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상상을 허하라

편집자 주/2008 사회창안 대회가 지난 10월8일 명동 은행회관 2층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결선까지 올라온 TOP 10 아이디어들을 제안자들이 직접 소개하는 프리젠테이션 쇼는 시종 열기와 웃음으로 가득찼다. 이 현장을 다녀온 해피리포터 3기 김성진씨의 취재기를 올린다.


“에라이, 누가 이 따위로 해놓은 거야!”
 
버스에서 내릴 때, 육교를 건널 때, 동사무소에 갔을 때 누구나 작은 불평 불만을 가져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조금 더 생각했으면 더 편하게 이용하도록 만들 수 있었을텐데 왜 이렇게 만들어놨지…’ 이런 생각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떠오른다. 이러한 불평을 쏟아낼 기회가 만들어졌다. 바로 희망제작소에서 주관해서 열린 사회창안대회다.


[##_1C|1147958174.jpg|width=”499″ height=”269″ alt=”?”|2008 사회창안대회 최종결선 프리젠테이션 쇼_##]
사회창안대회는 시민들의 아이디어로 세상의 유쾌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시도이다.  ‘왜 버스 뒷문에는 하차단말기가 하나밖에 없죠?’부터 ‘성인남성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의자를 여성과 어린이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높이로 만들어주세요’ 등 일상생활에서 우러나온 아이디어는 사회창안대회에서 날개를 달았다.

8월15일부터 9월15일까지 한 달 간 Daum아고라에 접수된 아이디어는 모두 573건. 이들은 건설/교통? 경제? 교육? 복지/삶의질? 행정서비스? 인권 등 12개 분과로 분류되어 참신성과 공공성을 평가받았다. 그 결과 36개의 아이디어가 1차 심사를, 10개의 아이디어가 2차 심사를 통과했다.



 
[##_1C|1120480305.jpg|width=”301″ height=”200″ alt=”?”|사회창안대회에 접수된 아이디어_##]
반짝이는 아이디어 10선

 
10월8일 오후 2시, 명동 은행회관 2층 컨벤션 홀에서는 2차 심사를 통과한 시민 아이디어
TOP 10의 최종결선 프리젠테이션 쇼가 진행되었다. 시민운동가 최광기씨가 사회를 맡았고 유시주 희망제작소 부소장을 비롯한 9명의 심사위원이 심사를 맡았다. <고속도로에 복권을 붙이면 정말 좋겠네>의 공동저자인 방송인 전유성씨도 심사위원으로 참가해 아이디어 경합장을 빛내주었다. 또 ‘어린이국회연구회’ 대표인 전민주 어린이가 심사위원으로 참가해 어린이의 입장에서 한국사회에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아이디어를 가려냈다.

최종결선답게 최우수 아이디어 TOP 10에 선정된 아이디어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것들으로부터 나왔다. 대중교통에도 마일리지 제도를 적용해 일정금액이 쌓이면 현금처럼 쓸 수 있도록 하자는 신현오(ID 유학청년)씨의 아이디어는 대중교통비가 만만치않음을 아는 시민에게 많은 공감을 얻었다.

현재 3만7천여 업체에서 사용하고 있는 ARS를 상담원으로 바꾸거나 둘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을 한 하태석(ID 조이)씨는 ARS에도 통화료가 부과된다는 사실을 전하며 부당함을 호소했다. 또 장선영(ID 장금이)씨는 최저임금제 지키미 캠페인 스티커라는 아이디어를 제안해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하는 아르바이트 최저임금 미지급의 문제를 풀고자 했다.


 

[##_1C|1371776731.jpg|width=”499″ height=”332″ alt=”?”|_##][##_1C|1040114660.jpg|width=”499″ height=”332″ alt=”?”|대중교통 마일리지 아이디어를 심사하고 있는 심사위원_##]

사회창안대회의 1등인 ‘우리시대 희망상’의 영광은 모든 식품에 유통기한과 제조년월일 병기를 제안한 김재학(ID 희망자루)씨에게 돌아갔다. 유통기한만 표기되어 신선도를 알 수 없는 식품을 두 아이의 아버지 입장에서 그냥 지나치지 못한 것이 아이디어의 시작이었다. 제조년월일 표기가 법적 의무가 아니라는 것은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많지 않은 지금의 또 다른 문제로 생각되어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김재학씨의 아이디어는 시의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행안부장관 공동표창과 함께 우리시대 희망상을 받았다.

김태은(ID 강아지왈츠)씨는 가족 사망신고 이후 후속 절차를 동사무소에서 안내해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내 2등 ‘우리시대 창안상’과 호민관클럽 공동표창을 받았다. 가족의 사망소식은 정신적 충격이 큰 만큼 재산의 법적 정리를 동사무소에서 안내해주거나 고지해 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김태은씨의 아이디어는 주민자치제도에 알맞는 동사무소의 역할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_1C|1234207092.jpg|width=”500″ height=”332″ alt=”?”|  1등을 수상한 김재학씨_##][##_1C|1000352362.jpg|width=”500″ height=”332″ alt=”?”|2008 사회창안대회 참가자와 심사위원_##]
‘우리시대 공감상’은 ARS의 문제점을 지적한 하태석(ID 조이)씨가 받았다. 이용하기에도 불편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며 예상치 못한 통화료가 빠져 나가는 ARS의 비합리성을 지적한 것이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최우수 시민 아이디어 TOP 10에 선정된 참가자들에게는 1, 2, 3등이 되지 않더라도 부러울 게 없는 특전이 주어진다. (주)남이섬 강우현 대표 특강 초대권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의 저녁식사권, 또 호민관클럽 국회의원 정책비서 체험권 등이 기다리고 있다. 또 이들의 아이디어는 최종결선 이후 공론화를 위한 포럼 등을 거쳐 현실화 작업을 마무리하게 된다. 아이디어 제안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회의 진짜 변화를 유도할 주체가 될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당신의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꿔라!


우리 사회는 많은 불편함과 불합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시민들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그저 지나친다. 희망제작소의 사회창안대회는 이러한 소시민의 관습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그리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아이디어는 그 누구도 아닌 시민들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2008 사회창안대회는 끝났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빛나는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고 있다. 지금도 사회에는 많은 불편함과 불합리가 존재한다. 앞으로 그것을 문제제기하는 것은 당신의 몫이다.


취재/ 해피리포터 3기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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