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희망제작소 시니어사회공헌센터는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쌓은 은퇴자들이 인생의 후반부를 비영리기구(NPO) 또는 비정부기구(NGO) 활동에 참여해 사회공헌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행복설계포럼’은 시니어사회공헌센터가 운영하는 ‘행복설계아카데미’ 과정을 수료한 교육생들이  매월 자체적으로 기획해 성공적인 인생 후반전을 위한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자리입니다.


“흥인지문이 있는 이곳은 고종 7년에 다시 축성하였습니다. 여기는 성안일까요? 성 밖일까요?
예전에는 ‘성안 사람들’, ‘성 밖 것들’ 이렇게 구분해서 불렀습니다.”

맑은 하늘이 펼쳐진 5월 27일, 18차 행복설계포럼은 서울 성곽을 함께 걷는 프로그램으로 꾸며졌습니다.    
 
출발지인 흥인지문 앞에서 이 날의 안내를 맡은 조중웅 선생님이 열심히 설명하십니다.
‘성 밖 것들’인  행복설계아카데미회(행설아회) 50여 명이 조 선생님의 손짓에 따라 흥인지문을 살펴봅니다.


조 선생님은 다시 질문을 합니다.
“백악이 어디로 뻗어가지요? 목멱산을 왜 남산이라고 불렀을까요?”

행설아회 회원님들은  척척  정답을 내놓습니다.

 “우리나라의 지세는 백두산(백악)을 중심으로 내려옵니다. 백악이 북악으로 이어지고 인왕산 남산으로 뻗어 나갑니다. 임금님을 중심으로 북악산, 인왕산(오른쪽), 낙산(왼쪽), 남산 이렇게 산 네 개를 중심으로 성벽을 쌓았습니다. 거기에 인의예지신 정신을 구현하고자 흥인지문, 돈의문, 숭례문, 숙정문, 보신각을 세웠고요. 도성은 성에서 10리 안쪽을 이릅니다.”

이제 성벽을 따라 오를 차례입니다. 길을 건너 창신교회 쪽으로 돌아갑니다.

창신 성곽 성벽 돌에 글자가 새겨졌네요. 성벽 축조 당시의 공사구역을 표시하고 공사 담당 군현, 공사 일자와 공사 책임자의 직책과 이름을 표시했습니다. 일종의 실명제라고 할까요.
 ”사용자

서울 성곽은 태조 5년(1396년) 처음 쌓을 때부터 전체 59,500척(18.2km) 을 600척 단위로 나눠 총 97구역으로 구획하고, 천자문 순서로 표시하였다고 합니다.

북악산 정상에서 천지현황(天地玄黃)의 天자로 시작하여 낙산, 남산, 인왕산을 거쳐 ‘조민벌죄 弔民伐罪 (불쌍한 백성을 돕고 죄지은 자를 벌하다)’의 弔자로 끝난다고 하니 건축물에서도 하늘과 땅의 기운, 백성을 살피고자 하는 마음을 엿볼 수가 있지요.

길게 늘어 선 성곽을 보니 저 돌을 끌어올려 성곽을 쌓은 이들의 노고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들에겐 분명 부역이었을테니까요…….

창신 성곽 길을 따라 걷다가 암문을 통과하니 ‘성안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낙산에 이르렀습니다. 탁 트인 전망이 시원합니다. 오늘 유난히 맑은 공기가 서울 도심을 신선하게 해줍니다.

“저기가 창경궁, 저기가 인왕산, 그 아래가 안산……. 바로 이 아래가 대학로고……. 저쪽 삼각 기둥 있는 곳이 제 친정이었어요.”
서울이 고향인 회원 분들이 앞 다투어 설명하시네요.

”사용자조 선생님이 지도를 준비하여 설명하십니다. 도성 길라잡이 2기 출신인 신기자 선생님이 덧붙여주시고요.
 “한양 정도 2년 후인 1396년에 20만 명을 동원하여 성벽을 쌓기 시작합니다. 사대문 외에 사소문이 있지요. 사소문은 어디죠?”

“혜화문, 광희문, 창의문, 소의문요.”
아무래도 역사 전공하셨던 분이 계신가 봅니다.

“서울 성곽은  산 네 개의 능선을 이으면서 사대문, 사소문을  지어 드나들게 하였습니다. 높이는 약 12m, 둘레 길이는 약 18km 로 타원형 모양이지요.”

낙산에서 다시 암문을 통해 밖으로 나옵니다. ‘성 밖 것들’이 되었지요.

허물어진 옛 성곽 위로 새로 돌을 쌓아 복원했습니다.
그 사이로 풀씨들이 날아와 자리를 잡았고요. 애기 소나무도 자라고 있군요.

서울 도심을 내려다보며 오랜만에 만난 동기들과 즐겁게 이야기하니 바람도 시원히 불어와 땀을 식혀줍니다.
오늘 모든 분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네요.

”사용자혜화문이 저기 보이는데 성벽 길이 끊겼습니다.
아파트에 살면서 접하기 어려운 예전 골목길로 접어듭니다.

골목도 창문도 대문도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삼선교 넓은 길에서 지하도를 지나 왼쪽으로 올라가니 혜화문이 나옵니다.

별안간에 뚝 끊긴 성곽길…….

주택가 골목길에서 성곽을 찾아 걷노라면 성곽을 축대 삼아 들어 선 건물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학교도 있고…….빌라도 있고……. 커다란 집도 있고……. 판잣집도 있고…….

참가자들이 “허어~~! 이럴 수가……. 어떻게 여기에 집을 짓는담……” 하며 안타까워하네요.


성곽 총 18km 가운데 군데군데 이가 빠져 현재 이어진 길이 10.5km입니다.
빠진 이를 어떻게 끼워 놓을까. 길라잡이 조선생님은 시민들이 자꾸 건의하면서 참여해야 바뀔 수 있다고 조언하십니다.

“조선시대 의궤에 성곽 축성 과정이 소상히 적혀있습니다. 이 고지도를 보면 여기가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와룡공원 오르는 길에서 다시 성곽이 살아납니다. 성북동을 옆에 끼고 올라갑니다. 와룡공원 올라오는 막바지에 있는 계단이 고비입니다. “헉헉~~!”

말 바위 쉼터 나가는 길에서 다시 ‘성 밖 것들’이 됩니다. 가까이 우리가 식사할 ‘城 너머집’에서 맛있는 냄새가 퍼지고 있습니다.
오후 8시, 식사를 끝내고 ‘성안 사람들’이 되어 서울을 내려다봅니다.

”사용자600년 고도,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서울을 꿈꾸며…….

모두들 가슴 속에 ‘서울을 어떻게 가꿔나가야 할지’ 서울의 미래상을 그려봅니다.
‘성밖 것들’, ‘성안 사람들’ 모두 행복한 서울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봅니다.

글_ 정인숙 (행복설계포럼 운영위원장)
사진_시니어사회공헌센터 김돈회 연구원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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