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시민과 주민을 직접 만나서 활동을 벌이던 시민사회 단체와 그룹의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주최자들은 비대면으로 모임 방식을 전환하며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막상 비대면 방식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걱정하거나 사람들이 활발하게 온라인에 참여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는데요.
이러한 가운데 기후위기 운동을 펼치는 미국 비영리단체 <350>(링크)는 지난해 3월 <온라인에서 그룹 이끌기-코로나19를 대처하는 온라인 교육, 회의, 트레이닝, 이벤트를 위한 실용 가이드북: LEADING GROUPS ONLINE by Jeanne Rewa and Daniel Hunter>를 펴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해당 가이드북을 한국어로 번역해 공유했으며, <350>의 콘텐츠 재가공 동의를 얻어 일부 내용을 발췌해 세 편에 걸쳐 전합니다.
<온라인에서 그룹 이끌기-코로나19를 대처하는 온라인 교육, 회의, 트레이닝, 이벤트를 위한 실용 가이드북> 한국어 번역본 내려받기
2편에서는 온라인으로 교육이나 행사를 기획해서 이끌어가야 할 때 실질적으로 체크할 10개 원칙을 소개합니다. 온라인 환경에서 주최자와 참여자가 활발하게 교류하고,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방법들을 제시합니다.
📌 Be you: ‘나’ 되기
온라인으로 이끄는 것은 대면 교육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온라인으로 가르칠 수 없는 좋은 교육자를 본 적이 없는데요. 그러니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가 어떤 기술을 쓸 수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열정, 학생과의 관계, 콘텐츠 숙련도, 유머, 진지함, 유연함, 이야기를 잘 유도하는 능력 등이 있을 것입니다.
☑ 어쩌면 여러분은 다른 사람에게 신경을 쓰거나, 두려움을 잘 다루거나, 스트레스를 받아도 행복한 사람이거나, 그냥 사람일 수 있어요. 그 자체를 공유해봐요.
☑ 그 모임을 이미 알고 있을 수 있고, 참여자에 대해 모르건 어떤 점을 알고 있건 간에 모임에는 다양성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모임에는 긴장감, 사회적 정체성, 지위에 대한 이슈, 다양한 지식, 사람마다 다른 동기부여 등이 있을 겁니다. 어떻게 개개인이 학습하는지 관한 것부터 이러한 시국에 참여자들이 어떤 상태인지 아는 것도 모임을 이끄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기술 미리 보기
우리가 사용할 플랫폼의 기술을 미리 연습하길 추천합니다.
☑ 비디오 화면 설정하기: 내 얼굴이 화면에 보이는지 확인하세요. 만약 휴대전화를 사용한다면, 안정감을 위해 어디에 둘지 위치를 찾아주세요. 내 뒤에 너무 강한 조명이 위치하지 않았는지 확인해주세요. 시각적 방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무늬 없는 배경이나 정리된 배경 화면이 좋아요.
☑ 시스템 테스트하기: 로그인이 가능한지 확인하세요. 그리고 만약 헤드폰(강력 추천!)이나 외부 모니터를 사용한다면, 먼저 테스트해 보세요. 모임도 역시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세션 도중에 기술을 가르칠 수 있는 시간을 계획해봐요.
☑ 가장 단순한 툴로 시작하기: 처음 툴을 사용할 때, 화면에 어떻게 보이는지, 어떤 걸 해야 하는지, 도움은 어떻게 받는지 설명하세요. 참여자들과 프로그램 기능을 실습하기 전 할 일이 있어요. 참여자들이 당신의 설명을 따라올 준비가 됐다면, 카메라를 보고, 엄지를 올리거나, 준비됐다는 메시지를 채팅창에 작성해달라고 요청하세요. 진행 도중 어떤 참여자가 문제가 생겼다면 가능한 한 빨리 발견하세요.
📌 멀티태스킹 최소화하기
화면 속 참여자는 세션 도중 인터넷을 둘러보기도 하고 노래를 듣고, 문자에 답하곤 합니다. 참여자가 쉽게 집중력을 잃고, 여러 일을 세션 도중에 하는 것은 직접 얼굴을 맞댄 상황일 때보다 잦죠. 이 점을 무시해서는 안 돼요. 이 문제가 온라인 세션을 이끄는 모든 면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죠. 즉, 우리는 참여자가 지속해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세션 시작 전에 기대치 설정하기: 참여자에게 이메일이나 게시글로 온라인 세션을 환기해 주세요. 참여자들이 세션 참여 준비를 잘하면 어수선함(방해물)이 줄어들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연결되었을 때, 가장 조용하고, 인터넷 신호가 좋은 장소에서 접속해주세요.”, “세션 동안 가능하다면 헤드폰을 사용해 주세요.” 등을 미리 말해주세요.
