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게도 필요한 화장품이 있다면

지속가능한 지구, 건강한 피부를 위한 화장품을 만드는 조윤수 후원회원

▲ 조윤수 후원회원

반가운 연락이 왔습니다. 환경을 보호하는 일에 쓰이면 좋겠다고 선뜻 100만원을 기부해준다는 기부자가 있다고 했습니다. “지니더바틀”,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건강한 피부를 위해 화장품을 만드는 조윤수 후원회원을 만나 어떻게 선뜻 기부를 하게 되었는지 들어보았습니다.

내가 불편한 건 남도 불편하다고 생각해요.

“성장기, 즉 4살~12살 아이를 위한 샴푸가 없었어요. 친환경이라 소개받은 샴푸를 썼는데 아이들이 머리가 엉킨다고 힘들어하고 안 쓰려하더라고요. (그 당시에는) 성장기 어린이를 위한 친환경 샴푸는 비싼 수입 샴푸밖에 없었어요. ‘내가 쓰고 싶은 제품을 만들자’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

조윤수 회원이 처음 샴푸를 만든건 5년 전 아이들을 위해서였습니다. 그렇게 만든 친환경 샴푸는 소셜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입소문이 나며 3차 완판이 되었습니다. 고객의 목소리를 들으며 샴푸를 판매한 돈으로 바디워시를 만들고, 또 그 돈으로 컨디셔너를 만들었습니다.

“얇고 가는 아이들의 머리카락에 정전기가 나지 않도록 컨디셔너도 만들어주세요, 바디워시도 만들어주세요. 그렇게 고객이 원하는 대로 하나씩 만들다보니 어느새 5년이 지났네요.”

1년여 광고회사 커리어를 뒤로 하고 8년간 육아로 공백이 있던 조윤수 회원에게 화장품 제조는 전혀 새롭고 낯선 일이었습니다. 성분, 제품 포장, 판매, CS까지 공장을 뛰어다니면서 배웠습니다. 그런 조 회원에게 힘든 일은 계속 ‘플라스틱’을 만들고 있단 생각이었습니다.

“내가 계속 ‘플라스틱’을 만든다는 것이 힘들었어요. 그래도 시대를 잘 만나 바이오 플라스틱 등의 기술이 개발되어서, 플라스틱을 최소화하고, 친환경 용기를 도입, 적용하고 있어요. 반면 아직은 단일 재질 펌프를 적용하기 힘들어요. 개발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작은 부분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고객 불만의 소지가 많아 시도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런칭한 아쿠아봉봉은 비건 원료, 바이오플라스틱 용기, 재활용가능한 펌프, 수분리라벨 등을 도입해 제품 개발에 1년 6개월이나 걸린 제품입니다. 재활용이 가능한 단일 소재로 만든 펌프는 메탈볼이 들어간 펌프보다 힘이 약해 처음 사용시 15번정도 눌러야해요. 시간이 걸려도 친환경 펌프가 개발되길 기다려 새로 런칭한 제품에 적용하였습니다.”

▲ 분리배출 가능한 펌프로 구성된 지니더바틀의 상품

조 회원은 제품 제작과정을 넘어 고객이 받았을 때 재활용이 쉽도록 포장재, 박스, 테이프도 바꿨습니다.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것은 여전히 어려워요. 친환경 포장재나 용기가 개발되는데 비용도 시간도 많이 듭니다. 종이 포장재는 단가 차이가 6배 나고, 전분으로 만든 테이프는 자동화가 어려워서 수공비가 더 들어가지요. 공장에서 포장 작업이 어렵다고 해서, 직접 디스펜서를 사서 보내드렸어요.”

▲ 접착력이 없는 전분테이프는 별도로 물을 묻혀야 접착력이 생깁니다. 오른쪽 사진처럼 물을 묻혀 잘라 사용합니다.

제품의 원가는 올라가지만, 이는 당연한 투자이자, 고객에게 보답하는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지니더바틀의 꿈은) 많이 팔리는 것 보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는 것. 특히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는 것입니다. 그 사랑을 사회에 지속적으로 환원하고 싶어요.”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이는 것이 기부다.

사회복지를 전공했던 조 회원에게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은 기존에 갖고 있던 아동,복지에 대한 관심이 환경, 지속가능한 미래로 확장되는 경험이었습니다.

“아이를 낳고 환경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자연스레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매일같이 이렇게 쓰레기를 버리는데, 우리 아이들이 살 미래엔 얼마나 더 많아지고 심각해질까.”

계절따라 아이들과 함께 했던 봉사활동 경험은 인간이 자연 속에서 살고 있단 사실을 피부로 느끼게 해준 활동이었습니다.

“4월이면 맹꽁이 알을 찾으러 다녔고, 얼마 전엔 고덕수변생태공원에서 생태교란 외래식물 정리 작업을 했어요. 매년 봄이 오면 아이들과 제비집을 찾으러 다녔는데 어김없이 다음 해에 재개발 되어 없어지더라구요.나중엔 그 지역의 땅을 사놓을걸 그랬나 우스갯소리도 했어요. 매해 사라져가는 제비집을 보며, 인간이 살아갈만한 땅도 사라져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들게 만든 제품을 런칭하며, 시민들에게 받은 펀딩액 중 일부를 기부한다고 다짐했습니다. 기부가 무엇이냐고 물으니 망설임 없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이는 것’이 기부라고 생각해요.이번 여름 수해가 발생한 것을 보고, 위생용품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아 강남구청에 전화를 했습니다. 마침 기부를 받고 있다해서 클렌저와 바디워시를 보내드렸어요. 매년 서울아동복지회에서 바자회를 진행하고 판매금액 전액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곳이 있다고 알게 되면 꼭 기부를 하고 있어요. ”

▲ 인터뷰 사진

기부가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여야한다고 강조하는 조 후원회원님의 말을 듣자니, 왜 샘플용기, 작은 포장재 하나도 신경써서 만드는지 조 후원회원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지니더바틀이 사람에게, 지구에게 무해한 화장품이 되어, 우리 일상에 꼭 필요한 브랜드가 되길 원한 건 아니었을까요. 오래도록 사랑 받는 지니더바틀이 되기를, 조윤수 후원회원님의 모든 걸음을 응원합니다.

인터뷰 후, 10월 중 런칭하는 상품 펀딩금액 일부도 후원해주기로 하셨습니다.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진심을 더하는 조윤수 후원회원님께 다시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인터뷰 및 정리: 이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