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어요.’

‘당신은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어요.’

이 글귀를 어디서 봤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읽으면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듯해서 매년 새로 다이어리를 구입할 때마다 제일 첫 장에 써 넣는 글귀입니다. 여느 연애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이 글귀가 문득, 희망제작소와 잘 어울리는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두 달의 인턴 기간 동안 저에게 희망제작소가 어떤 의미였는지 묻는다면, 희망제작소는 ‘저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든 애틋한 첫사랑’이었다고 말하고 싶네요.

콧등 시리게 추웠던 인턴 면접 날, 목도리를 둘둘 감고 들어선 희망제작소는 뭐랄까, 너무나도 푸근하고 따뜻했어요. 소박한 갈색 책장과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사방의 벽, 무엇보다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헤매던 저를 대기 장소였던 부엌으로 안내해주셨던 연구원 선생님의 친절함은 설레고 떨렸던 마음을 가라앉혀주었습니다. 지난 두 달의 인턴 생활을 되돌아보면, 면접 날의 좋았던 첫인상이 그대로 이어져 왔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만큼 첫 만남에서 받은 느낌들이 끝맺음까지 잘 지속되어 왔던 것 같습니다.


처음 마음은 ‘마을 만들기를 제대로 배워보자’였어요. 요즘 이곳 저곳에서 ‘마을 만들기’, ‘공동체 사업’을 배우고 경험해 볼 수 있지만, 오랫동안 홈페이지와 포럼을 통해 지켜봐 왔던 희망제작소에서 그 배움을 충족해 보고 싶었어요.

열정적인 연구원 선생님과 이야기를 통해서 그리고 희망제작소가 해 왔던 많은 사업들을 직접 보고 듣고 읽으면서 마을이 중요하다는 것도, 하지만 그만큼 성공하기 힘들기에 지속적인 고민과 공부가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부분도 배웠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결국에는 ‘사람’을 배우고, ‘사람’을 알고, ‘사람’이 남은 것 같아요. 연구원 선생님들과 함께 일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내가 가야할 길,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갖게 되었고, 인턴들과 일머리를 굴리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 맺음에 대해 고민하고 풀어나가는 경험을 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국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저의 마음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좋은 사람이라는 것이 어찌 보면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하지만, 그렇기에 더 지속적으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모습에 대해 스스로 만들어나갈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희망(!)을 제작해 주신 희망제작소, 31기 인턴을 대표하여 감사드립니다. 더 좋은 사람이 되어, 멋진 모습으로 다시 찾아올게요. ^^

글_ 허아람 (31기 뿌리센터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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