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도시로부터 듣는 녹색경제 (2)


희망제작소와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Friedrich Ebert Stiftung)은 한국과 독일의 도시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우리가 안고 있는 도시 문제에 대안을 모색하는 ‘한?독 도시교류포럼’을 2011년부터 개최해왔습니다.

2013년 한독도시교류포럼은 독일의 녹색 경제 전문가인 ‘마티아스 코숄(Matthias Koziol 이하 ‘코숄’)’ 교수와 프라이부르크의 사례를 들려주실 ‘위르겐 하르트비히(J?rgen Hartwig 이하 ‘하르트비히’)’ 프라이부르크 푸투어 대표를 초청했습니다. 그리고 행사의 마지막 날 목민관포럼에는 주한독일대사관 ’토마스 슈뢰더(Thomas Schr?der 이하 ‘슈뢰더’)‘ 참사관도 참여해 독일의 에너지정책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나흘 동안 열린 간담회와 대중강연, 포럼에서 독일 초청자들은 에너지전환이 만들어낸 독일의 녹색 경제 육성 정책과 프라이부르크 시 사례를 발표했고, 우리 도시들도 친환경 정책을 소개하고 현장을 직접 함께 탐방하며 독일에서 배울 점에 대해 구체적인 조언과 질의응답을 나눴습니다. 6월 11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되었던 한국과 독일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류. 그 내용을 소개합니다.

독일 도시로부터 듣는 녹색경제 (2)

목민관포럼 – 강동구 친환경단지 탐방
일시 : 6월14일
장소 : 강동구 일대

목민관클럽은 현직 기초 지방자치단체장들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목적으로 소통과 연구를 위해 모인 모임입니다. 격월로 국내외의 모범사례를 공유하고 더 나은 정책들을 모색하는 ‘목민관포럼’을 여는데, 이번에는 한독도시교류포럼에 초청된 인사들과 자치단체장들이 모여 녹색 경제에 대한 주제로 강동구 아트센터에서 포럼을 열었습니다.

발표는 마티아스 코숄 교수의 ‘독일의 녹색 경제 육성 정책’과 위르겐 하르트비히 대표의 프라이부르크 사례와 더불어, 주한독일대사관의 토마스 슈뢰더 참사관이 ‘독일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발표를 했습니다. 이어 강동구 이해식 청장이 강동구의 도시농업정책을 소개하고, ‘적정기술협동조합 핸즈’ 이재열 이사가 자립을 위한 적정기술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슈뢰더 참사관, 이해식 구청장, 이재열 이사의 발표내용을 아래에 정리하였습니다.

독일의 에너지 혁명 – 목적과 실현방안, 도전을 중심으로
발표: 토마스 슈뢰더(Thomas Schr?der) 주한독일대사관 참사관

독일은 357,050㎢ 면적에 인구가 8천만 명, 1인당 GDP가 42,170달러이다. 반면, 한국은 100,329㎢ 면적에 인구가 5천만  명이며 1인당 GDP가 22,489달러이다. 독일이 면적과 인구가 한국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도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전력 소비량은 그렇지 않다. 독일의 전력 소비량은 594억 킬로와트로 한국의 4,666억 킬로와트에 비해 1/8 수준이다.

독일 에너지 전환의 역사

독일은 전통적으로 산이 많고 산림이 우거진 지역이다. 그런데 울창한 산림이 산업화 과정에서 파괴되자 독일 사람들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서 반핵운동과 함께 환경보전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1980년 녹색당이 탄생했으며, 2000년 녹색당이 사민당과 연정을 구성하면서 독일 에너지 정책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다. 환경보전운동 덕분에 독일은 이미 1991년에 전력매입법(‘Law on the sale of electricity to the grid’)을 만들었는데, 전기는 어떤 방식으로 생산된 것이든 상관없이 전력회사가 소비자 가격의 80~90%의 가격으로 20년간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것이다. 이 법이 제정되면서 독일에서는 상대적으로 풍부했던 풍력발전 시설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풍력발전은 소비자 가격의 80~90%에 매입해 줄 경우 발전단가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발전단가보다도  높았기 때문에 충분히 경제성이 있었던 것이다.

반면, 초기 시설비용이 5~7배 많이 들고 일조량이 낮아 경제성이 떨어졌던 태양광발전 시설은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2000년부터 적녹(사민-녹색당) 연립정부에서 새롭게 시작한 것이 재생에너지법이다. 재생에너지법은 초기 시설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 태양광의 경우에는 일반전기의 6배 가격으로 구매해 주는 것인데, 재생에너지 구매비용은 전기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부담하게 된다. 이렇게 하더라도 태양광시설 설치에 들어가는 비용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그 지역에 남는 것이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아울러 독일 적녹 연립정부는 2000년에 핵발전소의 단계적 폐쇄를 위한 로드맵을 작성하였다.

