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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의 ‘아는 척 매뉴얼’ 2탄
5월 마지막 연휴 북캉스족을 위한 문제적 도서목록 : 공동체 분야

외로움과 두려움. 혼자 정신 수련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요? 연구원들이 고른 책들을 보면, 아닌 거 같습니다. 외롭지 않으려면 사람과 연결이 필요하고 두렵지 않으려면 누구건 이곳에서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이 신뢰를 만들어가는 게 정부가 할 일이겠죠. 한국 사회가 봉착한 인구소멸 위기를 이해하기 위한 열쇳말은 고독과 불안일 겁니다.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공동체에 대한 고민과 해법을 담은 책 5권을 소개합니다.

노리나 허츠의 <고립의 시대>는 현대인의 고립감과 외로움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를 방대하게, 상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알콜의존증과 비슷한 수준의 외로움은 비만보다 2배 건강에 치명적이고, 담배 15개비를 피는 것과 같은 상태라고 경고합니다. 저자는 스마트폰 사용의 확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비대면 사회로의 변화 등이 현대인을 ‘외로운 생쥐’로 만들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또한, 고립, 외로움이라는 문제가 어떻게 사회의 양극화로 이어지고 극단에서 서로를 공격하는 정치적 극단주의로 연결되는지도 지적합니다.

🤔 박지호 연구원의 아는 척 가이드

이 책은 우리가 외로움을 어떻게 생각하고, 대응하려고 해왔었나 돌아보게 도와줍니다. 저는 외로움이라는 (어쩌면 병은) 상당히 개인적인 문제이고 그 개인만이 헤쳐나갈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해왔습니다. 고립ㆍ은둔청년 문제를 접하면서도 ‘저 친구들은 왜 저러지’라고 폭력적인 정의만 내렸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는 고립과 외로움이 개개인은 물론 사회의 건강에도 막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특히 현대 사회의 고립은 신자유주의적 이념과 기술 발전으로 인해 악화하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예를 들면 신자유주의는 개인주의와 이기심을 강조해 고립과 외로움을 사실상 방조합니다. 기술의 발달로 온라인에서는 쉽게 연결되지만 오프라인의 단절은 심해졌습니다.
결국, 이 책은 제 정의와 인식이 틀렸다는 것을, 고립과 외로움이 왜 함께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라는 점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설득합니다. 고립, 외로움을 넘어서기 위한 개인뿐 아니라, 인간을 더욱 분리시키는 (기술을 만드는)기업, 외로움마저 활용하는 정치(정부) 등 주요 주체들이 사회적 신뢰를 쌓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고립감, 친구 부족, 내게 마음 쓰는 사람이 없는 듯한 느낌, 아무도 내 말을 듣지 않고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 데서 오는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중요한 것은 ‘다시 연결’입니다. 언제나 뱀을 보는 외로움의 끝에 긴장 상태에서 벗어나 편안한 마음으로 포용적이고 상호 관용적인 우리를 상상해봅니다. 같이 행복합시다. 우리.

한국 사회에서 가난의 모습은 늘 변해왔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갈 곳 없는 고아의 모습에서, 드라마에 나온 달동네의 모습과 IMF 이후 노숙인의 모습을 거쳐, 리어카를 끄는 사람들(특히 노인들)의 모습으로. 다음에 올 가난이 어떤 모습일지 아무도 모릅니다. 현재 사회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비중이 가장 높은 건 노인 세대입니다. 노인들의 가난은 복잡하게 꼬인 구조의 산물입니다. 노인들은 생존을 위해 자연스레 제도 바깥의 노동으로 향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생존 경로가 바로 폐지를 줍는 일(재활용품 수집 노인의 등장)입니다. 노인들의 ‘이 일’은 아주 잠깐 우리의 눈앞을 스쳐갈 뿐이고, 우리는 그때 포착한 이미지로 그들을 판단하게 됩니다.
재활용품 수집 노인 가운데서, 우리는 특히 여성 노인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여성 노인은 위험이 집중되는 존재입니다. 가난한 여성 노인은 이전의 한국사회가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45년생 윤영자 씨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책의 주인공인 윤영자 씨는 북아현동의, 폐지 줍는, 여성, 노인입니다. 한 여름날 오후 1시부터 다음날 오후 12시 30분까지, 윤영자 씨의 수레 뒤를 따라 북아현동 골목 곳곳을 누비면 그가 그려온 삶의 궤적이 보이고, 한국 사회의 가난이 보입니다.
도시사회학자 소준철은 폐지 줍는 도시 여성의 가난한 삶의 경로와 우연하지만 필연적이었던 구조들을 가시화하며,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현장조사 작업을 거친 연구를 책에 담았습니다.

👀 최나현 연구원의 아는 척 가이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노인빈곤율’이 가장 높은 나라입니다. 지난해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발표한 보고서 ‘폐지 수집 노인 현황과 실태’에 따르면, 폐지 수집 노인은 약 1만 5000명, 하루 평균 11시간을 일하고 1만원을 법니다. 시간당 수입은 948원, 최저시급의 1/10 수준입니다.
노인 빈곤은 정말 젊은 시절에 열심히 살지 않았기 때문에 찾아온 걸까요? 개인의 노력으로 가난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을까요? 내심 ‘그렇다’는 생각이 드는 분이라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합니다. 45년생 윤영자씨의 삶이 국가, 산업, 심지어는 같은 동네 주민인 우리들의 영향을 받아 이뤄지는 것임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해결을 모색해나갈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노인빈곤율 : 노인 인구 중 중위소득의 50%(상대적 빈곤선) 이하인 사람의 비율.

