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선의 희망편지

안녕하세요.
2019년 일곱 번째 희망편지를 드립니다.

이번 희망편지에서는 새로운 정부 혁신의 길을 개척하는 ‘시민민주주의’에 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지난달 희망편지에서는 자치정부의 책임자들을 찾아다니면서 발견한 현장의 모습을 전했습니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권력자로서 아래로부터의 결정권을 행사하고 집행에도 참여하는 새로운 시대, 문재인정부가 표방하는 국민의 시대가 실제 구현되는 곳이 자치의 현장이라는 점입니다.

시민주권은 서울시에서 구현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제정된 ‘서울시 시민민주주의 기본조례’에 이은 ‘서울민주주의위원회’의 출범입니다. ‘시민민주주의 기본조례’는 시민의 시정 참여를 촉진하고 정책추진에서 민관 협치를 활성화함으로써 시민민주주의 실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시민의 자발성과 수평적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시민에게 실질적인 기회와 공정한 절차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지난 1일 서울시의회에서 서울민주주의위원회 설치와 관련한 조례(‘서울시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서울시 공무원 정원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가 통과되면서 ‘서울민주주의위원회’ 설치·운영의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서울민주주의위원회’는 자문기구가 아닌 시의회 및 구청장협의회 추천 인사의 참여를 보장하는 합의제행정기구입니다.

해당 기구에서는 민주주의에 관한 정책, 시민참여의 제도적 기반 조성과 숙의 공론 과정의 기획관리·예산편성·집행평가에 관한 시민참여 부분을 직접 다룹니다. 또한 시민민주주의의 확산을 위해 자치구협치회의, 주민자치회 지원업무를 담당합니다. 행정주도형 협치에서 시민주도형 사회적 합의기구가 만들어지는 셈입니다. 시민들은 서울시 예산 22조원 중 5%에 해당되는 1조원대 예산 편성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서울형 주민자치회 도입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찾동) 기본계획’(찾동 2.0)에 따르면 2022년까지 서울시 424개 모든 동에 주민자치회가 도입됩니다. 주민자치회는 생활 의제에 대한 정책과 예산을 주민들이 실질적인 결정 권한을 갖는 주민대표기구입니다. 서울시민회의를 통해 주요 현안을 숙의·합의하는 과정도 추진됩니다. 시민과 가장 가까운 마을에서부터 서울시 전체를 아우르는 숙의민주주의의 장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민과 쌍방향 소통하는 일상 민주주의도 구현되고 있습니다.(웹사이트 민주주의 서울)

‘서울시 시민민주주의 기본조례’는 한국 민주주의의 새 장을 여는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과거 시민참여 제도와는 참여 수준이 다릅니다. 행정이 주도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수준을 넘어서 시민이 주체적으로 집행하고 평가하는 틀이자, 시민주권의 새로운 모델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시민이 일상에서 겪는 사회문제를 직접 선택해 해결방안을 찾고, 이 과정에서 서울시의 자원(예산, 인력, 공공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민주주의위원회’는 전달형 정부에서 관계형 정부로의 전환을 시사합니다. 관료 중심에서 벗어나 당사자인 시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시민과 시민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의견을 모으는 공론과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시민 누구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 호명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인 ‘민주주의 서울’은 시민 누구나 사회적 가치를 창조하는 혁신가로 존중하는 선언이며, 시민주권의 실현입니다. 시민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서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게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임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서울시를 비롯해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시민참여를 높이는 다양한 정책과 제도를 신설하는 가운데 희망제작소는 정책과 제도의 핵심인 ‘시민의 힘’을 놓치지 않도록 촉진하고자 합니다. 시민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과 함께 성장하는 게 관건이기 때문입니다. 희망제작소는 올 초 시민주권센터를 신설해 시민의 역량을 키우며 대안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희망제작소는 자문기구가 아닌 합의제행정기구로 출범하는 ‘서울민주주의위원회’가 관료 중심의 ‘전달형 정부’를 넘어서 시민과 시민을 연결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관계형 정부’로 전환하는 과정을 주목하고자 합니다. 시민 민주주의로 사회혁신체제를 만드는 데 함께 하겠습니다.

더위에 지치지 않고 꿈꾸고 도전하는 날이 되시길 바랍니다.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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