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무엇이든 가르치는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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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문을 연 수원시 평생학습관은 희망제작소가 위탁 운영하는 공공교육기관입니다. ‘서로 배우며 함께 성장하는 정다운 우리 학교’를 지향하는 수원시 평생학습관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여러분께 그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는 평생학습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기획기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3년 첫 번째 주제는 시니어와 평생학습입니다. 100세 시대를 맞아 은퇴 후 제2, 제3의 인생을 기획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한 마음이 먼저 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아직 개인도 사회도 모두 준비되어 있지 않으니까요. 그렇다고 그냥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학습부터 창업까지. 단계적으로 이어지는 삶을 통해 조금씩 바뀌어가는 시니어의 삶을 생각합니다. 앞으로 세 차례에 걸쳐 가까운 나라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우리사회 시니어의 삶과 학습에 대해 좀 더 고민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평생학습 초점 (1) 누구나 무엇이든 가르치는 대학

자기 나름대로 인생을 살아오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나 연구해 온 것들이 한두 가지 이상 있는 시니어들이 많다. 그런 지식을 혼자 간직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며 서로 지식을 공유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편, 그런 이야기를 듣고 관심의 폭을 넓히고 지적 자극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욕구를 가진 시니어들에게 평생학습의 장(場)으로서, 이야기할 사람은 이야기를 하고, 듣고 싶은 사람은 들을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 있는 비영리단체(NPO)가 있다. 바로 일본 도쿄도(東京都) 치요다구(千代田區)에 있는 NPO법인 간다(神田)잡학대학이다. 이곳은 시민주체의 사회교육단체이다.

1999년 창립 이래, 매주 금요일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여러 분야에서 발굴한 독창적인 테마를 가진 강사를 초청하여 630회의 강의를 진행하였다. 전문가의 일생, 독특한 체험 등 일반대학이나 다른 세미나에서는 결코 들을 수 없는 ‘이곳만의 독특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밝고 원기 있고 지적 호기심이 왕성한 남녀노소가 모여, 이야기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일체가 되어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장이다. 자원봉사자의 손으로 움직이는 평생학습의 장으로서, 강연료·수강료·장소비가 무료인 점이 큰 특징이고 장점이다. 또 과거의 강의를 영상자료로 보존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볼 수 있다.

수강만 하는 일반 참가자는 무료이지만, 활동경비를 조달하기 위해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연회비를 1만엔(약 12만 원)을 내는 회원이 되면, 회의 운영이나 행정단체와의 협동사업에 참가할 수 있으며, 매월 ‘간다잡학대학 News’를 받아볼 수 있다. 회원은 현재 70명 정도이다. 또한 1구좌 5,000엔, 2구좌 10,000엔의 후원금도 모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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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다잡학대학의 강의 내용을 살펴보면 시니어들로부터 왜 이렇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영화역사에 관한 강의를 11년 간 28회 진행한 사람이 있다. 영화통인 그 사람은 영화 비디오를 약 8천 개를 갖고 있어서 ‘이별 장면 명작선’이라든가 ‘감독과 여배우의 관계’를 실마리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정도다.

?경찰청 수사 3과에서만 35년간 형사로 일한 전직 형사가 ‘도둑 퇴치술’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전직 NHK의 일본 씨름 담당 아나운서이며 일본 씨름 잡지의 편집장이었던 사람이 일본 씨름계의 뒷이야기를 하는 등 잡학이라 하지만 상당한 수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아래에 열거된 것은 최근 강의의 목록들과 강사진이다. 자기 분야의 전문지식을 갖춘 쟁쟁한 경력의 강사들이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우리나라의 영공 지키기, 공군 전력 확보가 중요하다. (공군 장성 출신)
– 전후의 베스트셀러의 역사, 왜 이 책은 팔렸는가? (주간독서인 편집장)
– 면역시스템과 단백질 (관련 기업 대표)
– 지진 열도 일본에 원자력 발전은 필요 없다. (원자력발전 반대 단체 부대표)
– 내가 경험한 취직활동 이야기 (직장 여성)
– 스포츠 심판의 이모저모 (요트 경기 국제 심판원)
– 다윈과 진화론 (고생물학 박사)

이러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강사를 어떻게 모았을까? 과연 희망자가 있을까? 그것은 기우에 불과하다. 오히려 강연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기본적으로는 회원이 추천하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대상에 넣고 있으며, 현재까지 500명 이상의 강사를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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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다잡학대학은 1979년에 키치죠지(吉祥寺) 주지였던 음악가 故야마토 마코토(和眞人)씨가 ‘3가지 무료’의 ‘키치죠지 잡학대학’을 시작한 것이 그 시초로 1999년엔 키치죠지 잡학대학의 분교로 간다잡학대학을 열게 되었다. 2001년에는 도쿄도로부터 NPO법인으로 인증되어 치요다 구청의 시설(치요다 자원봉사센터)에 상설 강의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어 본 궤도에 오르게 되었다.

간다잡학대학에서 열린 첫 번째 강좌는 요트 레이스인 아메리카컵 심판원의 이야기이었고,  두 번째 강좌는 현재 간다잡학대학 이사장인 작가 요시다 에츠꼬(吉田?子)씨의 ‘내가 개와 생활하는 이유’이었다. 처음부터 50명 이상이 모이는 성황을 이루었고, 이후 연말연시를 빼고는 한번도 거르지 않고 매주 개강하고 있다. 주요 신문에도 소개되어서 평생학습의 모델로 주목을 받았다. 

여러 사람들이 참가하여 자유로운 분위기 가운데 자원봉사 의식을 발휘하여 서로 협력하는 점도 좋은 점이다. 물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지식이 풍부하게 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기쁨이고 여기에 모이는 사람들은 모두 긍정적인 사람들이라 서로 자극이 되는 것도 큰 성과이다.

시니어들의 평생학습의 장으로 간다잡학대학이 유일한 것은 물론 아니다. 이와 유사한 조직으로 프랑스에서 시작되어 영국에서 크게 발전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시작되고 있는 U3A(TheUniversity of the 3rd Age)가 있다. 처음 시작된 프랑스에서는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강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영국에서는 일방적인 강의 방식에서 벗어나 수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발전되었다. 선생님 대신 전문성이 있는 회원이 코디네이터가 되어 수업의 진행을 돕는다. 모든 비용은 기본적으로 회원들의 회비로 충당되기 때문에 자율적 자립적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배움 자체에 대한 열정과 환희, 지식을 공유하는 기쁨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의 장이 된다는 점에서는 U3A와 간다잡학대학은 거의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우리와 문화가 비슷한 일본의 간다잡학대학이 우리에게 좀 더 가까운 모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간다잡학대학을 우리나라의 문화에 적합한 방식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시니어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를 위한 훌륭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또한, 강연 중에 좋은 아이디어가 발견되면 그것을 바탕으로 창업을 할 수도 있고, 지역의 학교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강연 요청이 있을 때 강사를 파견하는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글_ 김경회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취득하였다. 국내 중견 기업의 CEO로 은퇴한 뒤 지금은 제 2의 인생을 의미 있게 살기 위한 길을 찾고 있다. 그 과정의 하나로 외국 시니어들의 활동 사례를 수집하여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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