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아픔을 보듬고, 숲의 도시를 준비하는 안산

목민관클럽은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모인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모임입니다. 지방자치 현안 및 새로운 정책 이슈를 다루는 정기포럼을 개최하며, 연 2회 정기간행물 목민광장을 발행합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방자치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250명의 어린 학생들을 가슴에 묻어야 했던 안산시는 대책위 중심으로 철저한 진상규명 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피해가족과 주민들에 대한 치료와 생계지원 등으로 아픔을 함께 치유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보듬으며 ‘사람과 생명을 중시하는 도시’, ‘숲의 도시’를 만들어가고 있는 제종길 시장을 만났다.

● 일시: 2016년 9월 30일(금요일) 오후 5시
● 장소: 안산시장실

윤석인 희망제작소 이사(이하 윤): 17대 국회의원을 거쳐 민선6기 자치단체장으로 취임하셨는데, 벌써 2년이 넘었네요. 지난 2년간 어떠셨는지 짧은 소회 부탁드립니다.

제종길 안산시장(이하 제): 제 인생에서 지난 2년은 가장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라는 비극적인 사고를 수습하면서 우리 시를 새롭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여러 관계들이 얽혀 있어서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예산과 인력, 각종 제도적인 한계가 컸고, 한쪽에 좋은 일을 하면 의도치 않게 다른 쪽에 피해가 되는 일들도 있어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적지 않았고요. 그렇지만 시민들의 따듯한 후원과 격려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사람중심 이야기마당’을 통해 각계의 시민 여러분과 소통했던 시간들은 더없이 귀한 추억이자 시정 운영의 자산이 되었고요. 안산은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사람이 자산이고, 가능성이 있는 곳입니다. 남은 임기동안 민선6기 목표들을 달성하도록 더욱 매진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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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의 아픔을 보듬다

: 세월호 참사 발생 2년이 지났습니다만, 중앙정부의 방조 아래 진실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 미진한 형편입니다. 안산시로서는 많이 답답할 것 같은데요.

: 선체 인양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활동도 종료되어 유가족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고 갑갑합니다. 시는 희생자들과 아픔을 나누면서 세월호 참사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공동체가 갈등으로 양분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산시 4·16 세월호 참사 피해극복대책협의회’의 적극적 활동을 통해 피해 유가족들을 돕는 한편, ‘추모사업협의회’를 통해 세월호 참사의 가치를 담으면서도 시민의 공감할 수 있는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추모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희망마을사업추진단’을 통해 세월호사고 집중 피해지역의 공동체 회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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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공약 중 하나로 세월호 참사 당시 기록을 보전하기 위한 복수단위의 팀을 구성하기로 하셨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기록물들은 어떻게 활용되나요?

: 세월호 참사 기록물은 일반 공공기록물과는 차별화된 형태로 보존되어야 하고요, 해서 저는 취임 직후 곧바로 세월호사고수습지원단에 추모기록물팀을 신설했습니다. 지금까지 학술자료, 도서자료, 구술, 영상자료 등 약 18만 건, 1500여 박스 분량의 기록물들을 모아서 보관하고 있는데, 416안전공원이 조성되면 그곳으로 이전하여 국민들에게 전시·공개할 것입니다. 진도 유류품이나 추모기록물 등 민간기록물도 우리 시가 공간을 마련하거나 자원봉사자를 투입하는 등 물리적인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시가 모아놓은 자료는 역사적인 기록물로서 진상규명이나 진실을 밝히는 데 잘 활용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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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도시에서 숲의 도시를 꿈꾸다

: 민선6기 임기도 2년이 지났네요. 세월호 참사 수습 외에 주요 공약으로 교육, 일자리, 복지, 생태환경 등 다양한 과제를 제시하셨는데, 그동안 추진하신 핵심사업 3가지만 우선 꼽아주시지요.

: 시장에 취임하면서 무엇보다 먼저 안산의 미래 모습으로 ‘2030 숲의 도시’ 비전을 제시하였고요, 다음으로 해양생태부터 문화관광, 교통시설 확충, 주거환경 개선까지 총망라해 2030년까지 모두 6860억원을 투자하는 ‘대부도 보물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국내외 경제가 어려워 2015년 전국 고용률이 0.3% 하락했는데, 우리 시는 1만6000여개 일자리를 만들며 2.7%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 ‘숲의 도시’ 비전에서 말하는 도시숲 개념에 산림은 포함되지 않는 게 맞지요?

: 당연합니다. ‘도시숲’은 단순히 수풀이 우거진 산림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작게는 시민이 휴식과 치유를 받으며 이웃과 어울려 공동체의 장을 여는 도심 속의 공간이고, 크게는 맑은 공기와 상쾌한 바람을 제공하며 자연재난과 기후변화에 대응해 지속가능한 발전의 길을 열어가도록 해주는 자연의 혜택을 상징하는 그런 개념이지요.

