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간담회: 지역에 뿌린 ‘씨앗’이 움트다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되는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 프로젝트’는 직업 체험 위주 진로교육에서 탈피해, 청소년이 지역 안에서 창의적인 일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을 지원합니다. <2021 내일상상 프로젝트>에서는 청소년 진로탐색 활동을 모델화하고 자립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공교육 도입, 정책 발전 방안 등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21 내일상상프로젝트>의 파트너간담회가 지난 8월 25일 온라인 공간에서 열렸습니다. <내일상상프로젝트>는 2016~2018년(1차 연속사업), 2019~2021년(2차 연속사업)으로 자그마치 6년 동안 진행되고 있는데요.

올해는 결실을 맺는 해이자 독립적인 사업 운영 계획을 세우는 중요한 해입니다. 지금까지 참여한 지역파트너 기관, 희망제작소, 아름다운재단과 참고할 만한 사례를 지닌 군산청소년자치배움터 ‘자몽’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여러 주체가 머리를 맞대고, 실행해온 <내일상상프로젝트>를 돌아보고, 앞으로 만들 모양을 상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차 연속사업 2021파트너간담회 참여 기관 (순창청소년수련관, 장수YMCA, 진안교육협동조합 마을학교)
*2차 연속사업 2021파트너간담회 참여 기관 (지리산마을교육공동체, 춘향골마을공동체, 진주마을공동체 결)

📣 편안한 분위기 속 파트너 간담회 출발

<내일상상프로젝트> 참여 기관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일까요. 처음 한 자리에 모였지만 어색함보다 편안하고 든든한 분위기에서 파트너간담회가 출발했습니다.

먼저 자기소개와 더불어 6년 간 활동 사진을 돌아보고, 당시의 기억을 공유하는 교류 시간을 가졌습니다. 순창청소년수련관 이상은 관장은 2016년도에 중학교 3학년이었던 청소년이 지금은 대학교 2학년이 되었다는 소식을, 춘향골마을공동체 최현진 대표는 2020년 초까지 마스크 없이 성과공유회를 했던 지난날이 그립다는 말씀을 나눠주셨습니다.

지역에서 진행된 <내일상상프로젝트>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궁금한 마음을 품으며 1차연속사업 파트너기관의 사례를 듣는 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 되고 싶은 것에서 하고 싶은것을 하는 청소년과 지역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는 걸 느꼈고, 내일상상프로젝트를 통해 나의 꿈인 심리학 분야를 더욱 마음 속에 담게 되었습니다.”

이재명 장수YMCA사무총장은 당시 참여 청소년의 변화 지점을 짚었습니다. 청소년들은 20가구 미만이 살고 있는 지역인 과소화마을을 중심으로 지역 어르신에게 마스크팩을 선물했고요. 어르신을 도와 명절에 손주에게 줄 용돈 봉투를 만드는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기차를 한 번도 못 타본 할머니를 모시고 기차 여행을 기획하고 운영한 경험은 청소년으로 하여금 지역이 궁금하도록, 어르신의 정서적인 건강을 바라는 일에 관심을 갖게 한 시간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내일상상프로젝트>의 중요성을 확인한 장수 YMCA는 자유학년제로 자유학교와 연계하여 진로 탐색 프로그램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소규모 학교 1학년을 통합해 자유학년제에 <내일상상프로젝트>를 도입하는 시도를 교육지원장과 협의 중이라는 소식도 덧붙였습니다.

진안 교육협동조합 마을학교의 이정영 이사는 <내일상상프로젝트> 이후 지역이 어떤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지 소개했습니다. 진안은 베리어프리(고령자나 장애인들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 활동 중 교통을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휠체어 사용자가 다닐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취재하고, 가로등 개선사업에 의견을 제안하는 활동이었는데요. 사업이 끝난 후 이러한 과정을 잘 엮어내, 사회적농업 활성화 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그 결과 진안군장애인가족연대협동조합과 장애인, 비장애인 청소년 농업 활동을 운영하는 등 농업과 교육을 주제로 베리어프리 활동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순창청소년수련관 이상은 관장은 요리사가 꿈이었던 청소년이 현재 청소년상담 평생교육학과에 진학해 순창에서 청소년평화순례  활동 중인 사례를 전했습니다.  순창은 ‘지하철은 타봤어?’라는 질문을 받을 정도로 늘 대도시와 비교되곤 했는데요.  지역에서 자원을 발견하는 활동을 통해 지역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 지 질문을 던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새로운 질문을 던지로, 새로운 선택지를 고민하는 일이 청소년의 삶에 깃드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는 감회를 나눠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군산청소년자치배움터 자몽(이하 자몽)에서 활동 중인 송미애 선생님과 함께 <내일상상프로젝트>의 미래를 모색했습니다. 자몽은 2014년 군산에서 청소년의 자발적인 연합모임인 ‘군청학연’으로 출발해 교육청 산하 기관이 된 곳인데요. 청소년 자치, 진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지역과 공교육과 연계해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 <내일상상프로젝트>가 나아가고 싶은 지점과 닮아있습니다.

📣 구조 안에서 힘을 갖는 것이 중요한 과제

자몽은 청소년이 주체적으로 기획하고, 마을과 함께 활동한다는 목적 아래 청소년이 진행하고 싶은 주제를 선정해 활동하는 <학생주도프로젝트>, 18개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진로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몽의 특별한 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교육청과 지자체 예산, 공간 마련으로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청소년 자몽자치회 ‘오몽’, 길잡이교사, 청년, 학보모 교사 회의체인 ‘마을교사회’ 등 자몽에 소속된 각각의 회의체가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학교에서 <내일상상프로젝트> 모델을 시도하는 것, 또 자원을 발굴하면서 맺은 지역에서 네트워크 구조를 회의체 구조로 전환해 나름의 힘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환기했습니다.

<내일상상프로젝트>가 사업 종료 후에도 지역에서 지속되고, 새로운 지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파트너 지역기관도 든든한 가능성을 품을수 있었고요.

6년 간 곳곳에서 뿌리 내린 <내일상상프로젝트>를 통합적으로 살펴보고, 함께 일궈온 사람들과 교류한 ‘파트너간담회’가 앞으로의 6년을 만드는 데 기여하길 기대합니다. 지역만의 스타일로 재구성하고, 새로운 파트너 기관과 재조합하며 서로 연결되는 모습을 상상하며 말이에요.

– 글: 손혜진 연구사업본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