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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앵커: 요즘 지하철은 가히 광고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무질서하고 혼란한 광고물들이 넘쳐나 눈 돌릴 곳이 없을 정도인데, 김경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서울의 지하철을 타봤습니다. 표를 살 때 가장 먼저 마주치는 것은 거대한 광고판입니다.
개찰구에서도…승강장에서도… 열차 탄 뒤에도 마치 유령처럼 광고는 따라 다닙니다.
조금이라도 빈틈이 있으면 그 곳엔 여지없이 광고가 있습니다.
광도 내용도 무차별적입니다. 무속인과 점술가들의 광고가 시선을 사로잡기도 하고, 무담보,무보증으로 대출을 해준다는 사채광고도 버젓이 내걸려 사람들을 유혹합니다.
● 진대용 : “공사라는 곳에서 이런 광고를 하고 있다는 건 너무 하는 것 아닙니까?”
지하철 역 안엔 열차 방향을 나타내는 안내 표지판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광고물들이 워낙 크고 화려하다보니 그 옆에 있는 안내 표지판은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아예 안내 표지판 위에 광고 전단지를 매달아 놓은 곳도 있습니다.
목적지가 잘 보일 리 없습니다.
●조덕원 : “게시판이 잘 안보여요. 광고들에 가려서 게시판은 잘 보이지도 않고…”
지하철을 갈아타기 위해 안내 화살표를 따라가 봤습니다. 어김없이 광고물이 붙어 있어 선이 끊깁니다.
● 마리아 (미국인) : “(지하철역) 벽에 광고가 너무 많다. 광고가 좀 줄어들면 좋을 것 같다.”
광고물만 어지럽게 널려 있는 게 아닙니다. 온갖 장사 시설도 무질서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안전 장비 관리는 뒷전입니다.
지하철엔 사고 발생에 대비해 반드시 비상 손전등을 비치해놔야 하는데 손전등이 안 보입니다.
한참을 찾다보니 커다란 무가지 진열대 뒤쪽에 비상 손전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손을 뻗어도 손전등을 꺼낼 수가 없습니다. 이 뿐 아닙니다. 이 소화전 문 앞엔 자동판매기를 설치해 놓아 소방기구를 제대로 꺼낼 수 없습니다.
심지어 옷 판매대가 소화기를 완전히 막아버려 비상시에 소화기를 전혀 찾을 수 없는 곳도 있습니다.
● 박원순 변호사 (희망제작소) : “특히 안전구역에 있는 것들이 광고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다.”
외국의 지하철은 광고나 물건 판매대를 엄격하게 통제합니다.
영국 런던 지하철은 광고의 모양과 크기를 통일해 광고가 많아도 깔끔하게 느껴집니다.
일본 도쿄에선 지하철의 물건 판매대를 일정하고 가지런하게 배치해 오히려 역 구내를 아름답게 해줍니다.
● 데이비드 (미국인) : “도쿄 지하철은 광고 숫자는 많지만 예술성이 한국보다 훌륭하다.”
오늘도 지하철에선 한창 새로운 광고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이젠 광고 물량보다는 그 광고들이 지하철 역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지를 좀 더 세심하게 생각해 볼 때입니다.
MBC 뉴스 김경호입니다.(김경호 기자 forpeople@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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