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모두가 궁금해하지만 아무도 연구하지 않는 것들을 직접 밝혀내는 ‘온갖문제총서’ 프로젝트 시즌2를 시작합니다. 시민의 삶과 밀접한 일상의 문제를 조사하고 대안을 기록하는 시민 보고서, 온갖문제총서는 창조적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건강한 시민들의 집단지성의 결과물입니다. 2011년 <저 아저씨 이상해요> 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나온 온갖문제총서 시즌1에 이어서 온갖문제총서 CSI 2기 수사대는 어떤 문제를 수사할지 활약상을 기대해주세요!
 
극장 의자 색깔은 왜 전부 빨간색일까
청소년의 교복이 되어버린 **페이스 점퍼, 왜 꼭 **페이스 상표여야 하는가
“언제 한번 보자”의 언제는 도대체 ‘언제’일까
 
너무나 당연해 보였던 주변 사물에 대한 뜬금없는 의문 제기에서부터 애정남도 쉽게 정해줄 수 없는 애매모호한 기준에 대한 물음까지 모두가 궁금해하지만 아무도 밝혀보지 않았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온갖문제총서 시즌 2 CSI(Citizen for Social Innovation) 수사대가 모였습니다.
 
 
지난 12월 8일 저녁 7시. 희망제작소 희망모울 강의실 3면의 벽을 가득 채운 다양하고 잡다한(?) 문제들에 둘러싸여 CSI 2기 수사대 발대식을 가졌습니다. 미국 드라마 CSI 수사대원의 캐릭터를 활용한 캐릭터 테스트로 간단하게 몸을 풀고 바로 연구 주제를 정하기 위한 오픈스페이스 워크샵을 시작했습니다. 이날 모인 27명의 수사대원들은 각자 1~2장의 포스트잇에 딱히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없는, 그 누구도 밝혀주지 않았던 문제들을 적었습니다. 각자의 문제의식을 간단히 설명하는 시간을 가진 후 CSI의 그리섬 반장을 뛰어넘는 날카로운 수사력으로 수많은 질문 중 9개로 수사망을 좁혔습니다.
 
 <CSI 2기 수사대원들이 제출한 수사 주제>
 
서울 하늘은 왜 별이 안 보일까 (별bomb팀)
– 어른이 되면 될수록 왜 외로움을 많이 타는가
버스 창문 수는 좌석 수와 왜 다른가 (starbus life팀)
김 대리는 왜 늘 야근을 하는가 (김대리팀)
– 맛있는 음식은 왜 맛이 있는가
– 눈치의 있고 없고를 결정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20대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이유는 (듀얼코어팀)
성공하려면 왜 서울로 가야하는가 (by서울 bye서울)
– 정보 공해로 인한 스트레스는 얼마나 될까
2시간에 걸친 열띤 토론을 거쳐 5개의 연구 주제 (위 목록 중  진한색) 를 선정했고, 드디어 5개의 CSI 2기 수사팀이 탄생했습니다. 의심할 여지도 없이 너무나 당연해서 의문조차 가져보지 않았던, 그러나 정작 왜 그럴까를 생각해보면 딱히 대답할 수 없는 온갖 문제들을 정말 잘 찾아내주셨습니다. 야근이라는 일상의 문제에서 버스에 관련된 불편한 진실까지 수사대원들의 넘치는 호기심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12월 15일 저녁. 재미와 호기심으로 시작한 수사에 연구의 혼을 불어넣고자 수사대원들이 다시 모였습니다. CSI 1기 수사대와 함께 하는 리빙 라이브러리(Living library) 시간을 통해 <저 아저씨 이상해요>라는 1기의 결과물이 나오기까지의 시행착오과정과 연구 경험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CSI 1기 책의 표제가 된 ‘저 아저씨 이상해요’ 팀과 가상의 시민 K의 일상을 살펴본 ‘온라인커뮤니케이션’ 팀이 오늘의 책으로 참여해주셨습니다. 시민의 눈높이에서 직접 발로 뛰는 연구를 지향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시작했으나 국내 최초로 시도된 시민에 의한 연구는 역시 예상처럼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예술가들의 털에 대한 관심이라는 그야말로 어이없는 호기심으로 시작한 수사가 단순히 예술가의 털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예술가는 누구인가’ ‘머리가 길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누군가를 이상하다고 보는 근거는 무엇인가’ 등 그럴듯한 연구 문제로 발전시켜 책으로 엮어낸 경험이 무엇보다 뿌듯했다고 합니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서 누구도 관심 갖지 않았던 주제를 연구한다는 것, 그리고 그 결과를 책으로 낸다는 것이 멋지지만 힘든 작업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팀 이름도 정하고 온ㆍ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CSI 2기 수사대는 시민 집단지성의 힘을 보여주고자 지금도 열심히 수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설문조사도 하고, 인터뷰 대상을 찾아가 대화도 나누고, 세상의 모든 지식을 파헤쳐보겠다는 열정으로 인터넷과 각종 문헌을 뒤져가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제 추운 겨울이 가고 꽃피는 봄이 올 즈음엔 CSI 2기 수사대의 연구 결과를 직접 만나볼 수 있겠네요. SNS를 활용한 설문조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니 혹시 트위터에서 온갖문제총서 혹은 CSI의 이름으로 설문이나 인터뷰 요청을 만나게 되면 화끈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글_사회혁신센터 양소연 연구원 (syyang@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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