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필자가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흥미로운 일들을 소개합니다.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되길 바랍니다.
혁신·교육思考
(6) 대학을 DIY하라
대학 교육의 상품화, 엘리트화, 보수화 등에 반기를 들고 나만의 대학, 소위 ‘DIY 대학’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있다. 대학이 제공하는 고정된 커리큘럼이 아니라 대학 밖에서 스스로 설계한 자기만의 커리큘럼에 따라 공부하는 자기주도 학습자들. 이들이 바로 DIY 대학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사람들이다. 또한 이러한 사람들의 꿈이 단지 꿈으로 끝나지 않도록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이들과 연대해 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주도 학습자를 위한 종합 가이드를 제공하는 <(Edupunk’s Guide)>, 다이나믹한 도전 및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언칼리지(UnCollege)> 등 대학 교육에 도전장을 던진 이들의 활동을 살펴보자.
대학 밖 대학을 꿈꾸는 사람들
? 순수한 배움에 대한 열정과 희열로 가득 찬 지성의 장이 아닌 스펙 쌓기의 도구로 전락해 버린 대학의 위상
? 도전적 질문과 자유로운 토론을 통한 자기 창조적 배움이 아닌 정해진 커리큘럼에 따라 액자화된 지식의 축적만을 요구받는 학생들
? 기득권 유지를 위해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질서 만들기를 중시하는 대학 당국 및 교수들
? 지식 사회의 급속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상아탑이라는 온실 속에서 점점 정체되고 보수화되어 가는 대학 분위기
? 학벌 및 경쟁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발맞춰, 특권적 엘리트 계층의 지속적 배출 및 계층 간 격차 심화에 일조하는 대학 시스템
? 개인의 다양한 욕구나 처한 상황에 관계없이 일률적 프로그램만이 제공되어 개인의 선택의 폭과 창의성을 제한하는 고등교육의 현실
? 그리고 무엇보다, 대학을 나와도 취직이 안 되는 세상
이렇게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대학에 도전장을 내고 나만의 대학, 소위 DIY 대학을 만들어 대학이 제공하는 고정된 커리큘럼이 아니라 대학 밖에서 스스로 설계한 자기만의 커리큘럼에 따라 공부한다. 이들이 바로 DIY 대학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자기주도 학습자들이다. 또한, 이러한 사람들의 꿈이 단지 꿈으로 끝나버리지 않도록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이들과 연대해 나가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단체가 있는지 한 번 알아보자.
에듀펑크스 가이드(Edupunk’s Guide)
“에듀펑크 학습자는 기존 대학의 룰에 따르기를 거부하는 사람이다. 이유는 다양하다. 기존 대학의 틀 안에서는 충족되지 않는 관심사의 소유자이기 때문일 수도 있고, 지역적으로 너무 멀리 떨어져 살기 때문일 수도 있고, 가족 부양 및 직장 생활 등으로 풀타임 학생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일 수도 있고, 신기술이나 새로운 방식의 학습을 경험하는 것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또는 단순히 그냥 싫어서 일 수도 있다.”
<에듀펑크스 가이드>는 이런 사람들을 위한 종합 가이드이다. 이 가이드는 교육 관련 글을 주로 쓰는 미국 작가인 애냐 카메네츠(Anya Kamenetz)에 의해 작성되었는데,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후원을 받아 2011년에 전자책 형태로 출판되었다. 또한 온라인 사이트로도 구축해 놓았는데 그 내용이 깔끔하면서도 참조하기 쉽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학습 관련 단체, 네트워크, 아이디어 등 다양한 학습 관련 정보 섹션
– 자기주도 학습 설계에 도움이 되는 정보 목록 : 인성 및 적성 검사, 경력 개발 및 관리, 대학 학위 및 전문 자격증 검색 등과 관련한 정보 목록
– 정규 대학 과정, 대학 학점 인정 과정, 맞춤형 대학 과정 등 학위 취득 관련 정보 목록
–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 및 참여가 가능한 개방형 학습 관련 정보 목록 : 학습 자료(예: 텍스트, 동영상, 강의 등), 참여형 학습 프로그램
(예: 학습 동아리, 경험 공유 플랫폼, SNS 등), 참여형 학습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육 단체, 혁신적 교육 벤처 등과 관련한 정보 목록
– 평판 관리 및 네트워킹 관련 정보 목록
● 자기주도 학습을 위해 필요한 기본 노하우 7가지를 알려주는 섹션
– 인터넷으로 자료를 검색하는 법
– 학습 계획을 작성하는 법
– 온라인 상에서 학습하는 법
– 학습을 위해 다른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법
– 멘토를 구하는 법
– 학위, 자격증, 수료증 등 증명서를 획득하는 법
– 평판이나 명성을 관리하는 법
● 에듀펑크 학습자들의 생생한 경험 및 노하우를 볼 수 있는 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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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가이드를 어디서부터 어떤 순서로 읽으면 좋은지 알려주는 간단 퀴즈 섹션
언칼리지(UnCollege)
“<언칼리지>는 대학이 성공으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는 믿음을 바꾼다. <언칼리지>는 급속한 환경 변화(기존의 대학은 절대 적응할 수 없는 변화) 속에서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2010년 데일 스티븐스(Dale J. Stephens)에 의해 시작된 <언칼리지>는 대학 밖에서의 진정한 학습을 꿈꾸는 비영리단체다. 대부분의 교육을 집에서 받은 홈스쿨러인 스틴븐스는 잠깐 동안 대학에 다닌 적이 있다. 이때 대학에서 가르치는 소위 ‘학문적 지식’이 현실과 얼마나 괴리된 배움인지 깨닫게 되었고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언칼리지>를 시작했다.
<언칼리지>는 대학 밖 또는 대학 내의 학생들이 자기주도 학습을 통해 유용한 지식과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학습 정보와 노하우를 소개한다. 그 방대한 학습 정보 목록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또한 ‘언칼리지 갭 이어(The UnCollege Gap Year)’라는 1년짜리 유료 프로그램도 제공하는데 그 구성 내용이 상당히 다이나믹하다. 10명의 참가자가 첫 3개월은 샌프란시스코에서 함께 지내며 기초 학습 수행 및 나만의 학습 계획을 수립하고, 두 번째 3개월은 해외에서 살아보고, 세 번째 3개월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네 번째 3개월은 인턴십을 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좀 더 구체적 학습 활동으로는 인문학 공부, 내 자신에 대해 알아가기, 지식정보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학, 프로그래밍,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공부,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기, 신문에 기사 기고하기, 개인 웹사이트 만들기, 서비스 및 육체 노동 해보기, 내 포트폴리오 작성하기 등 그 내용이 매우 실질적이다. 1만 3천 달러(1천5백만 원)라는 비용이 상당히 부담스럽긴 하지만 프로그램 구성을 보면 수긍이 간다.
멘토마브(MentorMob)와 제트티시(ZTC, Zero Tuition College)
그 밖에, 서로의 ‘학습 리스트(learning playlists)’를 공유함으로써 온라인 학습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길을 찾는 것을 도와 주는 사이트들도 있다. 어떤 주제를 공부하고자 할 때 여기저기 헤맬 필요 없이 유용한 학습 정보를 용이하게 얻을 수 있도록 돕는 <멘토마브(MentorMob)>도 있다. 나만의 대학 공부가 가능하도록 자기주도 학습 전략을 소개할 뿐 아니라 커뮤니티 구성을 통해 서로 간의 네트워크 형성을 돕는 <제트티시(ZTC, Zero Tuition College)>도 눈여겨볼 만하다.
글_ 정선영 (전 희망제작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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