한편, 2011년 기민-자유민주당 연립정부의 메르켈 총리는 핵발전소 재가동을 추진하였는데, 마침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면서 결국 기민당 연립정부도 2022년 핵발전 완전폐쇄를 결정하게 되었다. 핵발전은 핵폐기물 처리 및 만일에 있을 사고처리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결코 싸지 않다. 이러한 비용들은 현 세대가 지불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가 지불하게 될 것이다.

에너지 전환이 목표

독일에서는 1,000여개의 전력 판매 회사가 있다. 이들 회사는 많은 전력을 팔아야 돈을 많이 벌 수 있기 때문에 전력을 어떻게 생산하는지는 관심 없고, 판매하는 데에만 신경을 쓴다. 그러다 보니 전력 소비가 늘어나면 업자들만 돈을 벌고 환경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전력 소비자들이 조직되어야 하는데, 독일에서는 환경보전과 핵발전 반대운동 과정에서 친환경 에너지를 쓰고자 하는 흐름이 생겨났다. 아울러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먼저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데, 이렇게 친환경 에너지를 쓰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각 가정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노력들을 한다. 각 가정에서는 대기전력을 줄이기만 해도 10% 가량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다. 이러한 논의들이 사회적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이러한 상황들을 고려해서 독일은 에너지 혁명이라는 에너지 전환 목표를 수립하였다. 에너지 전환의 핵심목표는 2050년까지 현재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소한 80~95% 수준까지 감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80%까지 확대하고 1차 에너지 소비를 50%이하로 낮추는 것이다. 단계적으로는 2020년까지 2800㎞ 이상의 전력망을 확대하고 재생가능 에너지비율을 35%까지 확대할 것이다.

에너지 전환을 위한 대책

원전을 없애고 재생가능 에너지로 대체한다고 했을 때 과연 재생가능에너지가 원전만큼의 경쟁력이 있는가 하는 질문을 받게 되는데, 그만큼 재생가능에너지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아울러 저손실 건물에너지망 구축, 다양한 에너지 저장자치의 개발 및 구축, 기존 발전소의 고효율화, 스마트 그리드를 통한 전력 소비와 생산의 효율적인 조절, 에너지의 효율적인 소비가 필요하며, 이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현실적인 금융 지원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 전력체계의 분권화이다. 한국은 현재 밀양이라는 곳이 송전선로 설치 문제로 수년간 논란이 되고 있는데, 핵발전에 의존한 대량 에너지 공급체계 때문이다. 전력 공급체계가 분권화되면 이러한 송전을 위한 낭비와 갈등을 줄일 뿐만 아니라 위기상황도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산업분야에서도 연구와 개발이 진행되어야 한다. 독일은 에너지 전환을 통해 지역 내에서 일자리를 창출하였고, 지속적인 성장력을 담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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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도시농업의 수도, 강동
발표: 이해식 강동구청장

도시에서 무슨 농사를 지어? 땅이 있어야 농사를 짓지. 농사 지어 뭐해? 공해 때문에 먹을 수나 있나? 이런 의문과 의혹들을 뒤로 하고 강동은 친환경급식과 함께 친환경도시농업을 시작했다. 환금을 주목적으로 하는 농촌과는 달리 도시농업은 자급자족을 위한 농사이고 친환경농사다. 화학농약과 화학비료, 잡초를 방제하기 위한 비닐멀칭까지 하지 않는다. 이것을 강동에서는 3무(無) 농법이라 한다. 아울러 지역에서 먹고 배출하는 것, 강동에서 수거된 낙엽도 퇴비로 이용하기 때문에 자원 순환적이다. 도시농업은 대부분 쌈채소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3무 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니 흙에는 다양한 미생물이 살고 흙도 더불어 살아난다. 또 10통의 양봉도 하면서 맛좋은 꿀도 생산하고 있다. 녹지가 풍부하고 나무가 많아 양봉도 잘된다. 올해도 이미 아카시아 꽃을 주로 한 봄 꿀을 땄고, 지금은 밤 꿀을 열심히 모으는 중이다.

도시농업은 이해식청장이 2010년 민선5기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다. 당선 후 박원순시장(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과 함께 일본 연수를 다녀왔는데 그곳에서 지산지소운동을 보고 영감을 많이 받았다. 강동구는 도시농업을 확대하기 위하여 전국 최초로 ‘강동구 친환경도시농업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였고, 이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위하여 ‘친환경 도시농업팀’을 신설하였다. 아울러 도시농업 저변 확대를 위하여 민간주도의 도시농업위원회도 구성하였고, 도시농업 기초자원 조사연구도 실시하였다. 강동구 도시농업 로드맵은 2020년까지 1가구 1텃밭을 조성하는 것이다. 여건이 안 되는 집은 상자텃밭이라도 하나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서울에 농사지을 땅이 어디 있어?

