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신고, 사망신고는 주민자치센터에서 할 수 있는데 왜 혼인신고는 구청에서만 되는 걸까?”
“문화재가 이사하면 문화재 심사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요?”
“월급은 쥐꼬리만큼 오르는데 전셋값은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오르고……”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을 고민. 그러나 누가 해결해 줄 것 같지도 않고, 막상 문제제기를 하자니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던 생각들. 시민들의 가려운 곳을 직접 긁어주는 시원한 책 <바꾸어요, 희망으로!>가 나왔습니다.
<바꾸어요, 희망으로!>는 시민의 입장에서 불합리한 법령이나 제도에 대해서 접수된 시민의견과 서울시 자체 발굴 과제들에 대한 개선안을 수록했습니다. 희망제작소 사회혁신센터는 서울시와 함께 개선안을 검토하며 기존의 딱딱한 보고서 형식의 책자가 아닌 남녀노소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 형식으로 책을 구성하고 국내외의 선진사례, 분야별 전문가와 시민사회의 의견을 함께 수록해 시민들의 이해를 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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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서울시의 각 분야에 대한 52개의 제안이 담겨 있는데요, 각 분야별로 서울시의 희망 셈법인 희망더하기(+), 불안덜기(-), 활력곱하기(×), 행복나누기(÷)라는 챕터로 엮여있습니다. 각 제안은 전체 내용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시각적인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특히 복잡한 수치나 그래프 등은 인포그래픽을 활용해서 알기 쉽게 표기했습니다.
이제 책으로 나왔으니 모두 현실화되는 것이냐고요? 그러면 좋겠지만 아직은 아닙니다. 이 책에 담긴 것은 법령과 제도를 바꾸기 위한 서울시의 제안입니다. 이런 제안들을 바탕으로 국회와 정부를 설득하고 법과 제도를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서울시의 역할인데요, 이 책은 그 과정에 관계된 정부 관계자, 국회의원 등에 배포되어 문제를 더 잘 이해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도구로 사용될 것입니다. 이 과정에는 시민들의 지지와 동의가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책을 읽고 더 많은 지지와 새로운 제안을 보내 주실수록 책에 담긴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는 날이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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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어떻게 실려 있는지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 시민 햇빛 발전소를 응원합니다.
– 무엇이 문제인가요?
서울시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의 핵심 중 하나는 신재생에너지의 적극적인 활용입니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태양광 에너지 협동조합을 만들어 동참하려고 하지만 대규모 시설을 갖춘 기업들과 가격경쟁이 되지 않아 사업 준비부터 걱정이 많습니다.
– 시민이 울상 짓는 이유
서울시 사용 전력의 97%는 서울시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입니다. 그러나 서울시에 대규모 발전소를 짓기에는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데요. 이럴 때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 태양광, 수소연료 전지 등 신재생에너지입니다.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시설이 시민들에 의해 많이 만들어지는 것이 문제 해결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장려하기 위해 시행되던 발전 차액제도(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국가의 고시가격보다 시장에서 형성된 전기의 거래가격이 쌀 경우 발생하는 차액을 보전해 주는 제도)가 최근 폐지되면서 소규모 발전사업자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요?
‘소규모 태양광 발전차액지원제도’를 제안합니다. 서울시는 이미 50KW 이하 작은 발전소에 대해 ‘서울형 발전차액지원제도’를 통해 일부 지원을 하고 있지만 보조금액, 기간, 대상이 제한적입니다. 국가적 차원의 제도적 지원을 제안합니다. 대규모 사업자들은 지금처럼 에너지를 생산해 시민들이 최대한 싼 가격에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게 하고 에너지 부족시대에 국가의 미래가 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소규모 시민 발전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지원해 육성하는 것이지요.
아울러 지금보다 더 많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지금의 엄격한 설치 기준을 완화해 공원이나 주차장, 개발제한 구역의 일부 등 넓은 장소들을 탄력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을 요청합니다.
△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지킵니다.
– 무엇이 문제인가요?
얼마 전 넷째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주변에서 모두들 애국자라고 합니다. 그런데 알아보니 제가 사는 00구는 넷째 아이 출산 장려금이 30만 원인데 바로 옆 00구는 500만 원을 준다고 하더라고요. 꼭 돈이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니라 최소한의 공통된 기준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시민이 울상 짓는 이유
연애, 결혼, 육아를 포기하며 살아야 한다는 삼포시대. 자녀의 임신, 교육에 드는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저출산·고령화 기본법이 제정되어있지만 대상이 제한되어있고 지원범위도 넓지 않습니다. 특히 출산장려금의 경우 국가단위가 아닌 자치단체 조례에 의해 자체 재원으로 지급하고 있어 같은 서울 시민이라도 지역구의 재정여건과 의지에 따라 차등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요?
저출산 시대의 부작용을 막고, 출산과 양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산모와 신생아에 대한 보편적 건강관리가 확대될 수 있어야 합니다. 단계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가정에 대한 소득기준을 완화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어떨까요? 출산장려금도 국가 단위의 공통된 기준을 바탕으로 집행될 수 있어야 이에 따른 부작용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중복교육은 한 번으로
– 무엇이 문제인가요?
꿀꿀상사는 돼지로 만든 소시지를 판매하기 위해 도축업, 식육가공업, 식육포장처리업 허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축산물 관련 업종 영업자는 매년 위생교육에 참석해야 하는 규정이 있어 매번 비슷한 교육을 세 번씩 중복해서 받고 있습니다.
– 시민이 울상 짓는 이유
축산물 관련 업종을 운영하고 있는 기존 영업자가 같은 장소에서 축산물 관련 업종을 추가로 개설하는 경우 신규 위생교육은 생략할 수 있지만 해마다 실시하는 기존 영업자 교육은 매번 참석해야 합니다. 비슷한 내용의 교육을 중복해서 받게 되는 이유입니다.
–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요?
축산물 관련 영업자 중 2~3개의 유사 업종을 겸하는 경우 통합 교육을 시행하거나 교육을 생략할 수 있는 근거 마련이 필요합니다.
<바꾸어요, 희망으로!>에는 위와 같이 시민의 입장에서 불편하거나 불합리한 제도개선에 대한 문제와 이에 대한 해결책에 대한 제안이 52개나 수록되어 있습니다. 책을 보고 싶으신 분은 서울시와 자치구 및 타 시·도 공공도서관 등에서 만나보실 수 있고 서울 시내 대형서점에서 구매도 가능합니다. 또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PDF파일 다운도 가능합니다.
글 _ 송하진 (사회혁신센터 연구원 ajsong@makehope.org)
* 더 나은 서울을 위한 법령, 제도개선 제안 <바꾸어요, 희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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