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을 품에 안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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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품애 김정찬 이사

6월9일 토요일 아침, 보고 또 봐도 반가운 얼굴 SDS 11기 수강생들을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만났습니다. 오늘은 따뜻한 사람들의 마을 공동체 ‘품애’를 만나러 갑니다. 품애의 김정찬 이사와 함께 서촌 구석구석을 탐방할 예정입니다.

서촌은 피륜동, 사직동, 효자동 등 여러 지역이 혼합된 한옥 밀집 지역입니다. 북촌이 조선시대의 대감들이 살았던 곳이라면, 서촌은 궁중 관리인들이 살았던 곳입니다. 그래서 북촌의 웅장하고 커다란 한옥과는 달리 서촌은 작고 소박한 아기자기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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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은 흙, 나무 등 자연의 재료로 지은 집이기 때문에 비가 오면 벽이 헐고 기와가 무너질 수 있지만, 사람이 사는 온기가 있으면 자연 건조되어 튼튼하게 버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서촌 마을은 골목이 좁고 얽혀 있어 사람들이 생활하면서 필요한 LPG 가스 배달 오토바이조차 들어오기 힘들어 사람이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서촌 한옥 밀집 지역의 개발 문제가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한옥이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공적자산이긴 하지만, 정부에서 정한 규정에 따라 개발하는 것보다는 그곳에 살고 있는, 그곳에서 살아갈 사람들의 의견에 따라 개발하는 것이 진정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의 변신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서촌의 구불구불 골목길을 따라 서울 전체가 내려다 보이는 서울교회에서 품애 김정찬 이사와 SDS 수강생들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서울교회는 해방 이후 이승만 대통령이 지은 교회로, 판자촌 사람들을 대상으로 야학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김정찬 이사는 교육사업 분야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습니다. 그 일을 하며 자연스럽게 대안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 문제를 공동체 안에서 풀어보기 위하여 여러 방안을 고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이 교회에서 운동, 노래 등의 활동을 하기도 하고 주민자치센터 2층을 빌려 공부방으로 활용했습니다. 공부방은 교육뿐만 아니라 보육 서비스도 제공하고, 마을 주민들 중 김&장 변호사 사무소에 다니는 분들이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좋은 일도 헌신과 봉사 정신만으로는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수익이 나는 기업을 만들자고 해서 생겨난 것이 바로 마을기업 ‘품애’ 입니다. 품애는 주식회사의 형태이지만 사실상 협동조합의 모델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마을 공동체는 마을 사람들의 참여가 필요하고, 마을 사람들 사이에 신뢰관계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이웃이 어떻게 사는지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마을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합니다.

견해가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일을 하느냐는 한 수강생의 질문에 김정찬 이사는 “어디에 가나 가치관이 다른 사람은 꼭 존재합니다. 이들을 연대할 대상을 볼 것인가? 이것이 가능할까? 이 문제는 억지로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모든 것을 끌어 안는 마을은 있을 수 없지만, 단지 그 한계점을 넓히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정찬 이사는 마을만들기나 커뮤니티비즈니스에 관심 있는 수강생들에게 이렇게 조언합니다. “공동체를 만들기에 앞서 어떤 것에 분노를 하고, 재미를 느끼는지 많이 고민하세요. 그 이후에 공공성에 대한 고민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 다음 믿을만한 사람을 찾아야 됩니다.’

서촌의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마을 공동체와 네트워킹 하는 방법을 알아보았고, 마을 개발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모든 노력은 결국 사람을 향한다는 빛나는 가치가 숨어있음을 느낄 수 있는 탐방이었습니다.

글_ 박보래 (여행사공공 인턴연구원)
사진_ 박성진 (사회혁신센터 인턴연구원)

1. 상상력 = 세상을 바꾸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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