땅값이 제일 비싼 서울에서 농사를 지을 땅이나 있을까? 2010년 도시농업 기초자원 조사를 했는데, 역시나 땅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해당 부서에서도 찾아 봤지만 농사지을 땅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일단 도시농업을 하기로 마음먹으니, 그 다음에는 모든 것이 도시농업과 연결되었다. 우선, 무단점거로 경작되던 국유지를 환수하여 친환경 텃밭으로 조성하였다. 그러고 나니 쓰레기가 쌓여 있는 사유지도 보였다. 지주와 협의하여 쓰레기를 구청에서 치우는 대신, 공동체 텃밭으로 무상으로 장기 임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하여 올해는 친환경 텃밭이 28개소에 3,800구좌, 옥상 텃밭이 20개소에 설치되었다. 텃밭에는 주로 채소를 심는데, 올해만 약 773톤 정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텃밭은 토양안전성 검사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친환경 로컬푸드 ‘강산강소’ 시스템

친환경도시농업은 안전한 먹거리를 직접 생산하여 자급하기도 하지만, 농사를 지으면서 가족이나 이웃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공동체가 형성된다. 아울러 농사활동을 통해 새로운 여가 문화가 형성되고 정서순화에도 도움이 된다. 친환경농업 교육을 통해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아이들에게는 좋은 체험교육장이 되기도 한다. 일부 텃밭은 취약계층의 공동텃밭으로 활용하는데, 생산된 농산물을 판매한 수익금으로 소득도 생긴다. 강동구는 이러한 도시농업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하여 도시농업 지원센터를 만들었다. 센터에서는 친환경도시농업을 확대보급하기 위한 교육 및 지원, 친환경 로컬푸드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영한다. 특히 엊그제 로컬푸드 직거래 매장을 열었다. 강동구엔 305농가가 있는데, 약 150농가 정도가 먹거리를 생산한다. 그동안 친환경농사를 4농가만 지었는데, 도시농업을 지원하면서 45농가로 늘어났다. 이들이 생산한 신선한 친환경농산물은 직거래 매장에서 곧바로 거래된다.

아울러 3무농법,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면서 지역 내 음식물 쓰레기나 낙엽을 퇴비로 활용하게 되고, 지렁이 사육이나 직거래 매장 등에서는 새로운 일자리도 생겨났다. 도시농업 교육프로그램과 함께 도시농업 한마당, 축제도 열어서 도시농업을 확산하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

친환경도시농업은 도시에서 농사를 통해 새로운 공동체문화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다만, 보다 많은 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경작 공간을 확대하는 것이 관건이다. 지금처럼 자투리 공간이나 옥상 등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과 함께 새롭게 조성되는 주거단지에서는 단지 바로옆에 도시농업을 할 수 있는 공간 설치를 의무화 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도시농업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과 관련 법제도 정비, 주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적정기술은 어떻게 세상을 바꿀까?
발표: 이재열 적정기술협동조합 핸즈 이사

적정기술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최첨단 기술은 아니고 일상 생활영역에서 필요한 것들을 스스로 해결하기 위한 기술이다. 거대자본이 필요하지 않고, 관심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손쉽게 시도해볼 수 있다. 그동안 제3세계 원조에서나 가끔씩 다뤄지던 것인데, 최근 에너지 분야에서 적정기술을 적용한 사례들이 소개되기 시작했다.

먼저 화덕이다. 흔히 장작불을 보면 나무가 탄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는 나무가 열을 받아서 기화하고 그 기체가 타는 것이다. 보통 화덕은 기화된 가스가 일부만 타고 기화된 기체가 연기로 소실된다. 그래서 기화된 나무가스가 최대한 연소할 수 있도록 하고, 연소할 때 발생된 열기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적정기술을 적용한 개량화덕의 예이다. 이 방식은 구들에도 적용할 수 있고, 화목난로에도 적용할 수 있다. 거꾸로 타는 화목보일러도 이러한 원리들을 이용한 것이다. 이 원리를 확대하면 축열식 벽난로도 만들 수 있고, 농사용 비닐하우스에서도 난방효율을 대폭 높일 수 있다.

