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희망제작소(이사장 김창국) 공공문화센터 부설 도시공간연구소(소장 김상길)가 3월 26일 오후 4시 창립세미나를 열고 정식 출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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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상임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희망제작소가 관심을 가지는 키워드 중 하나가 지역 활성화이다. 이를 위해서 공간이라는 것이 지역의 문화와 특성을 나타내고 지역을 활성화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공공공간에 대한 실천적인 인식과 대안모색이 절실한 상황에서 도시공간연구소가 많은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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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현기환 한나리당 국회의원은 현재 뉴타운 개발정책이 건설사와 시행사에게만 이익이 돌아가는 방식이라고 비판하면서, 세입자에게 이익이 골고루 분배되고, 원주민의 정착률이 높아지는 방식으로 재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최근 용산사태 이후 도시재개발에 관하여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문을 연 도시공간연구소의 실천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하였다.

다음으로 이필훈 새건축사협의회장은 축사를 통해 “도시공간연구소가 우리 도시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건강한 의식과 논의의 틀을 확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하며, 사회 각계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서 도시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개진되는 장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의 분명한 포맷과 견고한 팀워크, 사람과 사업의 지속가능성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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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길 도시공간연구소장은 발제를 통해 도시의 공적 개발에 대해서 시대적 흐름과 사회적 요구의 관점에서 철저히 검증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정치적 목적에 따라 초단기적으로 기획되는 공공사업이나 시민의 정주성을 전제로 하지 않는 뉴타운 등 도시재정비사업에 대한 새로운 대안모색의 주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 건축 관련 법령들을 현장의 시각에 기초해서 분석해서 실천적 개선을 이뤄나가고자 한다며, 이러한 답답한 법령의 한 예로 아파트의 동간 규정을 들었다.

“이미 용적율 등에 의해서 밀도가 정해진 아파트단지에서 각 동간의 거리를 전면 창이 있는 전면 이외의 모든 창이 있는 벽면을 건물 높이 만큼 띄워야 하는 규정 때문에 도무지 우리나라의 아파트 단지는 독특한 좋은 외부공간을 만들 수 없다.”

또 다른 예로, 발코니에 대한 규정을 들었는데 “건축법상 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발코니가 실제로는 거실과 방으로 사용됨으로써 기형적인 내부 면적 계산법은 만들고 참으로 답답한 아파트의 풍경을 만들어 내었다.”고 주장했다. 현장과 유리된 개발정책과 법규 등에 대한 대안제시를 통해서 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는 것이 도시공간연구소의 창립의 주된 목표이자 실천방향이라는 것이다.

이날 행사는 김상길 소장의 발제에 이어 김기호(서울시립대 교수), 이필훈(새건축사협의회장)과 온영태(건축도시공간연구소 소장), 안상수(홍익대 교수), 박영욱(연세대 미디어아트연구소 연구교수), 정영선(서안조경 대표) 등이 패널토론에 나서 각 학문 분야별 도시를 보는 관점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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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토론자인 박영욱 교수는 도시공간과 공공성에 대해서 논의를 전개하였다. 먼저 도시공간에서 시각이 지배하는 힘이 과도하다고 지적하고 현재 공간에 대한 논의의 대부분이 시각적인 특성에 치우친 것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였다. 또한 획일적인 도시의 경관에 대한 해결방식으로 제시되고 있는 시각적인 다양성은 하나의 넌센스이며 도시 공간의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공공성에 대한 논의에서는 공공성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다. 미술관에 있는 미술품이 외부 공공장소에 있다고 공공성이 확장된 것인가라고 물으면서, 오히려 이러한 방식은 일반시민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여 계급간의 차이와 열등감을 조성하는 방식이라고 비판하였다. 또한 인위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의 차이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청계천’과 자연의 차이가 테크놀러지의 차이라기 보다는 인식의 차이임을 강조하였다.

두 번째 토론자인 온영태 소장은 국책연구자로서 관에서 진행하는 방식의 변화를 이루기는 참 힘들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서 외부에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쉬우나 내부에서부터 변화를 유도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가 사는 이 공간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 내?외부에서 노력하자고 말했다.

특히 도시계획의 기본구상부터 전문가와 시민들이 참여하고 소통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하였다. 또한 계획의 초기부터 마무리까지 지속적인 성장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일관적인 정책과 역할이 중요한데, 이에 대한 제도적인 정비가 조속히 이루어지는 것이 살기 좋은 공간을 만드는 선결 과제임을 주장하였다.

세 번째 토론자인 정영선 대표는 현재 우리는 우리의 자연경관을 보존의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개발과 사욕 추구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비판하면서 특히 일회성 보여주기 식의 개발을 강도 높게 비난하였다. 포항의 해안도로 개발에 대한 예를 들면서, 지역의 상황이나 주민들의 생각은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고 결국 졸속으로 사업이 중단되어버린 사례, 수해방지의 목적만을 달성하기 위하여 콘크리트를 발라서 직각으로 만들어 버린 강과 개발에 의해 사라져버린 습지와 식물, 다양한 생물들에 대한 예를 들면서 개발 이전에 우리나라 경관의 특성과 이해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우리나라는 국토를 너무 만만히 보고, 남용, 남발하고 있는 깊은 병이 들었다고 비유하면서 도시공간연구소에서 국토를 보존하고 후손에게 좋은 공간을 물려주는 일을 연구한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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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토론자인 안상수 교수는 홍대 앞의 재개발구역에 대하여 논의하면서 골목길은 도시의 그늘 같은 장소이자 폐와 같은 기능을 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하면서, 멋이라고 하는 것은 투박하거나 감추고 싶은 멋도 분명히 존재하는데 겉만 번지르르한 것에 세뇌되어 달려가고 있다고 질타하였다. 그리고 도시를 바라보는 관점을 합리성에서 감성으로 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삶의 흔적이 묻어있는 지역과 골목들이 재개발로 사라지는 현실에서 이 공간들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자산임을 강조하였다.

다섯 번째 토론자인 이필훈회장은 현재의 상황을 인정하고,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하여 긍정하였다. 우리의 급격한 도시개발이 부정적인 측면을 가진 것에 반해서 그에 대한 분명한 비판과 개선에 대한 노력을 높이 평가하였다.

현재 개발도상국들은 우리나라를 발전모델로 정하고 도시화를 진행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반성을 통한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자고 이야기하였다.

다음으로 공공성에 관하여 논의하면서 어느 시대에서나 공공성에 대한 논의가 있어왔음을 이야기하면서, 일반인들이 만족할 수 있고 환상을 품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는 주체가 소수의 엘리트가 아니라 대다수의 일반인들임을 강조하였다.

마지막 토론자인 김기호 교수는 공간을 만드는 일의 주체는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이야기하면서, 사람들이 오랜 기간 한 장소에 머물러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시나 관에서 해야 될 일이라고 강조하였다.

또한 우리의 공간이 획일적인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공간이 획일적이기 때문임을 지적하면서 삶이 다양해지기 위해서는 전문가 집단이 일반 시민들을 위하여 기존 주거와 비교할 수 있는 다양한 주거체험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했다. 일반인들이 공간에 대해 다양하게 사고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도시공간연구소는 이번 창립 세미나 이후 ‘도시의 공공성’과 ‘도시재생’, ‘도시의 아이덴티티와 다양성’에 대한 이론적 천착과 더불어 ‘도시공간의 다양성 읽기’와 ‘좋은 건축주 만들기 프로젝트’ 등 대중사업도 활발히 펼쳐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