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희망제작소는 은퇴 후 풍부한 삶의 경험과 전문성을 사회에 환원해 비영리(공익) 영역에서 제2의 인생을 펼치고 있는 시니어를 지지하고 격려하고자 2008년부터 <해피시니어 어워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3년 11월 28일 프레스센터에서 <2013 해피시니어 어워즈>가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어워즈에서는 새로운 공익 단체를 설립해 사회 변화를 이끌고 공익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니어, 공익 단체 활동에 참여해 인생 후반부를 용기 있게 개척해 나가고 있는 시니어, 오랜 기간 헌신적으로 봉사하며 이웃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시니어, 퇴직 후 지역에 정착하면서 풍부한 경험과 지혜를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총 5명의 수상자를 선정했습니다.

앞으로 총 5회에 걸쳐서 <2013 해피시니어 어워즈> 수상자 분들의 이야기를 전할 예정입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뜨거운 응원 부탁드립니다.


“사람을 살리는 윤리적인 의사가 되고자 합니다.”
이승원 님 (국제장기이식윤리협회 회장)

이승원(70) 씨는 ‘국제장기이식윤리협회’ 회장이며 우리나라 1세대 성형외과 의사이기도 하다. 그는 도덕이 세상을 바꾼다고 믿고 있으며, 세상의 잣대로 보는 이익과 명예에 상관없이 의사의 양심으로 옳다고 믿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는 대부분 도덕과 현실 사이에서 타협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이승원 회장을 만나고서 진정한 도덕과 실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의사라면 반인륜적인 일은 막아야

소설 <정글만리>에서 중국 사람들이 ‘(나만 빼고) 3억 명은 없어져야 해’라고 생각한다는 대목을 보고 무척 놀랐던 기억이 난다. 작가는 그런 중국을 ‘인간 정글’이라고 표현했다. 이승원 회장이 중국에서 벌어지는 불법 장기이식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인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정글만리>를 읽으면서 생명과 윤리에 대해서 고민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건 도대체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고,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에요.” ‘국제 장기이식 윤리협회’에서는 오는 11월 30일까지 장기와 관련된 불법적 행위를 중단하라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 서명 자료를 12월 초에 유엔인권담당 판무관에게 보낼 계획이다. 이 서명운동에는 전 세계 32개국이 동참하고 있으며 UN에서는 12월 10일 세계인권의 날에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한국은 의사 2백여 명이 ‘강제장기적출에 반대하는 의사들’이라는 국제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해 있고 이들은 “나쁜 일 중에 가장 두목격인 나쁜 일”을 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 모든 노력의 중심에 이승원 회장이 있다.

“살아있는 상태에서 강제로 장기를 적출당하는 일이 중국 공산당의 주도 하에 벌어지고 있어요. 한해 8천500명에서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기 뜻이 아닌 강제에 의해 생명을 잃고 있습니다.”

그에게 들은 얘기는 놀라웠다. 중국 의사들이 우리나라로 파견 나와 환자들의 검사소견서를 보고 가장 적합한 장기를 가진 쪽과 연결해주고 중국에서 수술 받게 한 다음 한국으로 나오면 한국 의사들이 그 환자의 예후를 관리해준다고 한다.

“정말 절박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무엇이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라는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사실을 모두 알고 나면 그렇게까지 해서 이식을 받으려고 하지는 않을 거예요. 직접 저한테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있었어요. 뇌사자의 장기인 줄 알았대요.”

뇌사자의 장기는 이식할 수 있도록 허용한 현행법에 허점을 이용한 불법 행위이다. 그는 이런 반인륜적인 행위를 널리 알리고 뿌리 뽑는 게 의사의 사명이라고 믿고 있다.

“나는 사회에 기여한다는 생각은 안 해 봤어요. 그냥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 그래서 ‘어, 이건 막아야겠다.’ 결심했고 거기에만 집중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시니어

그 역시 한때는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병을 앓았다. 죽음을 앞에 두고 지나온 삶을 찬찬하게 돌아보았다.

“의사로 나름 봉사하면서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생이 마지막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니 공은 없고 과만 많았어요.”

젊어서부터 틈틈이 봉사활동을 했지만 좀 더 전력을 쏟기 위해서 예순에 병원 문을 닫았다. 그때부터 취약 계층을 위해 구순열·구개열 수술을 무료로 하고 그린 닥터스 활동 등에 참가했다. 만 명이 넘는 북한 어린이들에게 자비로 구충제를 투여했더니 아이들 얼굴에 화색이 돌아오던 모습을 보았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의술은 마음으로 치료하는 게 더 많아요. 과학으로 치료하는 것도 있지만 손을 대 볼 수도 있어야 하고 배를 눌러 볼 수도 있어야 하고, 그러면 진실로 마음이 가거든요. 정말 환자를 위하는 마음으로 어루만질 때 기적처럼 치료가 빨라집니다. 그래서 회진을 돌 때는 될 수 있으면 환자의 손을 잡아주고 등을 문질러주곤 하지요.” 환자의 빠른 치유는 의사의 따뜻함에서 시작된다고 그는 말한다.

일흔의 나이에 이 회장은 다시 의사로서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주 중에는 더 많은 의사들을 만나기 위해 일부러 주말 근무를 자청하고 밤에도 근무를 한다. 지금 같은 반대 운동도 좋지만 장기기증 운동을 하는 쪽이 더 편안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우선 중국의 불법 장기적출을 막게 되면 장기기증운동을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될 테고 그러면 기증자가 많아지겠죠. 그 다음에는 장기이식을 할 필요가 없게 의학 발전이 뒤따를 겁니다. 그 뒤의 일은 다음 세대를 책임질 젊은 의사들의 몫이겠죠. 저는 지금 제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 해야만 하는 일을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그는 의사가 자신의 양심에 따라 일한 게 상 받을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10년 만 젊었어도 국제의료봉사단체에서 활동하고 싶었다며 환하게 짓는 웃음이 싱그러웠다.

글_ 행설아회 자서전 쓰기 사업단

* 이승원 님 (국제장기이식윤리협회 회장) 인터뷰

동영상 제작_ 은빛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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