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박스로 만든 액자, 1회용 숟가락을 이용한 화분 이름표, 이면지를 재사용한 알림판 등등 희망제작소 곳곳에서 버려진 물건을 이용해 새롭게 만든 어떤 것들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희망제작소는 일반적인 사무공간의 느낌이 아니라, 세련되진 않지만 사람 손길이 느껴지는 공간입니다.
이왕이면 버려진 것들을 재사용하고 새로운 것을 소비하지 않는 희망제작소의 마음을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바로 ‘에코노트 만들기’ 시간인데요. 희망제작소 인턴 프로그램 중 하나로 매주 금요일 희망제작소의 각 부서 연구원들과 인턴들이 만나서 각 부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설명도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 교육 중 하나가 에코노트 만들기입니다.
‘에코노트 만들기’라! 이름에서부터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지지 않나요? 에코노트는 박스, 일회용품, 이면지 등 쓰레기라 불리는 것들을 활용해서 노트를 만드는 것입니다. 희망제작소의 그린 디자이너 김진수 연구원께서 이번 시간을 진행해 주셨는데요. 단순히 에코노트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환경과 생명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인턴들은 각자 쓰레기통을 수색(?)하여 주워 온 재료들로 에코노트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어떤 노트가 탄생할 것인가! 입으로는 염려 반 기대 반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눈은 손끝에 집중~ 손을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오래간만에 손을 움직여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 시간이 참 즐거웠습니다.
점심을 먹고 난 후, 형태가 잡힌 에코노트 표지에 이면지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넣어 고정시켰더니 제법 그럴싸한 에코노트가 만들어졌습니다. 에코노트를 만들기 전 에코노트를 전해 줄 사람을 정하고 만들었는데요. 이 때문인지 더 멋진 작품이 나왔습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매력적인 비주얼을 겸비한 31기 인턴들의 에코노트! 자랑 좀 할께요~
손관영 인턴은 쌍쌍바 아이스크림 봉투와 택배박스를 이용해 에코노트 표지를 만들었습니다. 반으로 뙇! 쪼개서 제일 친한 남자 친구 두 명에게 준다고 하네요. 또르르 여자 친구 아니고 남자 친구요? 모두 작품 설명을 듣고 세 사람의 우정에 진한 축복의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이엄지 인턴은 군생활을 하고 있는 남자 친구에게 줄 에코노트를 만들었습니다. 남자친구에게 온 편지봉투와 우표를 이용해 아기자기한 작품이 탄생했습니다.
김혜민 인턴은 제일 많은 재료를 사용했는데요. 컵케이크 상자의 길쭉한 부분을 이용하여 책갈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디테일한 디자인이 살아 있는 에코노트를 만들었습니다.
허아람 인턴은 여자 사진 보는 것을 좋아하는 남자친구의 취향을 고려해 친절하게 여자 사진을 넣은 에코노트를 달력처럼 만들었습니다. 남자친구의 취향을 존중하는 쿨한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정세희 인턴은 희망제작소 재활용 바구니에서 재료를 마련했고요. 스케치 노트북을 달력처럼 넘길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이경민 인턴은 마치 기계로 작업한 것처럼 반듯하고 깔끔한 에코노트를 만들어서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저는 감성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추상적인 대상을 놓고 만들었는데요. ^^; 구두 박스와 구두를 담고 있던 종이를 이용해 드로잉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완성된 에코노트에는 만든 사람의 개성이 쏙쏙 배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에코노트를 통해 인턴 친구들의 새로운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에코노트를 만들 재료를 구하며 내 주변의 버려진 물건을 살펴보고, 에코노트를 누군가에게 전하면서 자연스럽게 환경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종이와 일회용품을 사용할 때도 재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고민하게 되었고요.
에코노트 만들기 어렵지 않습니다. 오늘 저녁에 이면지와 박스를 이용해서 간단하게 나만의 에코노트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글_ 김은빈 (31기 시니어사회공헌센터 인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