☑ 세션을 시작할 때 톤 설정하기: 어수선함(방해물)을 ‘챌린지’라고 부르는 것도 참여자가 강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예컨대 “모두 세션에 준비해주세요. 반려동물은 잠시 다른 방에서 놀 수 있도록 하는 건 어때요? 휴대전화는요? 그리고 세션 중간에 이메일은 보내지 않기로 해요. 혹시 지금 이메일이 열려 있나요? 그렇다면 지금 이메일을 닫아주세요!”라며 집중을 유도합니다.
📌 참여자를 자주 그리고 다양하게 참여하게 유도하기
참여자의 관심을 모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참여자가 자주 세션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거예요. 질문을 던지고, 세션 내 활동(토론이나 강의가 아닌)을 자주 바꾸고, 참여자가 이야기하도록 만드는 겁니다. 만약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방법을 선사한다면 참여자들은 다른 걸 하기보다 세션에 집중하고 싶어질 거예요. 일반적으로 한 사람만 3분에서 5분 이상 이야기하지 않도록 목표 삼는 걸 추천합니다.
☑ 모두 같은 방식으로 참여하도록 하지 않기: 항상 ‘예/아니오’ 대답만 나오는 방식으로 진행한다면 참여자의 흥미를 떨어뜨릴 거에요. 특히 ‘예/아니오’
방식을 선호하지 않는 참여자라면 더욱더 흥미를 잃을 거예요. 제일 나은 방법은 다양한 참여 방식을 사용해 봅니다. 다양한 소통 방식과 학습 스타일을 활용하거나 참여자에게 선택권을 드리는 걸 시도해보는 겁니다.
📌 에너지 관리하기
온라인 세션을 진행하는 건 정신적으로 힘든 일입니다. 이 부분은 온라인 참여자도 같은 상황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온라인 세션에서 에너지를 관리할 수 있는 팁을 전합니다.
☑ 세션 길이를 제한하기: 한 번 연결된 온라인 세션이 되도록 2시간 이내로 진행되길 권합니다. 온라인 참여가 처음인 사람이 많다면 90분 정도가 이상적입니다. 온라인으로 종일 해야 한다면 세션을 잘 나눠야 합니다.
☑ 스케줄 부수기: 90분 세션에서도 적어도 30초가량 스트레칭하거나 잠시 눈에 휴식을 줄 겸 컴퓨터에서 살짝 멀어지는 시간을 마련합니다. 만약 2시간 이상의 세션이면 5~10분 정도의 휴식이 적절합니다. 세션이 많은 온라인 행사의 경우 오프라인 행사 때보다 좀 더 휴식시간(세션 사이 30분가량)을 주는 방향으로 계획하세요.
☑ 세션 동안 내 몸 챙기기&참여자도 함께하기: 스트레칭을 하거나, 앉은 자세를 바꿔봅니다. 컴퓨터 화면에서 잠시 떨어지거나 눈을 감아보기도 합니다. 노래를 틀어 잠시 댄스파티에 참여자를 초대하는 것도 좋습니다.
☑ 참여 포맷 다양하게 구성하기: 참여 포맷을 다양하게 구성하면, 퍼실리테이터와 참여자 모두 똑같은 소통 방식으로 인해 지치는 일이 없을 겁니다. 특별한 팁은 ‘자기 이야기하기’, ‘종이에 그림 그리기’, ‘활동 구체화하기’, ‘회고하기’ 등 자기 주도성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활동은 잠시 숨을 돌리거나 그룹을 새롭게 짜거나 향후 순서를 일부 재조정할 수 있는 틈을 줄 수 있습니다.
📌 코로나 위기에서 사람들의 감정 존중하기
참여자 중에서 지치거나 화를 내거나 인내심이 부족한 분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코로나19 상황 속 스트레스는 많은 사람이 갈등을 겪게 만들거나 무력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긴장하거나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사람들의 감정 상태는 지속적이고 끊임없는 파도가 될 겁니다. 따라서 서로 감정을 존중하기 위해서 작게나마 서로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감정상태가 10점 만점으로 했을 때 몇 점인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 자주 휴식시간을 갖기
– 의자에서 스트레칭하기
– 음악으로 세션 시작하기
– 기분을 1부터 10까지 숫자로 체크하기
– 명상하는 시간으로 함께 시작하기
– 급하게 결론 내리지 않기. 결론을 내리려 고군분투하기보다 10분 일찍 끝내기
– 참여자의 감정을 토닥여주기 위해 잠시 침묵하기
–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각자 어떤 방식으로 지내는지 하나씩 공유하기
📌 참여자 팔로우하기
온라인을 이끄는 데 공통적인 어려움은 결국 한 방향 소통이라는 겁니다. 참여자에게 말하지만, 참여자가 정말 학습하고 있는지, 동의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하다못해 깨어 있는지 알 방법이 없는데요. 온라인 참여자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건 오프라인보다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내지 못할 것도 없습니다.
