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키워드: 이웃

[오피니언] 아파트는 마을이 될 수 있을까

어릴 적, 나는 도심 주택가에 살았다. 우리 동네에는 부부가 운영하는 국수공장이 있었고, 아침이면 냄비를 들고 순두부와 두부를 사러갔던, 삼대(三代)가 운영하는 두부공장도 있었다. 이른 아침 골목 곳곳에서 집 앞을 청소하며, 밤새 안녕을 묻는 이웃 간의 친근한 인사와 등하굣길 골목에서 만나는 어른들께 공손히 인사하기는 새삼스러울 것 없는 당연한 일상이었다. 오전엔 아이들과 엄마들의 소통의 공간으로, 학교가 파할 무렵이면 또래 친구들의 놀이터이기도 했던 동네 골목길은 지금 생각하니, 훌륭한 소통공간이었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마을 만들기를 보면서 자꾸 어린 시절 내가 살던 동네풍경이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처음 아파트를 방문하게 되면, 어김없이 공동주택활성화가 무엇이냐고 물어온다. 그럴 때마다 폐쇄성이 높은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그동안 잃어버렸던 이웃관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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