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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되는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직업 체험 위주의 단발적인 진로 교육에서 탈피해, 청소년이 자신의 생활 반경 안에서 창의적인 일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활동을 지원합니다.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든 <2021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청소년 진로탐색 활동 모델의 자립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공교육 도입, 지역사회 연계 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본 강연과 워크숍은 모든 참가자의 마스크 착용, 발열 체크, 문진표 작성, 손소독제 사용 등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해 진행되었습니다.

📙 진주· 남원 지역파트너가 한 자리에 모여 역량 강화를

<2021 내일상상프로젝트>의 ‘네트워크 역량강화 교육 – 완독, 사람책!’이 지난 5월 18일 남원에서 열렸습니다. 지리산마을교육공동체, 춘향골마을공동체, 진주교육공동체 결 등 3개 지역 파트너, 희망제작소, 그리고 노원휴먼라이브러리가 한 자리에 모였는데요.

이번 강연과 워크숍은 지역자원조사 방법으로 활용되는 사람책 운영 및 지역 맞춤형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으로 꾸려졌습니다.

 

📙 노원휴먼라이브러리 사례로 엿보는 휴먼북 운영

혹시 ‘사람책'(휴먼북)에 관해 들어보셨나요. 쉽게 말하면 사람책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듯 사람을 열람해 그의 경험을 나누는 것입니다. 이날 임미경 노원휴먼라이브러리 관장과 함께 사람책을 가장 먼저 시작한 덴마크 사례부터 노원휴먼라이브러리의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덴마크에서는 지난 2000년 사회운동가인 로니 에버겔이 한 뮤직 페스티벌에서 휴먼북을 창안하면서 세계적으로 ‘사람책’ 붐이 일었습니다. 사람책은 편견을 없애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되었는데요.

예를 들어 나의 주제에 관해 쓰고, 소개하고, 다른 사람의 주제를 읽어보는 과정으로 이뤄져 서로의 편견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덴마크의 사람책은 이벤트 성격이 강해 한 날 한 자리에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여 진행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반면 임 관장에 따르면 한국에서 열리는 사람책은 취지나 목적보다 방법론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일상적인 성격이 강한 만큼 언제든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는데요. 임 관장은 덴마크와 한국에서 활용하는 사람책 각각 장단점이 있기에 이를 보완해 현장에서 활용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어 노원휴먼라이브러리의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노원휴먼라이브러리는 노원구의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정책입니다. 노원구의 지리적으로 서울시에서 변두리에 위치해있고, 서울시 자치구인 강서구 다음으로 종합사회복지관이 가장 많은 곳인데요.

지금은 수치가 많이 감소했지만, 노원구에는 취약계층이나 정서적 고립을 겪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한 때 노원구가 서울시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자치구로 꼽히면서 지역의 문제를 풀어내기 위한 시도가 이어졌습니다.

▲ 출처: 노원휴먼라이브러리 홈페이지 (http://www.humanlib.kr/front/main/main.do)

이러한 배경에서 노원구는 구내 정책으로 휴먼라이브러리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노원구에서는 휴먼라이브러리를 상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휴먼북(사람책) 발굴, 열람, 아카이빙을 주요 활동으로 하고 있습니다. 휴먼북 발굴의 경우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사람 또는 기관장·단체장·시민 등을 정기적으로 만나 추천을 받거나 공개 모집을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노원휴먼라이브러리는 휴먼북을 진행할 때 필요한 운영 및 제도적 기반도 마련했습니다. 휴먼북 열람 규정을 비롯해 휴먼북 진행 시 주의사항 등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습니다.

이용자의 관심 분야에 따라 휴먼북을 볼 수 있도록 아카이빙 측면을 고려했습니다. 휴먼북은 도서관의 장서 분류법인 십진법에 근거해 정리되고 있으며,  2년에 한 번씩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휴먼북과 휴먼북 간 네트워크 지원을 위해 동아리, 소모임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청소년이 휴먼북을 운영하는 <주니어 사서학교>, 청소년이 질문지를 작성하고 지역 주민을 찾아가 인터뷰하는 <세대 공감 인생이야기>를 진행하는 등 청소년과 지역을 연계한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임 관장은 디지털화 흐름에 맞춰 휴먼북을 전자책(e-book) 형태로 가공하거나, 코로나19 상황을 대비해 휴먼북을 비대면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의 변화된 일상에 맞춰 휴먼라이브러리를 다양하게 변주해야 향후 확장성과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내가 살고 있는 지역, 참가자의 특성 고려해 ‘사람책’ 변주해야

다음으로 희망제작소와 각 지역 파트너가 사람책을 포함한 자원조사 활용 사례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희망제작소에서는 안성여고에서 진행한 <꿈잡고 프로젝트> 활동 사례를 공유했습니다. 12개 분야에서 사람책을 초청해 진행하고 워크숍을 통해 5개팀을 선정, 학교를 무대로 실험해보는 과정인데요.

구체적으로 사람책과 어떤 활동과 연계할지 설정할 지를 면밀하게 고려하면서 청소년, 멘토, 교사 모두에게 사람책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지리산마을교육공동체는 인물 자원을 선정하는 과정부터 자원을 활용하는 과정을 상세히 나눴습니다. 사람책 연계를 염두에 두고 인물자원을 섭외했는데요.

이 부분은 앞서 언급했던 휴먼북 선정 방식과 매우 유사합니다. 자원을 어떤 기준으로 섭외할지, 리스트를 만들고 인터뷰를 통해 청소년 진로와 접점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함께 소개했습니다.

진주교육공동체 결은 사전탐색 워크숍을 통해 사람책을 학습하고 ‘팀 정하기’, ‘주제 선정하기’ 등을 거친 후 기획 워크숍을 통해 진로 프로젝트를 진행한 과정을 소개했습니다. 특히 프로젝트의 진행도 중요하지만, 팀을 정하고 주제를 정하는 과정이 포함된 사전 워크숍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지막으로 PMI(Plus, Minus, Interesting) 기법을 활용해 앞서 나눴던 내용을 회고했습니다.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흥미로웠던 점, 각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점 등을 함께 나눴는데요.

사람책 진행 이후 십진법으로 정리하는 방안을 적용하는 아이디어를 얻기도, 사람책을 공교육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해 더 알고 싶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사람책의 사례를 나누고, 이를 접목해 프로젝트 연계 방안을 함께 고민해볼 수 있어 여러모로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N개의 주체에 따라 N개의 사람책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지역과 특성에 맞춰 변화 가능하다는 점이 사람책의 큰 장점이 아닐까 합니다.

덴마크의 사례처럼 사람책의 목적을 분명하게 세우고, 노원휴먼라이브러리처럼 작은 장치로 질서를 세우는 일을 참고하되 내가 속한 지역과 함께하는 참가자의 특성에 따라 사람책을 변주하는 게 중요합니다.

<2021 내일상상프로젝트>에서도 지리산마을교육공동체, 춘향골교육공동체, 진주교육공동체 결이 지닌 다양한 스타일의 사람책이 즐겁게 시도되길 기대합니다.

– 글: 손혜진 연구사업본부 연구원
– 사진: 희망제작소 연구사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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