☑ 투표 또는 반응을 측정할 스펙트럼 포함하기: 간단한 1~2개 질문을 실시간 투표를 붙이거나 채팅창에서 참여자에게 공유를 부탁하거나 스피커로 대답하는 걸 요청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해야 하는 경우 화면에 선택지를 띄워놓고, 참여자들이 간단하게 ‘A’ ‘B’ ‘C’ 등으로 답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 체크인하기: (세션 진행 도중) “잠시 확인하는 시간을 가질게요. 여기까지 질문사항 있나요? 혹시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라며 체크인을 유도합니다.
☑ 세션 사이 회고하기: 주기적으로 토론 포럼의 게시글을 읽습니다. 특히 연장 수업에서는 사람들이 도움이 더 필요하지 않은지 더 자주 확인해야 합니다. 수업 일정이 연속되면, 마감일이 지난 후 또는 특정 관심사가 있는 경우 전체 토론 포럼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 기술로 인한 제약 확인하기
참여자가 잘 참여하고 있는지 확인했지만, 여전히 다양한 어려움이 남아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제약조건은 참여자의 자신감을 떨어뜨립니다. 그 결과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도 자신감을 보이는 게 더 어려울 수도 있고, 무지를 드러내는 것 같다는 위기감이 더 크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정보를 얻기 어려운 참여자들은 첨단 기술을 접하거나 기술을 이용한 전용 공간에 접근할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헤드셋을 쓴 채 컴퓨터 앞에서 일하기보다 바깥에서 이웃들과 구부정하게 앉아 전화를 받고 있을 수 있습니다. 퍼실리테이터는 상황을 더 좋게 만들 수도 나쁘게 만들 수도 있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 가장 빠른 대답만 고르지 않기: 가장 먼저 대답하는 참여자의 답변을 고르는 대신 덜 대답하는 참여자를 지지하는 기회를 찾아보세요.이러한 사람들이 세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드세요.
☑ 최대한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게 하기: 참여를 위해 항상 대체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세요. 어떤 참여자가 비디오(화면)를 켤 수 없는 상황일 때 다른 방식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그리고 참여자들에게 활동시간 동안 참여할 수 있는 적절한 공간을 주시고 채팅창을 소리 내어 읽어주세요. 모든 참여자가 같은 시간대의 공간에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 한정된 사람만 생각해 세션 시간을 정하지 마세요. 누군가 일찍 일어나야 할 수도, 밤을 새울 수도, 식사 중 세션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성취 설정하기: 수치심을 느끼는 이유는 ‘맞아요/틀려요’식의 문제를 내고, 모두 보는 앞에서 ‘틀렸다’라는 말을 듣는 겁니다. 기술 접근성이 없는 참여자가 있더라도 서두르지 마세요. 시간을 갖고,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요.
📌 완벽함에서 살짝 멀어지기
모든 도전에 완벽하기 위해 노력하는 타입이라면, 매우 칭찬합니다. 하지만 목표를 높게 설정하는 것도, 실패하는 것도 같이 준비할 필요가 있어요. 온라인 공간에서는 우리가 제어할 수 있는 영역 밖의 요소들이 너무 많습니다. 현실에 부딪힐 수 있는 게 많으니 현실감을 갖고 준비해야 합니다.
다양한 문제를 최소화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중 핵심은 크게 심호흡을 하고, 자신을 편안하게 두는 겁니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때 참여자를 최선을 다해 도우면 됩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자가격리는 그 자체로 어려운 일입니다. 인내심을 갖고 서로 보살피고 사랑하는 것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온라인에서 그룹 이끌기-코로나19를 대처하는 온라인 교육, 회의, 트레이닝, 이벤트를 위한 실용 가이드북> 한국어 번역본 내려받기
– 번역: 정보라 미디어팀 연구원 bbottang@makehope.org
– 정리: 방연주 미디어팀 연구원 yj@makehop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