 애정으로 바쁜 일정을 쪼개 참석한 송장식 학장의 모습에서 지속가능한 행설아의 미래를 본다.


행설아 13기는 이렇듯 많은 이들의 정성으로 완성되어가고 있는 아카데미이다.

은퇴 후 시니어들이 두려움 없는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사회에,

희망에,

그 변화의 중심으로…

글 _강정미 (행설아 6기)

사진_ 나종민 (행설아 1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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