취임 후 ‘숲의 도시 발전방안에 대한 연구’를 통해 2015년 4월 ‘수풀위愛’ 비전을 선포하였습니다. 2030년 1인당 도시숲 면적 15㎡, 지역맞춤형 쌈지공원 500곳 조성 등 구체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연차별 계획에 따라 지난 2년 동안 108개의 쌈지공원, 수목원, 도시숲 등 총 15만㎡ 가량의 녹지를 확충하였지요. 시에서 실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30년까지 예상되는 예산은 총 1108억 원이지만 사업의 기대수익은 총 99조811억 원으로 투자 대비 기대수익도 큽니다. 여기에 거주여건 개선에 따른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 자산가치 상승 등 눈에 보이지 않은 혜택도 많겠지요. 숲의 도시 조성은 안산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사업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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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은 나무를 심고 몇 년이 아니라 몇십 년을 바라보아야 하는 사업인데요. 지속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참여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게 추진하고 있나요?

: 맞습니다. 시장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시의회의 협조와 지원, 시민 공감대 없이는 어려운 사업입니다. 그래서 취임 후 1년 동안 연구용역을 진행하였고, 그 토대 위에 2015년 4월27일 ‘숲의 도시 안산 비전 선포식’을 개최하였습니다. 같은 해 12월11일에는 ‘도시숲 세미나’를 열어 시민들에게 숲이 주는 다양한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지요. 도시숲은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이자 도시민들의 삶과 문화를 담는 그릇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시는 또 2017년에는 시민동참 유도와 인식 제고를 위해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도시숲 체험․치유 지도사 양성과정’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나아가 이렇게 양성된 전문인력과 함께 안산의 대표적인 숲인 부곡수목원, 광덕공원, 노적봉공원 및 산림욕장 등에서 유아, 청소년, 중․장년 및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도시숲 체험․치유 프로그램 사업도 진행하려 합니다. 일자리 창출도 되겠지요.

: 숲의 도시와도 관련된 것 같은데, 지속가능성보고서도 발간하셨지요?


: 지난해 9월 UN에서는 ‘새천년개발계획’(2000-2015)에 이어 ‘지속가능발전목표’(2016-2030)를 채택하면서 포괄적이면서 구체적인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향후 15년을 좌우하게 될 세계적인 목표이면서 지역 차원에서 추진해야 할 과제입니다. 우리 시에서도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와 연계하여 ‘숲의 도시 안산’을 비전으로 하는 ‘지속가능발전 이행 기본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아울러 최근 2년간의 지속가능성 평가와 이행 성과를 공개하는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했는데, 경제・환경・사회・안전 분야의 4대 목표, 15개 전략에 대한 이행성과를 보고하고, 50개 지표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안산시청의 지속가능경영 측면을 평가하는 ISO26000 진단 결과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세계적으로 권위가 있는 지속가능발전 보고기관인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를 통해 UN 지속가능발전목표와의 연계성을 인정받는 ‘UN SDGs Mapping 마크’도 획득했습니다.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하는 동안 시의회와 시민사회,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의 지속적 관심을 유도하게 되었고, ‘지속가능발전계획 TF팀’이 구성되면서 시와 시민사회단체가 소통・화합하는 자리가 8개월 동안 마련되었습니다. 자발적 민·관거버넌스 체계의 형성은 지속가능발전을 시도하는 다른 지방정부에게 모범적 사례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이행 기본계획’ 진행상황을 점검하면서 ‘숲의 도시 안산’이라는 시의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 안산시민 모두의 지혜가 모아지는 ‘안산시 미래 성장의 이정표’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대부도 보물섬 프로젝트

: 핵심사업 가운데 ‘대부도 보물섬 프로젝트’는 이름부터 재미있습니다. 어떤 사업인가요?

: 대부도의 정주여건 개선을 비롯해 생태관광 활성화까지 총망라한 것으로 대부도가 보유한 해양·생태자원을 활용하여 대부도를 안산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는 사업입니다. 연안정비사업, 해솔길 정비사업, 황금산 생태공원 사업 등을 통해 해양생태자원을 더욱 풍부히 하고, 시화호 조력발전소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해 카본제로 시티를 조성하는 한편, 대부도 뮤지엄 아트스트리트 구축 등 문화예술 콘텐츠를 가미하고, 힐링컴플렉스, 승마·염전·유리공예·와인 등 각종 체험관광에 이르는 복합관광 콘텐츠를 육성할 계획입니다.