저자는 묻습니다. 부유층은 왜 갈수록 더 부유해지며, 중산층은 공동화되고 빈곤층은 늘어나는가? 답을 찾고자 경제와 정치의 복잡한 결합 관계를 검토하고 분석합니다. 갈수록 심화되는 불평등이 우리의 정치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설명합니다. 불평등과 결합한 경제적 특권계층은 시장효율성과 성장을 저해하면서 분배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음을 경고합니다.

🤔 김경태 연구원의 아는 척 가이드

익히 들어본 적이 있고 많은 분들은 읽어보았을 책입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갈등과 무분별한 능력주의, 그리고 실종된 공동체주의에 대해 말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불평등으로 인한 대가는 경제적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가 지켜온 소중한 가치를 훼손하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산 불평등은 사회갈등을 촉발했고 임금시장은 격하되고 자본시장이 우위를 점했습니다. 인간에 대한 존중은 자본에 대한 충성으로 대체되며 이웃은 사라지고 공동체는 와해됐습니다.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은 현재만이 아닙니다. 우리들의 후손들이 살아가 미래의 터전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중대한 분기점에 와있습니다. 두 가지 갈림길에서 우리는 결정해야 합니다. 더이상 지체하기엔 불평등이 가진 악순환의 관성이 큽니다. 경제와 정치의 불편한 관계를 끊어내고 만연한 불평등한 상황을 정상화시키는 일. 더 이상 늦출 수 없습니다.

노인은 왜 큰 목소리로 말할까? 똑같은 말을 반복할까? 안과의사인 히라마쓰 루이가 쓴 이 책은 젊은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노인들의 16가지 행동을 신체부위별로 따져 설명합니다. 왜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지 논리적이고 과학적으로 알려줍니다. 안과의사인 저자의 주요 고객은 노인입니다. 그들을 만나며 저자는 왜 치매나 노인 심리에 대한 책은 많지만 신체부위별로 노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친절하고 재밌게 설명하는 책은 없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직접 썼어요. 이 책은 노인을 무작정 “넓은 마음으로 상냥하게” 대하자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도 닥칠 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합니다. 저자의 설명을 듣다 보면 수수께끼의 정답을 들었을 때 무릎을 ‘탁’ 치는 기분도 듭니다.

👀 한상규 연구원의 아는 척 가이드

2022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국 시‧군‧구 보건소 등에 256개의 치매예방센터가 있습니다. 치매환자는 92만4870명에 달하고, 추정경도인지장애환자는 204만5374명입니다. 노인성 치매나 인지장애는 이제 흔합니다. 아직까지 그 책임은 고스란히 가족들이 짊어집니다.
“부모의 부모”로 살아가야 하는 날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부모의 부모’라는 다가올 미래에 대한 선제적 대응 지식이 필요합니다. 이 책은 그런 지식을 줍니다. 노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을 때, 그래서 화가 나고 안타까울 때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한국 사회에 점점 퍼지고 있는 노인 혐오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노화에 따른 의학적, 논리적 설명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은 ‘부모’뿐 아니라 ‘미래의 나’를 이해하는데 좋은 길라잡이입니다.

세월호 사건 이후 우울감, 죄책감으로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저자는 ‘놀이’, ‘놀이기구’, ‘놀이터’에 주목했습니다. 놀이는 강박과 목적의식 없이 재미로 삶의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입니다. 놀이는 창조적 자기표현이라는 점에서 예술과 닮았습니다. 주변의 재료들을 가지고 놀며,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쌓습니다. 유럽은 일찍이 이 점에 주목해서 모험 놀이터를 만들었습니다. 게임과 영상에 중독된 아이들이 잃어버린 놀이를 되찾아 즐겁고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모험 놀이터’가 필요합니다. 모험 놀이터는 기술, 놀이, 예술, 공동체가 한데 어우러져 있습니다.

👀 송정복 연구원의 아는 척 가이드

놀이는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이 세상을 인식하고 탐색하는 과정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인생이 곧 놀이고, 놀이는 곧 인생 공부이기도 하지요. 이렇게 인생 공부를 하는 공간이 놀이터인데요.
문제는 인생을 배우는 놀이터 공간이 노잼이라는 것이지요. 동네 놀이터나 학교놀이터나 천편일률적으로 미끄럼틀, 시소, 그네가 전부입니다. 동네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놀지 않으니, 부모들은 주말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어딘가로 갑니다. 돈을 지불하고 맛보기 체험을 하거나, 줄지어 기구를 타는 것으로 놀이를 소비합니다. 이러한 놀이 소비에는 주변을 탐색하는 배움이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보는 시도가 생략되어 있습니다. 단지, 감각을 자극하는 소비만 있을 뿐이지요.
이번 주말에도 아이들을 어떻게 놀려야 하나? 고민하는 부모나 이모, 삼촌이 있다면, 주저없이 이 책을 권합니다. 사실, 아이들에게는 놀이기구보다 놀이터 보다 함께 놀 친구가 더 중요하긴 합니다. ^^ 그래서 이 책의 저자도 모험 놀이터를 완성된 결과물로 제안하기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제안을 합니다.

정리: 김소민 시민이음본부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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