두 번째는 햇빛 온풍기이다. 보통 태양광전지는 16%정도 효율을 나타낸다. 내리쬐는 햇볕의 16%만 우리가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햇빛 온풍기로 태양에너지를 직접 이용하면 80%정도까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온풍기를 조금만 개선하면 난방뿐만 아니라 환기도 동시에 가능하다. 온풍기는 초등학교 6학년 정도면 함께 만들 수 있고, 하자센터, 완주 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 상주귀농센터 등 도시와 농촌에서 다양하게 설치하여 이용하고 있다. 햇빛온풍기를 조금 개량하면 햇빛건조기를 만들 수 있다. 제대로 된 태양초 고추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햇빛 온풍기와 함께 시도하는 것이 태양열 온수기이다. 시중에 판매하는 진공관 태양열 온수기는 효율은 조금 높을지 몰라도 비용이 만만치 않다. 반면, 적정기술로 만드는 태양열 온수기는 저렴한 비용으로 직접 제작이 가능하다.

이외에 빗물을 저장하여 이용하는 기술, 초소형 태양광발전 기술 등이 핵발전의 위험과 과도한 화석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적정기술들이다. 에너지 분야에서 적정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이용해보면, 지구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방법으로 에너지 자립까지도 가능하다. 민간에서 개별적으로 이뤄지는 이러한 작업들이 지역을 움직이는 행정과 만난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참고] ‘적정기술협동조합 핸즈’는 2009년부터 주로 햇빛이나, 나무, 물 등을 이용한 에너지와 관련한 활동들을 했었고 지금은 인문학과 같은 문화적인 면과 관련해서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다.

포럼이 끝난 후, 강동구에서 발표한 도시농업 현장을 참가자들과 함께 둘러보았습니다.

처음 간 곳은 상일동 공동체 텃밭이입니다. 이곳은 국가보훈처 소유지로 무단으로 경작되던 곳이었는데, 이 일대를 정비하여 구민 공동체 텃밭, 학습길드 텃밭, 어르신 일자리 텃밭, 생태 텃논, 생태 학습장을 꾸며놓았습니다. 도심에서 가까워서 그런지 텃밭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상추, 치커리, 토마토, 감자 등 꽤 많은 종류의 채소들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밭 상단엔 양봉이 10통 자리하고 있는데, 봄 꿀을 채밀해 보니 양봉이 잘된다고 합니다.

이어서 방문한 곳은 강동 친환경 벨트인데, 큰 길가에 자전거 종합서비스 센터를 시작으로 도시농업 지원센터, 사회적경제 지원센터, 푸드 마켓, 아름다운 가게, 재활용 센터, 우산 무료수리 센터가 자리해 있습니다. 자전거 종합서비스센터는 간단한 수리는 무료로 해주며, 부품은 실비를 받습니다. 이곳에는 중고 자전거들을 수리하여 구민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대여해주고, 자전거 안전교육도 실시합니다. 도시농업 지원센터에서는 엊그제 직매장을 개설하였는데, 밭에서 곧바로 채취한 친환경농산물이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진열되어 있습니다. 재활용매장은 1,285㎡(389평)로 꽤 넓은 공간이었는데, 1층에 이어 2층까지 운동기구부터 가구까지 거의 모든 생활용품들이 빼곡하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강동 바이오에너지 체험농장입니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을 주 대상으로 하는 바이오디젤 체험 농장을 설치했습니다. 5월엔 유채꽃이 만발하고, 9월엔 해바라기가 만발하여 꽃 구경과 더불어 바이오 디젤의 제작과정을 체험하고 에너지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고 합니다. 이번 방문에서도 바이오 디젤 제작체험을 했는데, 바이오 디젤을 만든 후 트럭에 경유와 섞어 넣어 방문한 아이들을 싣고 농장을 한 바퀴 돌곤 한다고 합니다. 체험농장에서는 바이오디젤뿐만 아니라 태양광자동차를 조립해 봄으로서 아이들의 흥미를 끌었고, 마당엔 태양열 조리기를 설치하여 직접 계란을 구워먹기도 하고, 자전거 발전기로 바나나 쥬스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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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하며

핵 발전 중단을 선언하고 재생에너지 전력생산 비율이 12%에 달하는 나라, 주민이 참여해 생태도시를 만든 프라이부르크, 독일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우리와 너무 먼 이야기가 아닐까?’ 라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와 수원시, 강동구에서 이뤄지고 있는 친환경 정책과 노력, 시민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프라이부르크에서도 많은 갈등 속에서 생태도시가 되었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우리가 겪고 있는 갈등과 혼란은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포럼이 한국에서 에너지 전환과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을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글_ 송정복 (기획홍보실 선임연구원 wolstar@makehope.org)
정리_ 원다솜 (기획홍보실 인턴연구원)
사진_ 우성희 (뿌리센터 연구원 sunny02@makehope.org)
          안수정, 김토일 (뿌리센터 인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