취임 초부터 대부해양관광본부를 신설하여 여러 사업을 추진 중인데, 올해부터는 각 분야별로 산재되어 있는 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4개 분야로 구성된 정책연구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부도는 풍부한 해양생태 자원에 더하여 서해안 황금벨트에 입지한 지리적 이점으로 수도권 2000만 인구는 물론 중국인 여행객(요우커)들의 관광수요까지 감안한다면 세계 어느 곳 못지않은 생태관광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부도를 진정한 안산의 보물섬으로 발전시켜 15년 후 5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시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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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투자, 교육도시 안산

: 올해가 안산시 승격 30주년이네요. 앞으로 14년 뒤인 ‘안산 2030’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계시지요? 특히 미래 인재육성을 위한 교육 분야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선 교육경비 보조사업을 통해 학교 노후시설은 물론 주차장과 도서관 개방에 따른 학교시설 환경개선을 위해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학교교육을 위해서는 방과 후 프로그램, 1학교 1특성화 프로그램, 예절교실, 다문화 이해, 수영교실, 학교폭력 예방사업, 교육복지상담 프로그램 사업, 악기 지원, 진로체험 교육 등 보조사업을 지원하고 있지요.

또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통해 미래 인재육성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혁신교육지구 사업은 ‘행복교육 숲의 도시’라는 교육브랜드를 기반으로 청소년들의 재능을 마음껏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안산교육지원청과 협력해 혁신교육협력센터를 개설하고 이 센터로 하여금 사업의 지속적 관리와 평가를 하도록 추진할 예정입니다. 청소년들에게 지역사회 정주의식 고취와 민주시민의식 함양을 위하여 지역특성화 프로그램인 ‘안산 품은 학교’, ‘안산형 에코문화예술행복학교’, 자율동아리 및 학생자치회 운영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주입식 교육에서 탈피하여 창의적인 교육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역교육공동체 학부모 아카데미, 직업체험센터, 멘토링 프로그램 운영을 통하여 청소년들에게 진로와 진학에 대한 다양한 기회와 정보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고요. 혁신교육협력센터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보다 나은 삶과 꿈을 이룰 수 있는 다양한 직업체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직업체험센터를 안산시청소년수련관 안에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직업인 특강, 진로탐색, 진로검사와 상담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우리 아이들이 직업을 선택할 무렵에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꿈과 끼를 살려 주는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힘써 나갈 것입니다.


: 청년들에게는 당면한 과제가 취업인데요. 안산시만의 청년일자리정책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지요.

: 국내외 경제 여건이 어렵습니다만 우리 시는 성장의 원동력인 청년들이 안정된 일자리에서 미래의 희망을 열어갈 수 있도록 공공부문 일자리창출, 취업상담·알선 및 민간기업 고용촉진 유도 등을 통해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청년층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계층별 인턴사업’은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행정업무 경험을 통해 직무역량 향상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사업으로, 1박2일 취업캠프 운영, 취업박람회 참여, 취업특강 운영 등을 통해 청년들이 원하는 취업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청년층을 위한 맞춤취업박람회로서 짝수달마다 ‘목요일에 희망잡고’ 취업박람회를 운영하여 기업체와 청년층의 취업 연계를 추진하고 있고, 청년들의 자립과 성장을 지원하고 도시재생에도 기여하고자 지역 내 공실상가를 활용하여 창업공간을 구축하고 교육과 컨설팅까지 지원하는 ‘청년창업인큐베이팅’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현재 예대캠프와 한대캠프 2곳에서 30팀이 참여·활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4개소를 더 조성하여 청년창업 활성화거점을 마련하고, 점진적으로 민간 창업인프라 연계를 통한 창업밸리를 조성해 청년들이 자신의 꿈을 위한 내일을 준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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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으로 목민관클럽 회원들에게 인사말씀 겸 마무리 말씀 부탁드립니다.

: 지난 2년간 따듯한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목민관클럽 회원 여러분과 안산시민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히 세월호 참사 때 여러분들이 보여주신 응원과 봉사는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지속적인 경기침체, 공동체 붕괴, 극심한 취업난 등으로 인한 미래세대의 좌절과 절망이라는 힘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 국민 특유의 열정과 공동체 정신을 중심으로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한다면 지금의 상황을 극복하고 다시금 성공신화를 써나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특히 목민관클럽에서 애쓰시는 바와 같이 진정한 지방자치 정착과 시민사회 활성화가 새로운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사람중심, 생명중심의 사회를 건설하는 데 더욱 큰 관심을 기울이며 함께 하겠습니다. 지속적인 애정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 송정복 | 목민관클럽팀 선임연구원 · wolstar@makehop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