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젊은이, 영국 시니어를 만나다 (8)
희망제작소와 연세대는 협력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대학생 현장 탐방 프로젝트 uGET’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4명의 대학생으로 구성된 프로젝트팀이 2010년 여름 한 달간 영국 런던에 머물면서 영국 시니어들의 사회공헌활동 현장을 조사해 그 방문기를 연재할 계획입니다. 영국에서 전해질 재기발랄한 젊은이들과 지혜로운 시니어들 간의 조우에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Magic Me!
사전 기관조사를 하면서 특이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 기관은 그 이름 때문에 꼭 방문해 보고 싶었던 곳입니다. Magic Me는 1989년부터 런던에서 예술을 통한 세대간 통합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진행해 오고 있는 곳입니다.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께서 이 곳의 대표이신 Susan 할머니와의 만남이 인상적이셨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과연 어떤 분이실 지 궁금해하며 길을 나섰습니다. 다행이 Magic Me는 런던의 동북부에 위치하고 있어서 저희 숙소와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런던의 불쾌한 지하철을 타고 가는 것은 저희 팀원 모두 여전히 적응이 안 되는 듯 했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프로그램에 같이 참여하기로 계획되어 있기에 어떤 다양한 참여자들을 만나고, 또 어떤 즐거운 활동을 하게될 지 기대하며 Magic Me를 찾아갔습니다.
Magic Me는 영 파운데이션(Young Foundation)이라는 재단이 소유한 건물에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주소만 가지고 이 곳을 찾느라 조금 애를 먹었지만, 건물 앞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던 다른 사무실 직원들이 친절히 저희를 안내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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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ic Me의 대표인 Susan 할머니는 저희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박원순 상임이사님 말씀처럼 강렬한 눈빛과 아티스트와 같은 스타일을 보여주시는 분이셨습니다.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런던의 건물에 위치한 사무실은 뭔가 아늑하면서도 오래된 시간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네스타(NESTA)나 프라임타이머스(Primetimers)와 같이 멋진 건물에 있는 현대적인 사무실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세대간 통합이라는 활동 주제에 걸맞게 확실히 따뜻한 기분을 주는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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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san 할머니께서는 저희에게 커피와 차를 대접해 주시며 그동안 해 온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Magic Me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Magic Me는 기본적으로 아래의 그림과 같이 지역의 학교와 노인복지센터를 연계하여 참여자를 모집합니다. 이들은 Magic Me가 고용한 예술가들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세대간 통합을 위한 활동을 펼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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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ic Me가 이와 같이 세대간 통합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사실 영국에서 세대간 통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단체들을 만나기 전에 저희는 세대간 통합이라는 것이 단순히 세대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만 인식했습니다. 하지만 세대간 통합이라는 것은 세대 간에 발생하는 갈등 뿐 아니라 다양한 인종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갈등도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었습니다.
실제로 Magic Me 가 위치하고 있는 런던의 Tower Hamlet 이라는 곳은 방글라데시 이주민들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따라서 Tower Hamlet은 세대 간의 갈등이 단순히 나이 차이 뿐 아니라 인종, 종교, 문화적 차이에서도 비롯되는 곳입니다. 인구 분포를 보아도 노년층은 백인이 70% 이상인 반면, 청소년 이하의 젊은 층은 방글라데시인이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Magic Me는 세대, 문화, 인종, 종교적인 차이에서 오는 갈등을 해소하고자 세대간 통합에 주목해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Susan 할머니께서는 저희에게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소개하며 사진을 보여주셨습니다. 인상에 남는 두가지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모자이크 프로젝트입니다. 지역 학교의 아이들과 노인복지센터의 노인들이 함께 모자이크를 만들어서 학교와 노인센터의 외벽을 장식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또한 학교와 노인센터를 오가는 길에도 별 모양의 모자이크를 붙여서 돈독한 두 세대의 관계를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예술이라는 즐거운 매개체를 통해서 아이들과 노인들이 함께 작업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러한 공동의 작업을 통해서 서로 함께 한다는 것이 즐거운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서로에 대한 선입견을 없앨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 지역의 노인들이 대부분 성공의 경험이 부족했기에, 자신이 만든 결과물이 공공 공간에 전시되었다는 사실에 큰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사실 저희가 이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사정상 할 수 없게 되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인터뷰 후에 프로젝트가 이루어지고 있는 마을의 노인복지센터를 찾아가 참여자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U3A를 방문했을 때처럼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멀리서 온 저희들을 매우 반갑게 맞이해주시며, 노인센터 곳곳에 전시된 자신들의 작품을 자랑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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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인상 깊은 프로젝트는 Age Calendar입니다. 노인들과 학생들이 모여서 학생들은 나중에 하고 싶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노인들은 거기에 대해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주거나, 혹은 자신이 해보고 싶었는데 못했던 것을 이야기 합니다. 이후 이 중에 한 가지를 정해서 그 장면을 연출해 사진을 찍고, 이 사진으로 달력을 만드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커서 운전을 배워보고 싶다고 하면, 같은 팀의 할머니께서 운전에 관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주고, 함께 운전을 하는 장면을 연출해 사진을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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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인생을 미리 생각해보고, 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필요한 프로그램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또한 노인들 입장에서도 아이들에게 무언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점이 커다란 즐거움인 듯 했습니다. 또한 모든 과정이 예술을 통해서 즐겁게 이루어 진다는 사실 때문에 인상적인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Susan 할머니와 함께 채식주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Magic Me의 역사나 어려운 점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맨체스터 시의회에서도 들었던 이야기이지만 사실 모든 사람들이 각 세대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편견을 완전히 없애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세대간 통합 프로그램에는 어려움이 따릅니다.
프로그램 이후 함께 참여한 사람들끼리는 서로에 대한 선입견이 없어졌을지 몰라도, 여전히 프로그램 밖의 다른 세대에 대해서는 변함없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Susan할머니께서는 이러한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점점 더 많은 단체에서 세대간 통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믿는답니다.
또한 변화는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일어나는 것이기에, 그녀는 자신의 이런 노력이 확산되어 언젠가는 세대 간의 갈등과 문화 간의 갈등도 없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계셨습니다.
글_하진규(uGET 실버라이닝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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