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목소리로 찾아가는 우리시대 민주주의

희망제작소 3주년 기념 서평이벤트 ‘책이랑 놀자! 서평쓰며 놀자!’ 수상작 3편을 발표합니다. 이번 이벤트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희망제작소 책 많이 사랑해주세요.

☞ 서평콘테스트 최우수작/조혜진
<마을에서 희망을 만나다> “마을 – 삶을 바꾸는 변화가 시작되는 곳”

☞ 서평콘테스트 우수작/박석훈
<우리는 더 많은 민주주의를 원한다> “민주주의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몽타주”

☞ 서평콘테스트 장려/황용운
<우리는 더 많은 민주주의를 원한다> “현장의 목소리로 찾아가는 우리시대 민주주의”

-서평콘테스트 가작/황용운
[##_1L|1069397536.jpg|width=”267″ height=”390″ alt=”?”|유시주외 | 창비 | 2007_##]나는 진정 더 많은 민주주의를 원하는 것일까? 책 제목을 보면서 감정으로 느껴지지만 때론 소심하단 말을 들을까봐, 때론 내 능력의 한계를 구조적 모순으로 돌리는 비겁쟁이가 될까봐 씁쓸히 웃고 넘겼던 그간의 불편한 감정들이 생각났다.
TV에 나오는 국가 관료 아저씨들의 외침인 민주주의 국가에서 주어지는 기회의 평등을 넘어, 어떤 노력으로도 풀리지 않는 암담한 당면 과제를 안고 그냥 살아갈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삶의 모순들을 각 현장에 목소리로(구술) 비교적 잘 담아내고 있다.

희망제작소에서 나오는 ‘우리시대 희망찾기’ 시리즈를 접하면서, 국민소득 2만 불을 맛 본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담론을 넘어, 이제는 피부에 와 닿는 실체적 민주주의 사회화를 위해 노력하는 움직임이 여느 때보다 활발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활발한 움직임의 구조화 된 한 단면을 확인할 수 있어, 동지를 만난 것 같은 깊은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에 나오는 연구를 통해 한국 민주주의가 지금 당면한 문제의 ‘본질’을 짚어낸다거나, 그것을 타개해나갈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려는 목표를 감히 가지지 않는다. 우리의 목표는 ‘이해’하는 것이다.
들어가는 말에서, 책을 통해 현장에서 느끼는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의 스펙트럼을 넓히고자 했던 연구팀의 목표를 확인하고, 나 또한 불편하지만 감히 내 힘으로는 바뀌어 질 수 없는 현실을 덜 답답해하고, 조금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책을 대할 수 있었다.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모든 국민에게 있으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무소불위 거대한 ‘국가’에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맹세해야 했던 미력한 ‘국민’들은 민주화 이후 헌법 1조가 부여한 지위, 즉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모든 권력의 원천’으로서의 스스로를 인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해방 이후 우리 사회를 특징짓는 근본적인 구도의 하나인 ‘명령하는 국가’와 ‘복종하는 국민’의 관계가 비로소 헌법이 명시한 관계, 즉 ‘주권자 국민’과 그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통치체계’의 관계로 접어든 것이다.

일상에서 많이 접촉하게 되는 행정기관, 그 곳에서 느낀 불편함을 넘는 불쾌감의 추이변화는 민주화를 위한 여러 형태의 시민운동 결과이다.
국가와 시민, 공공기관과 시민과의 사회적 관계가 상대적 우월감으로 점철될 때, 시민이 얼마나 많은 불쾌감을 감수해야 하는지 책은 행정기관은 ‘국가’의 지시와 명령을 국민에게 하달하고 집행하는 ‘창구’ 라고 표현한다.

민주화와 양극화에서 인터뷰를 통해 나타난 조영훈씨의 푸념은 노동자라면 누구나 절박하게 느끼는 아픈 현실을 꼬집어 낸다. 민주화 시절, 대공장 노조 중심으로라도 자체적인 투쟁동력이 있었는데, IMF라는 특수한 시기를 맞아 노사정위에 참여, 노동자 대표들이 정리해고제 도입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즉, 노동자들은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서도 또다시 배제되었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것은, 오직 노동의 대가를 통해 경제적 수익을 얻어야만 하는 노동자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서로를 수정하고 제한하는 지속적인 갈등관계에 있다.

대한민국 노동현장에서, 민주화와 양극화의 극단 가운데, 제도와 사람, 사익과 공익, 다수자와 소수자, 사상과 일상 가운데, 소통과 갈등, 정당정치와 지방정치, 성역과 특수구역이라 여겨지는 모든 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들이 느끼고, 불편해 하는 감정은 어떤 것일까? 현장의 목소리에서 희망을 담아 낸 우리시대 희망찾기는 더 많은 민주주의를 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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