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강산애 산행/후기] 수락산의 속살을 엿보다

첫만남의 기억

9월 3일 토요일 7호선 장암역 앞.
서울 도심과 꽤 거리가 있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제각기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이지만 하나같이 밝은 미소로 등산 배낭을 어깨에 메고 어디론가 향합니다.

오전 9시. 강산애 참가자들이 이곳 장암역 앞에 모이기로 한 시간입니다. 오늘은 어떤 분들이 오셨을까요? 강산애 권오성 산행대장이 가장 먼저 보입니다. 그 옆으로 강산애의 정신적 지주, 이영구 님도 보이구요, ‘철의 여인’ 박재연 님, 그리고 강산애의 ‘브레인’, 이태환 님도 함께 했습니다. 오늘 처음 산행에 참가한 뉴페이스들도 보입니다. 첫 산행이라 조금은 긴장한 듯한 김미연 님과 최연미 님 등.. 산행이 시작하기도 전에 소소하고 재미난 많은 이야기가 하나 둘씩 만들어 집니다. 유쾌하고 재미난 분위기에 모두들 오늘 산행을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_1C|1039741144.jpg|width=”450″ height=”338″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북한산, 도봉산, 관악산과 함께 서울 4대 명산으로 불리는 수락산_##]

수락산에게 다가서기

높이 640미터의 수락산은 도봉산과 함께 서울의 북쪽 경계를 이루는 산입니다. 산 전체가 화강암과 모래로 이루어져 있고 기암 괴석과 샘, 폭포가 많아 사람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 오고 있는 산입니다.

“하나, 둘, 셋, 넷~” 산행에 앞서 강산애 참가자들이 스트레칭을 합니다. 능숙하게 몸을 푸는 사람, 팔다리를 잡아 댕기며 끙끙하고 앓는 사람, 적당히 요령 부리는 사람. 나이도 직업도 스트레칭을 푸는 방식도 다양한 사람들이 강산애 참가자들입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산자락 아래에서부터 출발을 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산행의 시작은 시끌벅적합니다. 처음 서로를 마주하는 사람들은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오랜만에 본 회원들은 그동안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을 나누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_1C|1011528207.jpg|width=”450″ height=”338″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수락8경에 감동하다(*수락8경:옥류폭포, 은류폭포, 금류폭포, 성인봉 영락대, 미륵봉 백운, 향로봉 청풍, 칠성대 기암, 불로정 약수)_##]

산행을 시작한지 30분이 지나자 이야기 소리가 현저히 줄었습니다. 이제 슬슬 몸에서 땀이 나기 시작하고 다리의 근육이 당기기 시작합니다. 말 하는 것을 줄이는 대신 눈과 귀, 코가 자연을 향해 열리게 되는 순간이죠. 수락산은 기암괴석이 유명한 산입니다. 등산로 주변 곳곳에는 저마다 다른 모양의 바위들이 자태를 뽐내듯 도도히 앉아 있습니다. 수락산 깊숙이 들어 갈수록 사람들의 눈이 바빠집니다. 그리고 탄성이 터져 나옵니다.

[##_2C|1254852061.jpg|width=”340″ height=”255″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수락산의 바위와 맑은 하늘|1322746750.jpg|width=”340″ height=”255″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씩씩한 박제연 님_##]

웃음이 에너지다

산 중턱에 이르자 이날 처음 강산애에 참석한 김미영님과 최연미님의 얼굴에 힘든 기색이 역력합니다. 강산애 ‘산행선생님’인 최충식 님은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두 분을 쉴 새 없이 웃게 합니다. 그렇게도 무거워진 몸도 한참 웃고 나니 다시 기운이 솟나봅니다.

[##_1C|1026808439.jpg|width=”450″ height=”338″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우리가 해냈어요!” 김미연(좌), 최연미(우) 님._##]

“오십 평생에 산행은 처음이었어요. 처음엔 힘들었는데 올라와보니 아무것도 아니네요.
주변 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즐겁게 했어요. 좀 더 일찍 이 맛을 알았다면 좋았을 걸! ” – 강산애 참가자 김미연, 최연미 님.

산 정상을 코 앞에 두고 두 사람이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웃음을 잃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겠지요.

[##_1C|1218333492.jpg|width=”450″ height=”338″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갖가지 바위들로 눈이 즐거운 수락산 산행 _##]

수락산의 속살을 매만지다

어느새 귓가에 “야호~”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정상인가 봅니다. ‘요즘에도 이런 식상한 함성소리를 지르는 사람이있나?’ 했지만 수락산 정상에 올라서는 순간 저도 모르게 ‘야호~’라고 외칠 뻔 했습니다. 시원하게 부는 산바람이 얼굴을 휘감고 상쾌한 공기가 코 속으로 들어옵니다. 눈 앞에 펼쳐진 자연은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사람들은 한동안 말없이 산 아래를 내려다 봤습니다.

[##_1C|1331229886.jpg|width=”450″ height=”338″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정상에서 내려다 본 풍경_##]

정상에서의 짜릿한 기쁨을 만끽한 참가자들은 정상 아래쪽으로 잠시 자리를 옮겨 점심만찬을 준비했습니다. 자신의 등산 가방에서 ‘부시럭, 부시럭’ 하며 각자가 준비해온 도시락을 꺼냅니다. 여기가 산에 자주 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티가 나는 순간입니다. 산에 자주 오르는 권오성 산행대장과 나은중님의 도시락은 그야말로 진수성찬입니다. 그분들의 도시락을 보는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래 집니다. 산행초보자의 도시락은 어김없이 김밥 한 줄입니다. 김치도 단무지도 없는 초라한 밥상이 “나는 산행 초보다.” 라고 말해주는 듯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서로의 음식을 나누고 막걸리가 한잔씩 돌아가자 빈부의 격차가 무너지고 그야말로 만찬의 자리가 되어버립니다.

[##_3C|1072588855.jpg|width=”226″ height=”17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1372064732.jpg|width=”226″ height=”17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1076498325.jpg|width=”226″ height=”17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든든히 배를 채우고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산 아래로 내려갑니다. 올라올 때 보다 훨씬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이날 참가자중 최고령자였던 이영구님은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들을 무겁지 않고 재미있게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이세상 어느 라디오 방송보다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들로 넘쳐납니다. 참가자들의 얼굴에서 행복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참 좋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노신사와의 동행’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 하나 만들고 싶었습니다. 산행의 묘미가 이런 것이겠지요. 자신과 같이 걷는 사람이 있고 새롭게 만나는 사람이 있고 그 속에 삶의 숱한 이야기들이 있다는 것, 산행이 좋고 강산애가 좋은 100가지 중 한가지 입니다. 나머지 아흔 아홉 가지가 무엇이냐구요? 궁금하시면 10월 강산애에 참여하세요. ^^ 함께 해서 행복했습니다.

[##_1C|1394570883.jpg|width=”450″ height=”338″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석림사 앞에서 단체사진 한 컷!_##]

*강산애는 희망제작소 후원회원 뿐 만 아니라 희망제작소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산행동호회입니다.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 산행이 실시되오니 많은 참여를 부탁 드립니다.

글: 정승철 회원재정센터 연구원
사진: 노주환 후원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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